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ESG] 친환경적이라던 전기차, 휴가철에는 애물단지 될 수 있다?
[현장취재 ESG] 친환경적이라던 전기차, 휴가철에는 애물단지 될 수 있다?
  • 오현주 기자 oh_08@dailyenews.co.kr
  • 승인 2023.05.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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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 관리 미흡해...휴가철 이용객 급증에 대비 필요
5월 연휴를 맞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pixabay)

올해 5월은 어린이날을 비롯해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까지 연휴가 많은 달이다. 이로 인해 가까운 휴양지를 비롯해 장거리 여행까지 다양한 휴가 계획을 세운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까운 거리를 제외한다면 여행지 이동에는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하곤 한다. 가족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대중교통보다는 자동차가 더 적합한 선택이기도 하다.

다만 여행에 이용하려는 차 종류가 전기차라면 다소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 바로 전기차 충전소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

최근 전기차 보조금, 친환경 정책 등으로 인해 전기차 전환을 고려하거나 이미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실제 기자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 연휴를 앞두고 전기차를 대여해 전기차로 장거리 이동을 진행해 봤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상세 설명.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대상 모델은 가장 대표적인 전기차 기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였다. 일반 운전자를 비롯해 택시나 기업 업무 차량 등으로도 활용되는 모델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77.4kWh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458km인 것으로 표기되어있다. 주행거리, 운전방식과 같은 주변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나 단순 계산으로만 따지면 경부고속도로 이용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거리인 418km를 주행할 수 있다.

기자는 아이오닉5를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로 이용하는 점을 고려해 205km 거리에 위치한 양양을 목적지로 정했다. 따뜻해진 날씨로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다는 점도 목적지 선정에 영향을 줬다.

서울에서 출발할 당시 아이오닉5의 잔여 배터리는 약 70% 수준으로,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중간에 충전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를 위해 가평휴게소(춘천 방향)를 방문, 전기차 충전소를 찾았다.

가평휴게소는 규모가 큰 편으로, 지난달에는 국내 휴게소 차량도착수 5위를 기록한 곳이다. 휴게소 도착 시에도 방문객이 많았으며 전기차도 쉽게 눈에 띄었다.

가평휴게소에는 총 6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있었고 이중 2기는 급속충전기였다. 그러나 정작 사용 가능한 충전기는 2기 뿐이었다. 다른 충전기들은 고장이나 타 운전자의 주차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전기차 충전을 위해 기다리는 운전자들도 많아 충전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정작 충전하려 하자 내부 오류로 이용이 불가했다.

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로 충전을 시도했으나 중간에 인식 오류로 인해 완충이 어려웠다. (사진=데일리e뉴스)

결국 충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다음 휴게소인 홍천휴게소(양양 방향)으로 이동했다. 홍천휴게소에는 총 4기의 충전기가 있었으나 이중 하나는 회원번호 인식 불가라는 이유로 사용할 수 없었다. 옆 기기에서 충전을 진행하는 운전자 역시 충전기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완충까지 계속 차 옆을 지켜야 했다.

당시 옆에서 충전을 진행 중이던 김병찬씨(33세, 회사원)은 "배터리 잔량이 80% 정도였으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완충을 진행 중이다"라며 "중간중간 차량과 동기화가 끊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계속 충전기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통적으로 전기차 충전기 근처에는 다수의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거나 일부 차량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충전구역을 차지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양양에 도착한 후에도 제대로 된 충전소를 찾기는 힘들었다. 양양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서퍼비치, 하조대 인근에는 공용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긴 했으나 충전 시 사용되는 회원카드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등의 여전히 불편함이 많았다.

서울에서 돌아올 때에도 이전에 거처 온 홍천휴게소, 가평휴게소를 비롯해 내린천휴게소를 거쳐왔으나 구비된 충전기 중 제대로 관리가 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한 기 이상에서 인식 오류, 충전 커넥터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홍천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사진=데일리e뉴스)

물론 모든 전기차 충전기들이 항상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기자가 방문하기 전이나 이후 충분한 관리가 이뤄졌을 수도 있지만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휴가철에 고장 빈도가 높다면 이는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를 목표로 2023년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예산을 1184억원 수준으로 증액, 중속충전기 지원도 확대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기존 충전기의 관리에도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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