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총수, 사우디 왕세자와 '돌발' 간담회

삼성 승지원서 50분간 대화···글로벌 현안 및 사우디 투자 당부

2019-06-27     전수영 기자
문재인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26일 밤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밤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타티임을 겸해 환담했다.

청와대 만찬을 마친 뒤 경호 차량을 이용해 승지원으로 이동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를 그룹 총수와 최근 글로벌 현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자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국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2030’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재혔다. 회동에는 사우디 경제부처 장관들도 배석했다.

이날 회동은 저녁 8시 40분부터 약 50분간 진행됐으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말미에 승지원 정원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별도로 잠깐 만나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을 마친 이들은 오후 9시 30분경 4대 그룹 총수, 무함마드 왕세자, 이재용 부회장 순서로 차량을 타고 승지원을 떠났다.

5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 대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이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모여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 중 일부는 앞서 이날 오후 시내 한 호텔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1대 1 미팅을 한 것으로 전해져 왕세자가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 재계인사들과의 소통에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승지원은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한 곳으로, 선대 회장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를 명명됐다. 이건희 회장은 이곳을 집무실로 자주 이용했다.

한편 이번 돌발 간담회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먼저 요청해 이재용 부회장이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