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추정치를 센서와 AI 결합으로 극복하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제대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이는 탄소배출량에도 예외는 아니다.
응급상황으로 병원을 찾아가면 제일 먼저 각종 검사를 진행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지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통증에 시달리며 빠른 처방을 원하지만 이 과정은 현대의학에서는 필수적인 부분으로 진단을 소홀히 한다면 처방 역시 완벽할 수 없다.
세계 유수의 기업과 각국 정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그동안은 가장 중요한 탄소배출량 데이터가 추정치에 의존한 경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탄소배출량 자체를 측정하는데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추정하고 측정에 들어갈 비용까지 처방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저렴하게 보편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AI칩의 등장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의 AI활용 부쩍 늘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군은 석유 및 가스를 채굴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이들은 집적도를 높힌 AI칩을 탑재한 센서를 도입하여 특정 장소의 대기 성분을 분석하고 탄소배출량 증가를 감지한다. 이는 석유채굴을 위해 유정을 어디에 팔 것인지, 또 현장 환경의 최적화를 통해 배출량이 급격한 변동을 일으킨 지역이 어디인지 활용한다.
이렇듯 센서의 성능 보강을 통해 작업의 효율을 높여 기본 데이터를 모은다면 후반 작업에도 AI는 활용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시간대별, 장소별, 기상 상태에 따라 단순 기준값으로 사용전력량을 통제하는 아날로그식 방식의 조절이 디지털과 결합하며 정밀하고 효과적인 조작 대응에 나섰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AI활용은 스마트폰에서 이루어진다.
사용자의 하루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적절한 활용법 추천을 진행하는 방식은 AI의 빠르고 효율적인 분석으로 단순 루틴을 넘어 여러 변수를 고려한 최적화된 결론을 내놓는다. 이는 공장자동화로는 해결되지 않는 더 많은 변수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기에 산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들중 AI를 적극 활용한 회사에 주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영국에 기반을 둔 정유 전문기업 BP는 벨몽(Belmont) 기술개발회사에 이미 1천만달러 이상 투자한 상태이다. 아예 자사에 특화된 AI칩을 개발하고자 3년전부터 투자를 시작한 BP의 선제적 대응은 업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BP는 공식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의 라이프사이클 액셀러레이팅 (accelerating project lifecycle), 모델링과 정확한 타게팅을 통해 기초자료 수집과 분석, 가공 시간을 90% 단축시킬 수 있었다"고 밝힌바 있다.
이렇듯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효율을 이끌어낸 기업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최종 목표에는 근접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AI 도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글로벌 기업 GE는 AI활용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실시간 분석'을 합리적으로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제조업 등에서 기본적인 데이터 수집 및 가공, 분석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편이지만, 이보다 더 크고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과 상품에는 AI를 통한 실시간 분석이 초보적인 단계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GE는 AI회사인 비욘드 리미츠(Beyond Limits)에 2천만 달러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탄소배출권부터 미래 먹거리까지 AI의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데일리e뉴스= 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