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뷰]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떠오르는 게이밍, 포토그래퍼 폰
[테크리뷰]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떠오르는 게이밍, 포토그래퍼 폰
  • 최성욱 기자 deskk@dailyenews.co.kr
  • 승인 2021.06.11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카메라로 촬영한 샘플.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모든 것을 다 바꾸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소니의 엑스페리아1이 세번째 개정판을 내놓았다.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로 소니의 가전제품이 최고로 대우받던 시대는 저문지 오래다. 그렇지만 여전히 소니는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카메라와 헤드폰 등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분야가 있으니 그게 바로 스마트폰이다.

소니는 윈도우 운영체제로 스마트폰을 만들던 시절부터 '엑스페리아(Xperia)'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스웨던 에릭슨과 손잡은 이 제품은 당시와는 사뭇 달랐던 모바일 환경에서 색다른 사용즐거움을 주곤 했다.

그렇게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 했지만 하드웨어의 소니는 달라진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잘못 택한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적화되지 못한 조작방법과 일본 사용자들에 최적화시키다보니 유저 인터페이스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시리즈를 여럿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만한 대박을 치지 못한채 결국 국내 시장에서는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후면.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소니 엑스페리아 1은 바로 그렇게 국내시장을 떠난후 출시된 첫 제품이었다.

HDR화면을 제공하는 21:9의 특이한 비율은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갖기 충분했지만, 상대적으로 무겁고 사용시간은 짧고 무엇보다 최고의 카메라 센서를 생산하는 업체이지만 이미지 퀄러티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때문에 거듭된 개정판이 출시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는 해외에서 $1,299에 판매되는 고급 플래그십 기종이다. 후면의 카메라 렌즈는 칼 자이즈의 T* 코팅된 특이한 시스템을 쓰고 있지만 판매량 면에서는 겨우 살아남고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최고로 평가받는 갤럭시 플래그십 기종에 비해 약 100달러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포지션은 고급중의 고급이라는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이는 "흠 잡을 데 없는 플래그십"이라는 평가외에 매력을 찾지 못한다는 평가이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전면.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가장 눈에 띄는 화면은 여전히 21:9의 긴 화면으로 120Hz의 부드러운 재생율을 제공한다. 최근 판매되는 폰들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인 4K OLED 6.5인치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상도는 3,840 x 1,644 픽셀로 643ppi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4K HDR을 재생하더라도 6.5인치는 이런 차이점이 두드러질 만큼 큰 화면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주 예민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다른 폰의 화면과 별 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밝고 훌륭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지만 순간 밝기는 여전히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쨍한 직사광선 아래서는 시청하기에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강력한 디스플레이 사용자 설정 기능이 포함되어 있고 화이트 밸런스 조정은 물론, 헤르쯔 조절을 통해 모션 블러를 줄이거나 비디오 이지미 향상과 같은 부분도 온오프 처리가 가능하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을 선호하는 가장 확실한 계층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다. 240Hz의 터치스크린 샘플링이 채택되고 이를 통해 게임을 할 경우 21:9의 비율을 통해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부드러운 재생이 가능하다. 물론 사용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켜고 끌 수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좌우측면.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전면과 측면의 경우에도 독특한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2020년초 발표된 프리미엄 제품의 후속작이지만 디자인과 기능은 상당부분 계승했고 다른 점은 후면의 잠망경 스타일을 반영한 줌 카메라 정도이다. 그렇지만 이미 갤럭시 시리즈에서 광학 10배줌 이상이 발표됐고 디지털 100배줌 기능으로 달을 촬영하는 경지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고작 2배의 줌 기능이 추가된 것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힘들어 보인다.

최상급 칩셋인 퀄컴의 모바일 칩셋 스냅드래곤 888과 무선 충전, 듀열 전면스피커와 독특하게도 3.5mm 유선 이어폰을 장착할 수 있는 포트가 아직 남아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말해 제품의 두께가 두껍다는 의미로 요즘 판매되는 제품들에 비해 무게는 비슷하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투박함을 느끼게 한다.

컬러의 경우 블랙와 퍼플 2가지 뿐이지만 잘 만들어진 컬러임에는 분명하다. 특히나 무광처리를 통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추구한 것은 매력적이다. 다만 많은 컬러를 제공하며 선택의 폭이 다양한 요즘 제품에 비해 10년쯤 뒤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를 전면에 채택하고 후면은 고릴라 글래스 6가 탑재됐다. 165 x 71 x 8.2mm로 두께는 두꺼운 편이며 상대적으로 무게는 186그램으로 경쟁제품들이 200그램을 훌쩍넘는 것에 비하면 가벼운 편에 들어간다.

