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이 이달부터 약 8년만에 가격을 인상한다.
기후 위기로 인한 원두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커피 원두와 생두의 가격은 지난 한 해동안 꾸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두는 최저가 1만9714원에서 지난달 기준 2만5902원을 기록했으며 생두 역시 3274원에서 5309원으로 올랐다. 각각 131%, 162% 씩 오른 셈이다.
커피나무는 다른 식물보다 온도에 민감하다. 약간의 온도 변화에도 잎과 열매의 크기가 줄어들고 금방 말라버린다. 커피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연간 강우량 1200~1800mm, 온도 15~25도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에도 취약해 자생이 까다롭다. 또한 커피 원두를 수확하기까지 2년 이상이 걸려 삼림을 벌채해 자생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때문에 커피는 1kg 당 온실가스 배출량 17kg, 물발자국 1만8900L로 돼지고기나 우유보다 자원 소모량이 많다.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 역시 최근 기후변화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커피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내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23%가 줄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역시 기후변화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커피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약 550조원으로 2024년까지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는 특히 커피 소비량이 많아 커피 생산량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기준 성인 1년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인 132잔보다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점점 늘어나는 커피 수요를 고려하면 2050년에는 생산량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야 안정적으로 커피를 공급할 수 있지만 오히려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호주 기후학회는 현재처럼 기후변화가 가속화된다면 2080년에는 사실상 커피가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제 열대농업센터 역시 세계적으로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2050년에는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며 커피 재배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커피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아토모 커피는 합성 방식의 분자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분자커피는 식물 폐기물을 분해한 뒤 커피 생두와 같은 성분을 추출해 만든 화합물을 커피콩과 같은 고체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커피콩과 같은 방식으로 볶고 분쇄해 끓여 커피 맛을 낸다.
아토모 측은 분자커피는 벌채가 필요하지 않고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도 기존 커피보다 93%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컴파운드 푸즈는 커피 열매의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공정으로 대체 커피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컴파운드 푸즈는 발효과정에서 미생물을 적절히 조절하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풍미와 향을 낼 수 있는 커피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