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떠오른 동물성 지방이 결과적으로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죽은 동물의 지방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이다.
EU를 비롯해 항공업계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며 폐식용유, 동식물성 지방, 사탕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연료를 사용해 기존 연료를 대체하며 탄소 배출을 기존보다 80%까지 줄일 수 있는 SAF가 주목받았다.
오는 2025년부터는 유럽발 항공기에 SAF 사용이 의무화되며 그 비율 또한 2%에서 2050년에는 63%까지 점차 늘어난다.
NGO 단체 교통과 환경(T&E, Transport & Environment)의 이번 연구 결과, 동물지방 연료가 친환경 항공연료 SAF로 주목받으며 이에 대한 수요 또한 오는 2030년까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잇다.
이에 따라 바이오디젤에 사용된 동물성 지방은 지난 10년 사이에 2배, 지난 2006년 이후 40배 늘어나며 향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파리에서 뉴욕으로 운항하는 편도 노선을 위해서는 돼지 8800마리의 지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동물성 지방이 항공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면 다른 분야에서 공급이 부족해져 오히려 팜유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미 양초, 화장품, 동물 사료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물지방은 공급이 한정돼 항공 분야에서 매년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팜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으로,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등 여러 곳에 사용되며 가공형태에 따라서는 바이오연료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동물지방이 부족해진 다른 분야에서 대체재 팜유를 사용하되기도 한다.
사용 범위가 넓은 만큼 팜유 농장을 늘리기 위해 산림을 개간, 열대우림을 훼손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숲의 67%, 말레이시아 숲의 26%가 팜유 농장 탓에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팜유가 동물성 지방을 대체해 사용될 경우 디젤 사용시의 1.7배에 달하는 탄소배출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친환경 연료 SAF를 이용한 비행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 브라텐스항공과 영국 공군이 ‘지속 가능 항공연료(SAF)’ 100% 사용해 비행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지속가능한 연료(SAF)만으로 시험비행에 성공한 스웨덴 브라텐스항공(BRA)는 1시간 11분간 비행 후 착륙했으며, 영국 공군의 경우 폐식용유를 원료로 한 SAF인 것으로 알려졌다.
T&E 소속 매트 핀치는 "항공사가 갑자기 많은 양을 사용해 다른 분야에서 동물 기름을 팜유로 대체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열대 우림 벌채로 이어진다면 최악의 결과일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