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코로나19에도 1분기 '깜짝실적'··· 향후 불확실성 상존

리스크 최소화와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

2020-04-23     이승윤 기자
SK하이닉스가

[데일리e뉴스= 이승윤 기자]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전분기를 크게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이런 실적을 이어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태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해 1분기 매출액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영업이익률 11%), 순이익 6491억원(순이익률 9%)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금융업계가 예상한 잠정치(컨센서스)인 5091억원을 57%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대외환경 변화에도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품별로는 D램의 경우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고객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서버향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했다. 이에 D랩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 감소에 그쳤지만, 평균판매가격은 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서버용 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1분기 깜짝실적을 달성했지만,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이런 실적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IC·집적회로)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이전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비대면 IT 수요가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서버용 메모리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요 변동성은 높아지고 생산활동도 원활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요 변동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시설 투자는 작년 대비 상당폭 줄인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공정 미세화와 연말로 계획된 M16 클린룸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D램 일부 생산능력의 CIS 전환과 낸드플래시의 3D 전환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D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64GB 이상 고용량 서버 모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

낸드플래시는 96단 제품의 비중 확대와 함께 2분기 중에 12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다. 1분기 40%에 도달한 SSD 판매 비중을 더욱 늘리고 데이터센터향 PCIe SSD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담당(CFO)은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향후 5G와 서버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왔을 때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