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자년(庚子年)을 맞이하며

합치의 정치·경제발전·양극화 해소되길

2020-01-01     전수영 기자
(사진=전수영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그렇듯 새해가 되면 새로운 희망과 함께 각오를 다진다. 얼마나 실천하고 이룰지 모르지만 창대한 계획을 세운다. 이렇듯 건강, 재물, 연애 등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올해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당장 4월에 총선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정국은 완전 얼어붙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국회의장석 쟁탈을 벌이면서 정치권은 등을 돌렸다. 결국 올해 총선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정권 심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여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으로 되받아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발효되면서 군소정당도 의석수를 더 많이 차지할 수 있게 돼 정치권은 '시계제로'인 상태다. 다만 대다수 국민은 누가 이기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협치'하는 모습을 정치권에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경자년에는 침체한 경기가 조금이라도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연쇄반응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한일 경제협력은 끝이 났다. 어느 나라의 피해가 더 큰지를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교역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에 일본이 반발하며 내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한국인의 역사 인식에 불을 붙였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지 않는다면 올해도 한일 간 교역은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다. 또다시 동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꿈을 버려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깊어가는 사회적 양극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끝 모르게 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평생 벌어도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은 나아질지 모른다. 전셋값이 오르는 것을 떠나 전셋집이 나오지 않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멀어져가는 이들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오르는 집값을 잡아야 하지만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쪽을 규제하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처럼 무조건 누른다고 될 일은 아닌 듯하다. 좀 더 신박한 부동산 대책을 기대해본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3포 시대도 철 지난 얘기로 5포, 7포까지도 나온다. 직장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어깨를 움츠린 채 학원으로, 대학원으로 몰린다. 정부가 젊은이들의 꿈을 위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꿈을 꾸지 못하는 이들은 소외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경자년에는 꼭 시작되길 바란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이 자식들을 안심하게 키울 수 있고, 나이 든 어른들도 '꼰대'가 아닌 '어르신'으로 대접받는 사회도 필요하다. 장강(長江)의 뒷물을 앞물을 밀어내며 흘러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지만 그 뒷물도 좀 더 뒤에 있는 물에 밀려 흘러간다는 것을 서로가 이해했으면 한다. 세대, 종교, 젠더, 인종 간의 갈등도 넘어서는 경자년이 되길 진정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