자유의 여신상 4천여개 분량···아이폰12 충전기 절감 효과
자유의 여신상 4천여개 분량···아이폰12 충전기 절감 효과
  • 오현주 기자 oh_08@dailyenews.co.kr
  • 승인 2021.06.0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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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미탑재로 구리, 주석, 아연 광석 등 86만톤 절약
구리가 주 원료인 자유의 여신상 약 4천여개 만들 수 있어
아이폰 12 프로와 아이폰 11 프로 패키지 비교. 신형이 50% 정도 얇다 (사진=데일리e뉴스)
아이폰 12 프로와 아이폰 11 프로 패키지 비교. 신형이 50% 정도 얇다. (사진=데일리e뉴스)

작년 10월 발표된 아이폰 12 시리즈는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뺀 채 판매됐다. 애플은 2030년을 목표로 탄소 중립 정책을 실행 중이다. 탄소 중립이란, 탄소 배출량만큼의 흡수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애플의 리사 잭슨(Lisa Jackson) 부사장(Environment, Policy and Social Initiatives)은 "이미 20억개가 넘는 애플 전원어댑터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애플이 시장을 선도하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뒀을까. 결과가 얼마전 발표됐다. 

올 4월 애플은 '2021 환경 진보 보고서'를 통해 충전기를 미포함한 후, 구리 · 주석 · 아연 광석을 약 86만 톤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4톤의 구리를 사용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자유의 여신상'을 4,215개나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자유의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가 제작⦁증정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구리가 주 소재이다 (사진=NPS)
자유의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가 제작⦁증정한 것으로 구리가 주 소재이다. (사진=NPS)

전자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 코발트, 금과 같은 광물이 필수적이다. 이런 광물을 얻는 과정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광산 노동자는 높은 온도와 좁은 공간에서 고강도의 노동이 필수적이다. 국내에는 채산성 악화로 폐광소식이 지난 몇년간 전해졌지만 스마트폰, 전기차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광물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늘어난 광물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불법채굴, 안전사고, 노동 착취가 일어나기도 한다. 2010년 칠레 구리 광산 매몰 사고, 2019년 콩고 어린이 광부 고발 사례는 광물 채집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광물을 제품 제작에 필요한 부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는 가열, 제련 과정이 필수다. 대량의 탄소가 발생하며 이때 발생한 탄소는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온실가스 증가로 이어진다. 

아이폰 충전기 미탑재가 자유의 여신상 4천여개를 만들 수 있는 광물 절약뿐 아니라, 과정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보호적인 요소에서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대규모 판매점으로 입고되는 아이폰12. 박스 크기 축소로 유통에 소모되는 탄소소비량을 절감했다 (사진=애플 뉴스룸)
판매점으로 입고되는 아이폰12. 크기 축소로 유통에 소모되는 탄소소비량을 절감했다. (사진=애플 뉴스룸)

충전기 미탑재를 통한 광물 절감 효과외에도 아이폰 패키지를 줄인 것 역시 탄소저감 효과를 가져왔다. 1회 수송량을 기존 대비 70% 늘렸는데 애플은 1년간 45만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뺀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곽동수 IT칼럼니스트는 "그리너 애플(Greener Apple)을 슬로건으로 내건 지난 몇년동안 애플은 사옥 운영부터 제품 패키지까지 다방면에 걸쳐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을 진행해 왔다"면서 "국내에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ESG 경영의 흐름을 타고 다소 느리지만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 

광물 채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애플은 폐기된 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 ·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폐기된 아이폰을 수거해 알루미늄 · 플라스틱 · 희토류를 재활용 원소로 사용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시간당 200대의 폐기된 아이폰에서 재활용 원소를 수거가능한 아이폰 분해 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아이폰 1톤당 150톤 분량의 금광석과 구리 광석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회수 중이라는 애플의 주장이다. 

충전기와 이어폰 미탑재는 환경과 기업 측면에서만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의 12W USB 충전기는 2만 5000원, 라이트닝 유선 이어폰은 2만 5000원에 애플 온라인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들 두 제품이 패키지에서 빠지면서 아이폰12 프로 모델은 가격도 조정됐다. 아이폰 11프로는 139만원이었지만 아이폰 12프로는 이보다 4만원 낮은 135만원에 판매된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들어 ESG경영에 주목하며 이제 막 시작한 분위기지만, 애플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만큼이나 정책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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