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에 사는 김영진(28세, 남)씨는 최근 2년 째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김씨는 "이전 회사는 업무량은 많으나 개인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라며 "다음 직장을 구할 때는 스스로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등 급여 외 조건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자발적 퇴사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안티워크 회원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18만 명 수준에서 160만 명을 기록했다.
안티워크는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일을 하거나 자영업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사람을 뜻한다. 커뮤니티에는 사직서 사진을 올리고 자발적 퇴사를 인증하는 등의 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미국내 자발적 퇴사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452만 명으로 이전 달보다 30만명이 더 늘어났다. 미국 노동부는 자발적 퇴사자 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래 최대 수치라고 밝혔다.
중국과 영국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눕기 운동(躺平)과 같은 움직임이 번지며 노동시장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노동자가 늘어날 수록 임금 상승,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안티워크 회원들은 회사가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티워크의 중심인 MZ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이직이나 퇴사 비율이 높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1년 이내 조기퇴사자 현황을 묻는 질문에 기업의 절반 가량이 MZ세대의 조기 퇴사 비율이 높다고 답했다.
잡코리아의 조사에서도 MZ세대 직장인 중 75.5%는 퇴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MZ세대는 직업을 통한 개인의 발전을 중요시 한다. 단순 경제활동이 아닌 직업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길 원한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MZ세대는 퇴사나 이직을 선택한다.
이러한 특성은 근로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안티워크 회원들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불매운동과 파업 지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리얼 제조사 켈로그의 근로자들은 근로 시간 단축과 강제 초과 근무 중단을 촉구하며 파업을 진행했다. 안티워크 회원들은 켈로그의 파업을 지지하며 대체 근로자를 구하는 켈로그에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
결국 켈로그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임금 인상과 의료혜택 등의 복리후생이 포함된 협상안을 제시하며 파업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지속되는 구인난에 기업들은 업무 자동화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프라이즈용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유아이패스가 미국 기업의 C-레벨 및 고위 경영진 대사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경영진 중 62%가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78%는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업무 자동화를 도입할 경우 시간 절약,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니타 코블릭은 "일과 업무환경의 변화에 따라 퇴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업무의 자동화는 직원들에게 더욱 창의적인 업무 환경과 풍부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