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의 인간 중심 철학··· "현대차에 이식할 것"

인간 중심의 미래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기업 탈바꿈

2019-11-13     최형호 기자
정의선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국내 첫 '프리미엄 SUV'라는 상징성을 지닌 제네시스GV80이 이달 안으로 출시된다. 이번 GV80 출시는 현대차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네시스GV80의 국내 시장 안착으로 수입차 업체가 휩쓸고 있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에서 현대차의 '인간 중심'이라는 새로운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다.

이 중심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정 수석부회장은 '인간 중심'의 인문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정체된 현대차그룹이 아닌 변화의 당당히 맞서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품질과 성능을 강조했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감성까지 아우르는 자동차를 생산해내겠다는 것이다.

이 경영 철학은 GV80에 고스란히 배었다. 현대차의 철학과 최신기술이 모두 집약돼있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미래 현대차의 비전 또한 엿볼 수 있다. 첨단 기술보단 그 기술 안에 내포된 현대차의 철학, 거기에 감성까지 GV80에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기술로는 ▲스마트스트림 3.5 가솔린터보 GDi ▲스마트스트림 3.0 디젤 ▲스마트스트림 습식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 등 신규 파워 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 등이 있다. 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간편 결제 기능 등이 적용된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포함된다.

이 첨단 기술의 면면을 보면 '인간 중심' 개발이라는 의미가 내포됐다.

정 부회장은 평소 인문학을 즐겨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연도 열며 본인이 직접 강사가 돼 인문학 강연도 펼친다. 인간 중심 기술 개발이라는 자신만의 가치를 현대차 임직원에게 이식하고 있는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을 상대로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현대차의 개발 철학은 인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개발 철학은 '인간 중심'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도시와 모빌리티는 그 시작부터 우리 인간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돼 왔다. 그렇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보다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철학은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삶에 보다 진정성 있게 공헌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 기술에 인간 중심 기반의 인문학적 진보가 결합될 때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회적 가치가 공평하게 배분될 것이라는 신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2050년 미래 도시의 정책과 구조의 변화를 연구하는 미래도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미래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현대차가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 방향성을 공개하는 것은 현대차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인간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에 2025년까지 모두 41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시와 모빌리티, 인간을 위한 통찰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스마트시티 자문단'을 구성하고 인류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도전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자문단은 ▲포용적이고 ▲자아실현 적이며 ▲역동적 도시구현이라는 인간중심의 미래 도시를 위한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해낸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연구결과 공개를 목표로 자문단과 함께 지속적인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치며 스마트시티와 미래 모빌리티가 추구해야 할 청사진에 대한 연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인간중심 자동차를 계속 양산해 인간의 꿈을 실현하고 사람들 간의 교류를 증진해 인류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