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동안 만들어진 빙하 녹았다"…지구온난화로 빙하 유실 가속화

에베레스트 사우스콜 빙하 54m 사라져…탄소배출 줄이지 않으면 고산지대 빙하 90% 이상 소실

2022-02-08     오현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메인 대학교 연구진은 에베레스트 등반 코스 중 하나인 사우스콜(해발 7906m) 빙하가 지난 25년 간 54m 이상 녹았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54m의 빙하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약 2000년이 걸리는 것에 비해 25년만에 빙하가 녹아내린 것이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며 이 때문에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며 빙하의 유실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에베레스트 빙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지난 40년간 약 30% 이상 줄어들었다.

이번 사이스콜 빙하 연구 결과에서 연구진은 온실가스로 인해 빙하가 녹는 시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역시 지구 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힌두쿠시산맥과 히말라야산맥 일대의 빙하 5500개 중 70~99%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의 공동연구자인 발터 이메르젤 교수는 "해당 지역의 결빙고도는 1월 3200m, 8월에는 5500m 가량이지만 2100년쯤에는 800~1200m씩 각각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산지역에 매년 쌓이는 빙하는 이후 압력에 눌려 얼음층을 생산한다. 얼음층에는 눈 뿐만 아니라 대기에 포함된 오염물질이나 생물물질 등도 포함된다. 

이러한 빙하가 녹으면 눈사태, 홍수 등의 피해와 더불어 식량난, 가뭄과 같은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고산지역 빙하를 수원지로 삼는 지역에서는 더이상의 수원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네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10억명의 인구가 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피해를 입는 지역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빙하는 담수로 이뤄져 있어 빙하가 녹을 경우 바다의 염도를 낮추며 밀도를 변화시킨다. 해수의 밀도 변화는 기류에 영향을 주어 고산 지역 외에도 극심한 한파나 가뭄을 일으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파리 기후협약을 달성할 경우 고산지대의 빙하는 지금보다 3 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며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진행한 메인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19년 에베레스트 탐험 당시 빙상코아를 굴삭하고 자동기후관측기를 설치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