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톺아보기] "2시간 30분 이하 단거리 비행 금지"... EU 집행위, 프랑스 기후변화 법안 승인
[탄소 톺아보기] "2시간 30분 이하 단거리 비행 금지"... EU 집행위, 프랑스 기후변화 법안 승인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2.12.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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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발의된 기후변화법에 따라 거리당 탄소 발생량 높은 단거리 비행 금지 조치
2019년 유럽환경청 연구 결과, "승객 1인당 탄소배출량, 비행기가 기차의 20배에 달해"
프랑스의 기후법안이 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열차로 2시간 30분 미만 거리의 국내 비행이 금지될 전망이다.(사진=Pixabay)

내년 상반기부터 프랑스에서는 기차로 150분 안에 이동 가능한 노선에서의 비행 이동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거리 국내 운항을 금지하는 프랑스 의회의 법안이 지난 금요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어냈다고 최근 미국 일간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번 법안은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 4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통과시킨 '기후변화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법안'의 일부분이다. 2030년까지 자국 내 탄소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4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세부 법안은 ▲지난 4월부터 식당, 카페 등의 테라스 좌석에서 난방기구 사용 금지 ▲2028년부터 열효율 등급이 낮은 주택 임대 금지 ▲2023년부터 관공서 등 구내식당에서 주 1회 이상 채식 메뉴 제공 ▲2025년부터 폴리스틸렌 포장재 사용 금지 ▲1km 주행 시 123g 이상의 탄소 배출 차량 판매 금지 ▲마트 등에서 포장재 사용 최소화 등을 포함한다.

지난 2019년 프랑스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선정한 150인의 시민대표 '기후 시민협약(CCC, Convention Citoyenne pour le Climat)' 측은 당초 자국 내 항공기 이동 금지 기준을 고속열차 TGV로 4시간 내 이동 가능한 구역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항공업계의 큰 반발에 부딪혔고 하원에서 논의를 거친 끝에 제한 거리를 2시간 30분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법안 내용.(그래픽=데일리e뉴스)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탄소 발생량이 높아 환경에 악영향을 크게 끼친다. 

유럽환경청(EEA)의 지난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 이동할 때 승객 1명 당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비교할 경우 비행기가 285g, 자동차는 158g, 기차는 14g으로 차이가 크다. 전체 연료의 최대 25%가 이착륙 시 소비되기 때문에 단거리 비행일수록 거리 당 탄소 배출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단거리 비행 금지 조치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유럽연합은 다른 지역들과 달리 주요 국가와 도시들이 고속 철도로 잘 연결되어 있어 기차를 이용해 항공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국가들은 단거리 항공 이용을 대체할 고속 열차 등을 준비하며 이용자들이 이동수단으로 인해 시간, 장소 등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체코는 프랑스 철도업계와 협력해 프라하, 브르노, 오스트라바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폴란드와 연결하는 새로운 고속 열차 노선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철도회사 NS는 2024년부터 암스테르담에서 브리쉘까지 30분만에 이동 가능한 200k/h의 인터시티 열차를 공개하기도 했다.

운송 수단별 이동거리에 따른 탄소배출량.(그래프=데일리e뉴스)

항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해부터 3시간 미만의 국내선 항공편 비행이 금지됐으며 지난 4월 스웨덴 정부는 기차 이동의 비중을 높이고자 자국 내 3번째로 큰 공항이자 단거리 노선이 주로 취항하는 브롬마 공항을 지난 4월 폐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탄소배출 주범으로 지목된 항공업계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65%를 지속가능연료(SAF)를 활용해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IATA의 결정은 SAF 사용을 통해 최대 80%까지 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SAF는 석유, 석탄 등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이나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와 같은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2025년부터 유럽연합 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비행기에 SAF의 혼합 사용을 의무화되며 그 비율을 오는 2025년 2%에서 점차 늘려 2050년까지 63%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현재 SAF 등 친환경 항공유의 가격은 기존 항공유의 3~5배에 달해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항공사들이 연료 비용에 추가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유럽의 기술 전문지인 TNW는 "비슷한 시간을 소비하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면 항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며 "유럽인들이 더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여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나라들이 프랑스의 선례를 따르길 바란다"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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