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약속 안 지키는 맥도날드”…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맥도날드에 돼지 처우 개선 요구

맥도날드, 공급망서 임신 상자 사용하는 업체 퇴출 약속 못 지켜...2024년까지 달성할 것 칼 아이칸, "맥도날드의 약속 불이행은 ESG에 대한 신뢰성 훼손" 주장

2022-05-13     곽지우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의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이 맥도날드에게 서한을 보냈다.

칼 아이칸은 서한을 통해 "맥도날드는 공급망에서 임신 상자(gestation crate)를 퇴출시키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ESG에 대한 신뢰성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임신 상자는 임신한 암퇘지를 가두는 좁은 우리다. 이곳에서 암퇘지의 움직임은 상당히 제한되고 우리에서 임신, 출산, 수유만을 반복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임신 상자는 동물복지에 반하는 대표적인 행위로 꼽히고 있다.

앞서 맥도날드는 올해 말까지 최소 사육공간을 준수하지 않고 임신 상자를 이용하는 업체에서 돼지고기 구매를 중단할 것을 약속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해당 목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맥도날드 측은 "올해까지 해당 목표의 100% 달성을 약속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지키지 못한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목표의 85~90%를 달성하고 오는 2024년에는 100%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맥도날드의 설명에 칼 아이칸은 "맥도날드가 임신 4~6주 후에 돼지를 상자 밖으로 내보내며 상자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돼지는 연간 1억300만 마리로 이중 약 1%를 맥도날드가 소비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약 430만명이 한 해 동안 소비하는 양과 비슷하다.

이렇게 공급되는 돼지 중 75%가 임신 상자에 갇혀 출산과 임신, 출산, 수유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의 15%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 보호법인 '주민발의안 12호'가 적용되고 있다.

주민발의안 12호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는 공장식 사육시설에서 돼지를 유통할 수 없다. 또한 돼지 한 마라 당 최소 7.3㎡(약2.2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기존 돼지 사육 면적의 약 2배 수준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시설 비용 증가와 수입 감소 등 현실적인 이유로 동물 복지를 챙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리 굿윈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경제학 교수는 시설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금액은 마리 당 4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연구를 통해 돼지 사육 비용이 100마리 당 15%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식품 및 농업 금융 서비스 회사 라보뱅크 역시 이번 법안 통과로 캘리포니아 돼지고기 공급의 절반이 줄어 가격이 6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동물 복지 법의 기준을 충족하는 돼지 농가는 전체 농가의 4% 뿐이다.

미국 양돈협회에서도 “돼지 사육비용 급등으로 캘리포니아는 물론 미국 전역의 저소득층의 돼지고기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칼 아이칸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맥도날드 측은 "칼 아이칸은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해 업계 전반에 걸쳐 더 많은 협력을 촉진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의 돼지 사육 및 공급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의견"이라며 "칼 아이칸의 주장은 양돈 산업 전반에 걸쳐있는 대량 생산 적용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 있으며 회사의 고품질 경제성 추구 원칙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