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레이저(RAZR), 갤럭시 Z플립 3와 정면승부 벌어지나
모토로라 레이저(RAZR), 갤럭시 Z플립 3와 정면승부 벌어지나
  • 최성욱 기자 deskk@dailyenews.co.kr
  • 승인 2022.01.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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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레노버, 국내 철수 10년만에 신제품 출시 계획 밝혀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10년만에 모토로라가 국내에 다시 들어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모토로라의 중저가 5G폰 G50 5G가 국내 전파인증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전파인증은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둔 제품이 반드시 신청해야 하는 인증으로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부터 모토로라는 급속한 점유율 하락을 겪었다. 2007년 미국에서 최초로 발표된 아이폰이 2년 반 늦게 국내에 출시되었고 이후 시장은 잘 알고 있듯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스마트폰 세상'으로 바뀌었다. 결국 2013년 초,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부는 공식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작년 LG전자가 6년연속, 24분기 연속적자로 허덕이던 모바일 사업부를 폐쇄한 후 샤오미를 비롯한 해외 업체들이 국내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LG전자가 철수한 '업계의 빈틈'을 누리고자 재입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외산폰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해외 메이저 업체들이 뜻대로 사업을 펼치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피쳐폰 시대에는 전세계가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여기에 펜택까지 국내 업체들이 파워에 밀려 일부 틈새시장을 제외하고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노키아 역시 국내 이동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한채 진입과 철수를 반복하곤 했다.

그렇지만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실패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던 시기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 전 최고의 휴대폰으로 기억되고 있는 레이저(RASR)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폰을 개발한 모토로라의 제품으로 고급형 피쳐폰의 대중화를 연, 아날로그 시대의 휴대폰 최절정에 올랐던 놀라운 제품임이다.

국내에는 작고 예쁜 삼성전자의 듀얼폴더폰이 더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비즈니스맨이나 최고급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모토로라의 레이저 만한 제품이 없었다. 

특히나 슬림하지만 하단부에 턱(Chin)을 장착한 독특한 디자인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봐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때문에 폴더블 폰에 관련된 루머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빠지지 않고 '레이저의 부활'이 언급됐었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원형 느낌을 그대로 살린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가 발표되었지만 크게 반향을 높이는데는 실패했다. 

국내에 철수한 이후에도 해외에서는 꾸준히 스마트폰을 내놓은 모토로라지만 사실 그동안은 플래그십 폰이 아닌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 올인한 모습이었다. 

모토로라가 사업부를 쪼개서 스마트폰 사업부를 구글에 판매하고, 이를 다시 레노버에 넘기는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모토로라는 '최초의 모바일 폰 제조사'라는 명성을 뒤로 한채 스마트폰 시대가 되고난 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업체처럼 보인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하단부 턱. (이미지=모토로라)

■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왜 성공하지 못했나?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에 실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전문 리뷰어들은 일단 이 제품의 포지셔닝이 상당히 애매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폴더블폰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기존 바형 제품과는 구분되는 사용자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선호한다. 이들은 그렇기에 기존 제품대비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하더라도 최고의 스펙과 완성도 있는 제품이라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토로라 레이저는 이런 면에서 스펙부터 포지셔닝을 적합하지 않은 듯 보였다.

처음 출시된 제품은 중급기 가운데서도 평범한 축에 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10을 탑재했고, 5G 모듈을 탑재한 개선판을 내놓으면서도  스냅드래곤 888같은 당시 최상급의 모바일 칩셋 대신 745G로 만족했다.

그 결과, 겉은 레트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섹시한 디자인이었지만 막상 꺼내서 사용하면 빠릿빠릿하기 보다는 딜레이가 생기고 다소 버벅이는 사용감을 느끼게 했다.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은 스펙이 첫째, 디자인이 둘째, 그리고 가격을 통해 스스로의 포지셔닝을 정한다. 

