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신제품 스마트폰 유출 vs. 선공개 ... 굳이 감추고 일부러 드러내는 이유는?
[Q&A] 신제품 스마트폰 유출 vs. 선공개 ... 굳이 감추고 일부러 드러내는 이유는?
  • 최성욱 기자 deskk@dailyenews.co.kr
  • 승인 2021.08.0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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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매년 신제품 정보 유출 일반화
구글, 샤오미 등은 자사가 직접 트위터, 웨이보 등을 통해 선공개하기도
구글이 올 가을 공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6 (이미지=구글)
구글이 올 가을 공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6. (이미지=구글)

올가을 출시예정인 구글의 신형 스마트폰 '픽셀(Pixel) 6'의 이미지가 공개됐다. 

4배 줌 망원렌즈 탑재가 된 프로와 일반 제품으로 구분되며 블랙과 화이트 위주의 단조로운 색상이 각각 3가지 컬러로 출시된다. 특이한 점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와는 달리 구글이 직접 공개한 '선공개'라는 것.

매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는 정보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중이다. 그렇지만 내부의 인맥을 활용해 미리 출시될 제품의 사양은 물론 디자인과 때로는 홍보용 사진까지 공개되다보니 신제품 출시 행사의 주목도가 떨어져 김이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내부의 정보를 빼내서 대중에 공개하는 이들은 팁스터(Tipster), 리커(Leaker) 등으로 불리는데 유명 기자 출신부터 그 누구도 신원을 알지 못하는 익명의 정보유출자까지 수십여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 가지 유니크한 컬러로 출시되는 픽셀 6 프로 (이미지=구글)
세 가지 유니크한 컬러로 출시되는 픽셀 6 프로. (이미지=구글)

■ '정보유출'을 막아라...애플, '창과 방패'의 싸움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최고의 보안이라고 말하는 1위 업체는 바로 애플이다.

아이폰 시리즈의 아버지인 스티브 잡스는 '편집광'이라고 불릴 만큼 신제품 보안에 철저했다. 잡스는 "고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해야 구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보 유출을 통해 잘못된 이미지가 유출되는 경우 의도된 방향과는 달리 나갈 수 있어서 1년 혹은 2년간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빠 회사에 놀러온 10대 자녀가 출시될 신제품으로 셀카 동영상을 찍어본다는 짧은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보통 사람들이면 그냥 지나칠 영상이었지만 정보유출자들은 애플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자녀라는 것을 깨닫고 반년 뒤에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의 동영상이라며 분석 내용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이 직원은 직장을 잃었다.

이에 몇 년 앞어서는 신제품의 셀룰러 네트워크 테스트를 위해 회사 밖으로 가지고 나간 장비를 그만 술집에 두고 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실수'를 한 직원을 용서하지 못하고 해고했다. 이 두 사건은 잡스의 광적인 보안 집착을 보여주는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강박적인 보안은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조금 넉넉해진 모양새로 바뀌었지만 예기지 못한 보안 구멍은 다른 곳에서 생겨났다.

시기를 맞춰 신제품과 함께 출시되는 케이스 등을 내놓는 악세사리 업체들에서 정보가 새는가 하면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자사의 새로운 부품이 가진 우수성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신제품의 스펙이 공개된 것이다.

때문에 애플은 자사와 계약하는 업체에게 어떤 성능의 부품을 얼마의 가격에 몇개나 공급한다는 등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경우 계약 자체가 파기될 수 있으며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계약서에 반드시 서명하도록 요청하기도 한다.

작년 말, 애플과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새나가자 비공식 발표이기는 하지만 이 모든 프로젝트는 잠정 중단되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보안 의식이 결여된 회사와 함께 일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애플임을 감안하면 추후 이 프로젝트가 재개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며 현대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애플에 함께 일하자는 요청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글이 새롭게 개발한 칩셋이 탑재된 픽셀 6 (이미지=구글)
구글이 새롭게 개발한 칩셋이 탑재된 픽셀 6. (이미지=구글)

■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리자... 구글,  선공개로 직접 홍보자료 보여주는 마케팅 펼쳐

글로벌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도 처음에는 애플의 전략을 차용하며 보안에 신경썼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한 곳에서 다루는 애플과는 다른 형편인 관계이다보니 사실상 정보 유출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신제품의 폭발, 발화 등 이슈를 겪으면서 보다 소비자 친화적으로 마케팅 방향을 전환한 삼성전자로서는 미리 유명 리뷰어들에게 제품을 공개해서 사용후기를 게재하도록 유도하기도 하며, 실수인지 의도인지 애매한 방식을 활용하여 디자인과 스펙 모두를 공개하기도 힌다.

이걸 두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궤를 갖고 있는 회사도 있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전세계 안드로이드폰의 운영체제(OS)를 제작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구글 윈(One), 넥서스(Nexus) 등의 자사 하드웨어도 오래전부터 제작, 판매하고 있다. 가장 최근 하드웨어 시리즈는 바로 픽셀로, 올해 가을 공개될 여섯번째 신제품의 경우는 출시 3개월전부터 조금씩 공식채널을 통해 특징이 공개되고 있다.

깜짝쇼를 통해 고객들의 흥분을 불러 일으키는 애플과는 달리, 대강의 줄거리를 미리 보여주며 극장을 찾게 하는 영화 예고편과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 

픽셀 6는 더 나은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전용 칩셋을 탑재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최대 4배까지 망원 촬영이 가능한 줌렌즈가 가로방향으로 놓인다는 것을 공개했다. 마치 90년대 유명세를 떨쳤던 전자음악듀오 다프트펑크가 떠오르는 디자인은 선공개와 동시에 화제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출시하는 신제품이니 여름을 맞아 스마트폰 교체를 검토하는 잠재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기다리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해석한다.

김성수 시사문화 평론가는 "미리 디자인과 스펙을 공개한다는 점에서는 유출이나 선공개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유출보다는 관심도가 낮은게 일반적임에도 구글이 굳이 선공개를 하는 이유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엄숙한 비밀유지의 애플에 비해 자유롭다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프랑스 전자듀오 다프트펑크의 트론 헬멧이 연상되는 픽셀 6 디자인. (이미지=구글)

■ 결국 중요한 것은 '매출' ... 1년 농사를 좌우하기에

개방적으로 함께 한다는 이미지를 펼친다는 구글의 마케팅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도 있다.

곽동수 IT칼럼니스트는 "구글은 처음에는 애플의 경쟁자로 여겨졌지만 몇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한 소수의 매니아층에게 사랑받는 매니아 상품으로 포지셔닝이 됐다"면서 "이를 극복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찾는 대중적인 상품으로 도약하기 위한 판매목적의 티저(Teaser) 전략"으로 해석한다.

한마디로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글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을 강조하는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말이다. 

결국 어디서든 정보는 새기 마련이다.

수많은 부품을 모아 하나의 제품으로 내놓는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정도와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신제품 공개를 둘러싼 보안에 신경쓰는 대신 혁신을 추가하고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느냐에 따라 1년 농사를 한꺼번에 짓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김빠지게 정보 유출이 되는 상황을 반길리 없다. 

이미 다 드러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출시를 앞둔 관계자들의 얼굴에서 여전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데일리e뉴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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