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양봉협회 등의 조사 결과 이번 봄 꿀벌 약 77억 마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가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 역시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인류도 4년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꿀벌은 한 마리 당 하루에 약 7000개의 꽃을 넘나든다. 꽃가루 매개를 통해 벌은 생태계를 보호, 유지하며 생물종다양성을 증가시킨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를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꿀벌은 9~10월 사이 성장한다. 이 시기 꿀벌은 면역력을 키우고 월동을 준비한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은 이전보다 기온이 떨어지며 꿀벌의 성장이 느려졌다.
반면 꿀벌이 벌집에 머물러야 하는 겨울, 기후변화로 꽃이 피며 월동에 들어간 벌이 밖으로 나오며 많은 꿀벌이 밖에서 얼어죽었다. 이렇게 사라진 꿀벌은 전체 꿀벌의 18%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꿀벌에 기생하는 응애류의 증가도 감소 원인으로 지목됐다. 응애는 꿀벌 애벌레에 기생하는 해충으로 대다수의 농가에서 과도하게 약제를 뿌린것이 오히려 내성을 기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꿀벌의 감소는 벌꿀 채취량 감소를 포함한 식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를 활용한 식품과 과일 등의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 2006~2007년 미국 22개 주에서는 꿀벌의 수가 25~40% 감소하는 집단벌집붕괴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오로지 꿀벌에 수분을 의존해야 하는 아몬드 농가에는 큰 흉년이 찾아왔고 아몬드를 이용한 식품류의 가격도 상승했다. 아몬드 외 사과와 블루베리 농가에서도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사무엘 S 마이어 하버드 공중보건대 교수팀은 꿀벌과 같은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의 22.9%가 감소하고 채소는 16.3%가 감소하며 견과류의 생산도 22.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며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거나 변형된 기형 품종이 늘어났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꿀벌의 개체 수 감소를 일으켜 식량 확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울러 식물을 섭취하는 초식동물의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양봉농가를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을 안내하고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해 꿀벌 구제 약품을 지원하고 있다.
[데일리e뉴스= 최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