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③-끝] "종이 빨대는 정말 완벽한 대용품이 될 수 있나?"...친환경 정책, 그린워싱 주의보?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③-끝] "종이 빨대는 정말 완벽한 대용품이 될 수 있나?"...친환경 정책, 그린워싱 주의보?
  • 곽지우 기자 jiwoo94@dailyenews.co.kr
  • 승인 2023.05.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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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및 기업 친환경 정책, 사실상 플라스틱 소비량 ↑...완전한 대체안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정부 정책과 다수의 기업에서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테이크아웃 시 텀블러 사용 권장, 매장 이용 시 다회용기 사용, 종이빨대 제공, 드링킹 리드 활용을 진행 중이다. (사진=pixabay)

지난 2주간 제로웨이스트에 도전하며 가장 난관이었던 건 플라스틱 빨대와 테이크아웃 컵이었다. 텀블러와 종이 빨대라는 대체품이 있긴 했으나 실제 생활에서 이를 활용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사무실이라는 환경에서는 텀블러와 종이 빨대 등만을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컸다.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에 참여한 직원 C는 체험을 마치며 "정부나 대다수의 기업에서는 빨대나 테이크아웃 컵을 종이 빨대, 드링킹 리드, 다회용 컵 등으로 대체하라고 안내하는 데 실생활에서는 이런 대체품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직원 C의 말처럼 정부 정책과 다수의 기업에서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테이크아웃 시 텀블러 사용 권장, 매장 이용 시 다회용기 사용, 종이빨대 제공, 드링킹 리드 적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에서는 텀블러를 지참한 소비자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데일리e뉴스)

언뜻보면 이런 정책들은 정말 친환경에 가까워 보인다.

소비자들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활용, 부득이하게 테이크아웃 컵을 사용할 때에도 드링킹 리드가 적용된 제품을 사용한다면 불필요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친환경적으로만 보일 뿐 실질적인 효과는 그다지 높지 않다. 즉 일종의 그린워싱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인 텀블러 사용은 친환경 정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되기 이전부터 기업 측에서 실행해온 정책이었다.

대다수의 브랜드에서 테이크아웃 시 소비자가 텀블러를 지참할 시 300~400원의 할인을 제공하거나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텀블러 사용을 권장해 테이크아웃 컵의 사용량을 줄인다는 점에서 해당 정책은 꽤나 긍정적인 방식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대표적인 브랜드의 경우 자사의 텀블러의 디자인을 매 시즌마다 바꿔 출시한다는 점이다.

50주년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리유저블컵. (사진=연합뉴스)

일례로 스타벅스의 경우 다회용기 사용을 촉진한다는 뜻에서 지난 2021년 일정기간 동안 주문한 음료를 특별 제작한 리유저블컵에 담아 제공했다.

당시 스타벅스의 비대면 주문 어플인 사이렌오더에는 7600여 명이 동시에 접속하며 시스템이 마비되고 리유저블컵을 받기 위해 마시지 않는 음료를 대량 주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스타벅스의 50주년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탓이었다.

결국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스타벅스는 친환경 정책 뒤에 텀블러와 음료를 판매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는 매 시즌, 특정 지역마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텀블러와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한정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어 출시될 때마다 높은 판매 기록을 보인다. 다른 브랜드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달리 환경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텀블러는 70회 가량을 사용해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를 구매하는 것보다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을 이용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드링킹 리드는 플라스틱 빨대 보다 제조 과정에서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사진=pixabay)

두번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종이 빨대다. 종이 소재이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하지만 정작 종이 빨대는 대부분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다. 이미 사용된 종이 빨대는 쉽게 눅눅해지고 음료로 인한 오염도 상당해 재활용이 어려워 결국 일반쓰레기처럼 처리된다.

폐기물 및 재활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루비콘은 종이 봉지를 생산하는 것이 비닐봉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70% 가량 더 많은 대기 오염을 야기하고 플라스틱보다 80%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도 단점이다. 제로 웨이스트 도전에 참여한 직원 A, B, C 모두 종이 빨대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최근 연구개발을 통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완전히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로 여겨지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일부 기업이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로 사용 중인 드링킹 리드도 실질적인 친환경 정책이 되지 못한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오프너스는 드링킹 리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플라스틱을 더 많이 사용해야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플라스틱 빨대 대비 개당 약 0.8g의 플라스틱이 더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 잔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이는 미미한 차이지만 대형 브랜드에 도입한다면 그 양은 훨씬 커지게 된다.

정부와 기업 모두 다회용기 사용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 실천 활동이 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앞서 진행한 제로 웨이스트 도전에 참여한 직원 A는 "무작정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 등을 제한할 게 아니라 상황과 제작 방식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 무엇이 더 환경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안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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