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올뉴카스...ESG경영 핑계로 가격 올렸나

투명병으로 교체 후 카스맥주 출고가 동반인상 330ml는 인상, 가장 많이 팔리는 500ml는 변함없어

2021-06-14     오현주 기자

지난 7일 오비맥주는 '100+ESG경영 강화 선포식'을 열었다.

ESG 경영에 카스(Cass)를 앞세우는 오비맥주는 자사 대표상품인 '카스'를 투명병으로 교체하며 투명성과 친환경을 강조했다. 전기차로 물류차량도 바꿨다.

제품명도 '올 뉴 카스(All New Cass)'로 변경했다.

오비맥주는 투명병에 담긴 맥주의 변질을 막기 위해 정제된 홉과 맥아의 비율을 조정하고 콜드브루(Cold Brewed) 공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보다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게 제조사의 주장이다.

대형 설비를 활용해 홉을 저온 발효하는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 방식은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대다수의 국산 맥주가 라거인 것은 이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오비맥주는 세금 인상을 이유로 330ml 병 출고가를 845.97원에서 857.47원으로 인상했다. 출고가가 오르자 도매업체는 카스 330ml 한 박스(30개)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환했다. 종량세가 도입되며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와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 저렴한 편의점 수입맥주에 경쟁력을 얻은 셈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생산 원가가 다르더라도 주종과 출고량이 같다면 세금 역시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올뉴카스의 출고가 인상은 예상밖이다. 

한국 수제맥주협회 김진만 과장는 "종량세 전환 후 맥주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늘어남과 함께 맥주 질을 올리기 위해 대기업의 품질 경쟁이 심화된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라고 밝혔다. 물론 "종량세로 변화하며 대기업은 대량생산으로 인해 약간의 세금인상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국산
 

2020년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산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오비맥주 역시 올해 초 녹색병에 담긴 한맥(HANMAC)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올뉴카스 출시 당시 "병 재활용과 수거는 투명병과 기존의 갈색병 모두 동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재활용이 동일하다면 구태여 올뉴카스를 앞세워 소비자에게 친환경이나 투명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최요한 경제평론가는 "ESG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이다"라며 "현재 오비맥주는 ESG를 앞세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뉴카스는 소비자 구매율이 높은 500ml 병맥주는 출고가 인상에서 제외했다. ESG경영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이라고 오해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