지문인식의 경우 측면에 장착된 지문센서로 스캔하게 되는데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얼굴인식보다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벤치마크 결과.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의 벤치마크 결과는 생각보다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G벤치마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샤오미의 미 11이나 원플러스 9 프로보다 다소 느리지만, 삼성의 갤럭시 S21 울트라보다는 빠른 처리속도를 보이고 있다. 

좋은 성능의 이면에는 256GB의 빠른 UFS 온보드 메모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별도로 마이크로 SDXC 카드를 장착할 경우 최대 2T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참고로 일반 마이크로SD카드는 1세대, 2세대는 SDHC로 부르며 SDXC카드는 기본 64GB부터 출시된다. 빠른 입출력 속도가 보장되는 외장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다른 제품들과 차이가 있다.

한편, 폰 사용중에 SDXC메모리 카드를 교체하는 것은 별도의 장비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 역시 엑스페리아 1 III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카메라 촬영 모습.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의 카메라 앱 화면. (이미지편집=데일리e뉴스)

모든 업계 관계자들이 놀라는 부분은 바로 카메라이다. 좋을 수 밖에 없는 기술이 있는게 분명한데 미러리스나 DSLR에는 최고를 달리는 소니가 스마트폰에서는 아직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는 평가 때문이다. 

소니 이미지 센서는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우수한 부품이다. 그렇지만 이는 원재료일뿐 이를 가공해서 최고의 사진 퀄러티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그래픽 칩셋과 메인 프로세서를 풀 가동해서 완성도 있는 이미지를 제공해야 한다.

12MP OIS 듀얼픽셀 PDAF는 1/1.7 센서크기에 f 1.7의 상대적으로 밝은 메인 렌즈와 울트라 와이드는 12MP f 2.2이다. 잠망경 줌의 경우도 35mm 환산하면 최대 70-105mm까지 가능한데 이는 f 2.3에서 f 2.8가변조리개 방식이다.

전면 카메라는 8MP로 다소 낮은 편이며 3D플라이트 센서도 탑재되어 있다. 

최대 초당 120프레임을 지원하는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성을 결정하는 앱의 완성도는 낮은 것을 보인다.

초광각에서 초망원까지 핀치 줌 방식으로 손가락을 벌려 자동으로 전환되는 부분이 부족하다. 기본 모드로 촬영할 경우 HDR을 껴고 크거나 전용 야간모드로 저조도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기능들이 제공되지 않는다. 야간모드가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 것은 다른 말로는 저조도 사진의 퀄러티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파노라마를 촬영하거나 슬로우 촬영을 하려면 앱 자체를 다른 것으로 써야 하는 등 기민하게 현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불편한 허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최대 4.4배까지 구현하는 잠망경 줌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전환 가능한 초점거리 덕에 매크로 촬영도 가능하지만 아이폰 13 프로에 구현된 것과는 질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거듭 말하지만, 캐논과 니콘을 꺾은 카메라 업계의 신흥 강자 소니의 스마트폰 카메라 사진 퀄러티가 여전히 최고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 궁금하지만 하다.  

소니 엑스페리아 1 III 후면. (사진 출처=AA / 편집=데일리e뉴스)

국내에서 철수한 소니지만, 여전히 소니 디지털 제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1 III는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며 가격대는 배송비와 통관비를 포함해 1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에서 보조금을 받거나 할부를 통해 구입하는 사람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자급제폰으로 구입하는 이들도 많다. 만약 남다른 모델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소니 엑스페리아 1 III는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해외 전문매체들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익스트림 게이머, 각각의 설정을 직접 조절하며 천천히 사진찍기를 즐기는 모바일 포토그래퍼를 위한 상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끝으로 한마디만 더.

소니 엑스페리아1 III는 60년대 국내에도 번안되어 히트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같은 노래가 떠오르는 제품이다. 소니의 브랜드 명성을 기억하고 단단한 만듦새에 초특급의 빠른 성능보다는 3.5mm 유선 이어폰잭으로 음악을 듣고 워크맨의 감성을 느끼며 가끔씩 사진도 촬영하는 중장년층에게 더 어울릴듯 하다. 

[데일리e뉴스= 최성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