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노출 임계값을 넘는다고 동물이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지만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종(種)의 지리적 범위가 예측할 수 없는 온도에 도달함에 따라 종의 최대 30%가 급격하게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갑자기 뒤집히는 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연구원들은 지구가 1.5도 따뜻해지면 그들이 연구한 종의 15%가 기존 지리적 범위의 최소 30%에 걸쳐 이상기온을 경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2.5도가 오르면 그 범위는 30%로 두 배가 된다.
Nature Ecology & Evolution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는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산호, 물고기, 두족류, 플랑크톤을 포함한 3만5000종 이상의 동물과 모든 대륙과 해역의 해초 데이터를 2100년까지 이어지는 기후 예측과 함께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각 종의 지리적 범위 내에 있는 지역이 언제 열 노출의 문턱을 넘을지 조사했는데 이는 최근(1850~2014년)에 걸쳐 종이 경험한 가장 극심한 월별 온도를 지속적으로 초과하는 첫 5년으로 정의된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일단 열 노출 한계를 넘어서면 그 동물은 반드시 멸종하지는 않지만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증거도 없다.
그들은 이 연구가 많은 종들이 미래의 기후변화로 인해 갑자기 서식지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많은 동물들이 동일한 10년 이내에 지리적 범위의 많은 곳이 열 노출 임계값을 초과할 것이라는 일관된 추세를 발견했다.
알렉스 피곳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 책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동물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대신 많은 동물들이 지리적 범위의 넓은 지역이 단기간에 이상하게 뜨거워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동물들은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나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많은 동물들은 더 추운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적응하기 위해 진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짧은 기간 내에 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는 한 종이 익숙하지 않은 조건에서 고통을 받으면 대부분의 범위가 황폐화되기까지 시간이 거의 없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피곳 책임자는 "우리의 연구는 기후변화가 동물과 식물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완화하고 대규모 멸종 위기를 피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시급히 줄여야 하는 또 다른 예"라고 강조했다.
연구원들은 그들의 데이터가 특정 동물이 언제 어디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기 경고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들의 연구가 보존 노력을 목표로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공동저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트리소스는 "과거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스냅샷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가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영화와 같은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많은 종들에게 위험이 모든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곳에서, 동시에. 이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기후변화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되도록 내버려두는 잠재적인 재앙적 결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너무 늦기 전에 보존 노력을 지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