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꿀벌 보고서...올해는 사라진 벌들이 돌아왔을까?
기후위기 속 꿀벌 보고서...올해는 사라진 벌들이 돌아왔을까?
  • 오현주 기자 oh_08@dailyenews.co.kr
  • 승인 2023.05.19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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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이다. (사진=pixabay)

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이다.

지난해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양봉협회 등이 조사한 결과 꿀벌 약 77억 마리가 사라지며 기휘위기와 생물 다양성 훼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꿀벌들은 과연 조금이라도 생태계를 회복했을까? 안타깝지만 올해도 꿀벌들이 사라지거나 집단폐사할 전망이라는 것은 여전하다.

지난 겨울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했고 밀원 식물의 개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

꿀벌은 9~10월을 중점으로 성장하며 해당 시기에 꿀벌은 월동 준비를 함께 진행한다. 이후 겨울이 되면 벌집에 머무르며 월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겨울 기온이 상승하며 꿀벌들은 월동에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밖으로 향했다. 개체의 중심인 여왕벌도 산란을 시작하는 등 계절을 봄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심지어 기후 변화로 식물의 생장 기간이 벌의 활동 기간과 맞지 않아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밖으로 나간 일부 벌들은 날씨가 추워지며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성장 시기가 아닌 탓에 제대로 개체 수를 늘리지 못했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밀원수인 아까시나무의 급격한 감소도 원인으로 꼽혔다.

외래종이란 이유로 숲 가꾸기 사업 등에서 제거되고 남아있는 나무는 수령이 오래되어 제대로 된 꽃가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벌들에게 충분한 양분을 제공하지 못한 것. 한반도는 아까시나무 외 다른 밀원수가 거의 없다시피 결과적으로는 벌들의 면연력이 약해지게 된다.

이외에도 꿀벌에 기생하는 응애류 증가, 과도한 농약 사용 등으로 인해 올해도 꿀벌의 실종은 여전한 상태다.

꿀벌 감소 주요 원인. (그래프=데일리e뉴스)

꿀벌의 감소는 단순히 벌꿀 채취량 감소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가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다고 밝혔으며 아인슈타인 역시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인류도 4년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2006~2007년 미국 22개 주에서는 꿀벌의 수가 25~40% 감소하는 집단벌집붕괴현상이 일어났다.

해당 지역의 아몬드 농가는 오로지 꿀벌에 수분을 의존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몬드 수확량은 대폭 감소했고 아몬드를 이용한 식품류의 가격 상승도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꿀벌의 실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 발표는 매년 평균 28.7% 꿀벌이 사라지고 있으며 유럽, 남아프리카, 중국 등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의 꿀벌 개체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의 꿀벌 개체수는 1980년대와 비교해 이미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꿀벌을 포함해 꽃가루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곤충 보호를 위한 '꽃가루 매개체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의 핵심은 꿀벌이 먹이와 서식지를 찾을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 '버즈 라인(Buzz lines)'을 구축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6월,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오는 2026년까지 양봉농가 소득을 현재 4100만원 수준에서 5000만원까지 올리고 현재 6600억원 규모 양봉 산업을 향후 5년 내로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왼쪽)과 KB금융그룹이 공개한 '꿀벌을 위하여' 영상 썸네일. (사진=한화, KB금융그룹)

이외에도 KB금융그룹, 한화그룹 등이 꿀벌의 생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탄소저감벌집인 솔라비하이브를 통해 곤충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조성함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도 실천 중이다.

KB금융그룹은 '케이비(K-Bee)' 프로젝트를 통해 꿀벌이 살 수 있는 생태환경 조성 및 꿀벌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강원도 홍천에서 임직원들의 참여 하에 밀원수 심기 행사를 개최, 양봉장과 비호텔(Bee Hotel)을 설치했다. 이와함께 서경덕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꿀벌의 가치를 알리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케이비 프로젝트를 통해 생물 다양성과 자연 생태계 보호 활동을 진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며 발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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