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넷플릭스에서 게임 가능...'풍요 속의 빈곤', 콘텐츠 강화 전략일까

2021-11-04     공재훈 기자

넷플릭스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게임을 제공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지불하는 모든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게임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가능한 게임 종류는 총 5가지로 추가 요금이나 광고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세부적으로는 더게임, 슈팅 후프 ,카드 블래스트, 티터 업으로 게임 방식이 단순해 장시간 게임을 하지 않아도 금방 적응이 가능하다.

이번 게임 업데이트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강화 정책 중 하나로 분석된다.

그동안 OTT 플랫폼에서 넷플릭스는 1등 자리를 지켜왔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최대 4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타 OTT 대비 강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OTT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IP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가 운영하는 디즈니 플러스가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비롯해 스타워즈, 토이스토리, 라이온킹 등의 애니메이션과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겹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정체성을 가진, 유명 브랜드 콘텐츠인 셈이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OTT 서비스 사용자들은 디즈니 플러스의 정식 서비스를 기다려왔다.

그러던 중 디즈니 플러스가 이달 12일, 한국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용자들의 기대는 매우 큰 상황이다.

특히 넷플릭스처럼 계정 공유가 가능하고 이용 요금도 12000원 내외로 추정되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라이벌은 디즈니 플러스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인기 드라마인 '왕좌의게임'을 독점하고 있는 HBO가 운영하는 HBO 맥스, 스타트랙 시리즈, 와이우먼킬 등을 보유한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이 경쟁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웨이브, 티빙 등이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해외 OTT 플랫폼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점점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평을 얻으며 콘텐츠의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킹덤, 스위트홈 등의 일부 콘텐츠가 인기를 끌긴 했으나 이를 이어갈 새로운 콘텐츠들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새로운 콘텐츠 대신 게임을 추가 서비스한 것이다.

넷플릭스 측은 향후 게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게임 도입보다 OTT 플랫폼 답게 콘텐츠 강화를 우선시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전문 업체가 많이 포진해 있는 게임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단순한 게임들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초기 넷플릭스가 동시접속으로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사용했던 것이 오히려 신규 유료 가입자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처럼 엉뚱한 곳에만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타 OTT 플랫폼에게 따라잡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공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