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의 170만 에이커 이상의 해안 이탄지대 늪은 수년간 농업을 위해 배수됐다. 하지만 이 땅 가운데 25만 에이커(약 10억1175만㎡)의 토지는 더 이상 농지와 휴경지로 사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버려진 땅을 다시 습지화하고 복원하면 현재 토양에 저장돼 있는 430만t의 이산화탄소를 해마다 지구 대기로 다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듀크대학교-니콜라스학교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는 미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연간 총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의 2.4%에 해당한다.
리처드슨(Curtis J. Richardson) 듀크대 습지 센터 책임자는 "남부 포코신(pocosin) 토탄지는 탄소 저장 능력 면에서 그들의 중량을 훨씬 능가한다. 1에이커당 숲이나 초원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것은 전 세계의 배수된 이탄지대 복구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유인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센티브는 우리가 복구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 배수된 땅의 4분의 1이 1년간 불이 났고 배수된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의 깊숙한 곳까지 타버릴 만큼 화재가 강력했다면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그해 미국의 총 배출량 감축 목표의 약 18%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리차드슨은 "그것은 재앙적인 좌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 2일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코신 이탄지대는 버지니아에서 플로리다 북부까지 남동부 해안을 따라 발견된다. 이 이탄지대 깊은 이탄 토양으로 구성돼 있으며 북부 이탄지대에서 발견되는 낮은 이끼가 아닌 관목으로 덮여 있다. 이곳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저장된 탄소가 수천 년간 포코신 토양에 갇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물에 잠긴 이탄이 가뭄 기간에도 빠르게 부패하는 것을 막는 페놀이라 불리는 천연 항균 화합물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 마일의 배수구를 파 수위를 낮추고 이탄지를 농장으로 바꾸면서 저장 능력이 약화됐고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공급으로 바뀌었다. 즉 탄소를 저장하지 못하고 방출하는 곳으로 바뀐 것이다.
연구진은 도랑을 막고 토양에 빗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댐을 설치해 이 같은 손실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동부의 포코신호수 국립 야생동물 보호소와 개인 소유의 배수 구역에서 3년간 현장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지하수면을 배수 현장 표면 아래 60cm에서 30cm로 끌어올리면 이산화탄소 손실을 94%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수면 아래 20cm까지 지하수면을 올리면 그곳이 다시 탄소 공급원에서 탄소 흡수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리차드슨은 "이런 수치를 보면 이 물이 빠진 이탄지대를 다시 적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듀크 습지 센터와 니콜라스학교의 연구진이 함께했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