스펙 최고에 디자인 좋고 가격도 높으면 프리미엄급, 스펙 중급에 디자인 무난한데 가격이 저렴하다면 가성비폰 같은 구분으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는 시장에서 디자인은 프리미엄급인데 스펙이 중급이다보니 가격 역시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1천불 이하의 폴더블 폰이라는 가격대는 좋았지만 결국 프리미엄 급을 원하는 사용자들은 부족한 스펙으로, 또 가성비를 원하는 사용자들은 높은 가격으로 어느 쪽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예전 피쳐폰 시대처럼 컬러를 바꾸고 이동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는 성과가 없었다. 실제로 피쳐폰 시절의 레이저는 선명한 라임 컬러의 폰을 내놓가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토로라가 2번의 시장 진입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놓을 거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예상 가격대는 $1,500 수준으로 이전에 비해 약 600달러 정도 인상된 것으로 메인 칩셋이 스냅드래곤 8 젠 1을 탑재하고 메모리 역시 6G와 8GB, 최대 12GB까지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컬러는 물론 소재를 고급화 하고 폴더블 화면의 보호소재 역시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요즘들어서 삼성전자는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인데, 폴더블 폰 시장의 최강자인것은 맞지만 오포나 화웨이, 아너 등의 후속업체들이 내놓는 폴더블 폰들에는 선명한 주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제까지 "폴더블 폰의 주름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다행인 점은 사용하다보면 실제로는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는 식의 고객 설득을 진행해 왔다. 이는 사용자들의 증언으로도 이어졌고, 실제 1, 2, 3세대를 거치면서 이제는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패키지. (이미지=모토로라)

하지만 오포의 파인드 N, 아너의 매직 V 같은 차세대 폴더블 폰이 나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A4용지를 절반으로 접으면 접힌 자국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들 중국계 회사들은 접히는 부분에 마치 연필 한자루를 넣어 동그랗게 처리한 것처럼 화면의 주름을 없애는 방법을 적용시켰고 당장 눈에 보이는 확실한 주름은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는 완전한 것은 아니다. 

이같은 주름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한 업체가 바로 모토로라이며 대상 제품이 레이저다.

힌지 부분에 공간을 두어 말려 들어가는 방식으로 접히는 주름을 없앤 모토로라 레이저는 경첩 부분의 처리가 완벽하지 않아서 이물질이 끼거나 이로 인해 힌지가 고장나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한줄의 확실한 주름은 없지만 두세줄 정도의 쭈글쭈글한 표면은 높은 완성도라고 보기 힘든 부분이었다. 

오죽하면 레이저의 상자를 개봉하면 접힌 것이 아니라 위쪽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바 형태로 펼쳐진 채 담겨 있는데 이렇게 폴더블 폰을 펼쳐서 공급한 이유에 대해 '접을 수록 전체적으로 쭈글쭈글 해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조차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1년여 시간을 사용하다보면 폴더블 화면 자체는 이상이 없지만 전면에 보호를 위해 붙여둔 보호 필름의 재질이 너덜너절해져서 AS를 받아야 했다는 사용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토로라는 신제품에서 바로 이런 부분, 화면을 보호하는 필름의 소재를 최대한 유리 느낌이 비슷하게 나는 소재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이미지=모토로라)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5G 골드 버전. (이미지=모토로라)

■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갤럭시 Z플립 3와 경쟁 이룰 수 있나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가 국내 시장에 언제 들어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로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이동통신사와 함께 출시하면서 자급제로도 내놓는다는 계획이 전해졌지만 가성비와 마케팅, 전국적인 AS를 갖춘 삼성전자의 장점을 뛰어넘을 매력이 발견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일반 스마트폰 가격인 130만원 대의 가격에 설명이 필요없이 '예쁜 폰' 지위를 얻은 갤럭시 Z플립 3는 폴더블 폰 사상 가장 많은 댓수가 팔린 것은 물론, "이제야 쓸만한 폴더블 폰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적인 느낌으로 본다면 스펙으로 무장한 레이저 폴더블이 제대로만 나온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시장이다.

물론 사용상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부분이 갖춰져야 하지만 모토로라가 밝힌대로 디자인과 소재, 스펙을 강화하고 출시한다면 제품 완성도가 갖춰진다. 다만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가격은 다소나마 애매한 부분이다.

소비자가 1500불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국내의 Z플립 3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대체로 해외 스마트폰의 경우 제조사가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지 않는 추세여서 이통사 보조금만 지급된다고 하면 실 구매가는 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올 중반기 쯤 레이저의 명성을 그대로 반영한 후속기,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새롭게 태어난 레이저가 출시된다면 진검승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설의 귀환이 될지, 여전한 외산폰의 무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데일리e뉴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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