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업 대부분 배출권 관련 내용 불충분하게 공시"

할당량 상위 30사 중 24개 K-GAAP 준용 주석 사항 모두 공시한 회사는 6개에 불과

2021-04-08     공재훈 기자
상장법인(할당량

[데일리e뉴스= 공재훈 기자]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을 받은 기업들의 대부분이 배출권 관련 내용을 불충분하게 공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업체를 대상으로 배출권을 유상·무상으로 할당하고 해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허용하는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은 정부에서 할당받은 배출권의 여분 또는 부족분을 거래소에서 매매하고 거래 내역을 회계 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배출권 누계량은 2015년 570만 t에서 2020년 4390만 t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배출권의 연평균 가격은 t당 2만9604원으로 2015년 대비 약 3배 상승했다.

상장법인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 처리해야 하지만 IFRS에는 배출권 거래 기준이 없어 대부분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출권 거래 처리기준을 회계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이 정부로부터 배출권을 할당받은 상장법인 중 2019년 할당량 기준 상위 30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배출권 관련 자산·부채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데 해당 내용에 대한 상세 설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30개 상장법인 가운데 24개 사는 배출권 관련 회계정책으로 K-GAAP를 준용하고 있음에도 K-GAAP에서 요구하는 주석 사항을 모두 공시한 회사는 6개에 불과했다.

9개 사는 K-GAAP 주석 요구사항을 전혀 기재하지 않는 등 기업 대부분이 배출권 관련 내용을 불충분하게 공시했다.

최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배출권 할당량은 감소하고 유상할당 비율은 늘어나는 등 배출권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배출권 시장을 통한 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기업의 배출권 자산·부채 규모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배출권 거래 시장의 확대 및 기업의 배출권 익스포저(Exposure: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 증가로 인해 일관된 회계 처리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주식공시 모범사례를 안내해 업무에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IFRS 제정 전까지 상장기업이 K-GAAP 등을 준용해 배출권 회계 처리를 하고 관련 내용을 성실하게 주석공시 하는지에 대해 지속해서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