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에 거주 중인 김진우씨(28세, 남)는 다음달 초 친구들과 함께 경기도에 위치한 작은 주택으로 촌캉스를 갈 예정이다. 호캉스나 유명 여행지를 가는 것도 좋지만 가격대가 높고 사람이 몰려 계획을 변경한 것.
김 씨는 "이번 휴가는 한적한 곳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즐기고 싶어 촌캉스를 예약했다"며 "친구들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뻔한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소규모로 음식을 먹거나 음악을 들으며 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수축됐던 여행 수요가 엔데믹 전환으로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 사이에서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촌캉스'가 떠오르고 있다.
시골·촌과 바캉스를 합친 촌캉스는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주택이나 펜션 등 숙소를 빌려 즐기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유가 급등과 유가 급등 등 항공권 가격이 인상됨과 동시에 주요 관광지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이를 피해 느긋하고 한적한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행 전문 플랫폼 트리플의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인 1~15일, 전국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요 관광지를 제외한 숙소 예약의 경우 408% 증가하며 과거의 여행 트렌드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다른 세대보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촌캉스는 다른 관광지와 달리 새로운 휴가 방식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조용한 시골에서 한적한 여유를 즐기며 러스틱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다.
휴가지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공유하는 문화도 MZ세대가 촌캉스로 눈길을 돌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통영시, 안성시 등 일부 SNS에서 유명세를 탄 펜션이나 시골집들은 벌써 몇 달치 예약이 꽉 차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시골 콘셉트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몸빼바지, 고무신과 같은 소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촌캉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MZ세대 뿐만이 아니다.
평소 관광객 수가 적은 지자체들에게 촌캉스 트렌드는 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이에 지자체들은 촌캉스를 위한 요리, 체험 프로그램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미술 체험 등을 진행. 이외에도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요리 프로그램이나 해당 지역에서 한달살기 등을 지원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관광산업 관계자는 "최근 SNS의 발달과 MZ세대의 개성 중시 트렌드로 촌캉스가 유행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촌캉스를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일종의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