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포착] "잠자던 스마트폰의 부활" 일본 정부가 '도시 광산'을 추진하는 이유는?

2022-09-19     오현주 기자

일본 정부가 전자제품 폐기물을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의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귀금속 및 희귀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정책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지에서는 도시 거주민들의 생활 가전에서 금속을 채취한다는 의미로 '도시 광산'이라고 불리고 있다.

일본 정부 측은 2030년까지 도시 광산을 통해 회수하는 금속자원을 현 수준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일은 기업이 주로 실천해왔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광물 채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폐기된 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기된 아이폰을 수거해 알루미늄, 플라스틱, 희토류 등 재활용 원소로 분리해 이를 새로운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시간당 200대의 폐기된 아이폰에서 원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아이폰 분해 로봇을 개발했다. 

애플 측은 아이폰 1톤 당 150톤 분량의 금광석과 구리 광석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회수 중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30가지의 화학 원소를 사용해야 한다.

금, 은, 구리, 아연, 갈륨 등과 같은 희귀 원소들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만큼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서랍 속에 희귀 금속을 그대로 묻어두고 있는 셈이다.

해당 광물은 자원의 고갈은 물론 채굴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광산 노동자들은 높은 온도와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동안 고강도의 노동을 진행하다보니 안전사고, 노동 착취 같은 문제 발생 비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광물을 안전하게 채굴했다 하더라도 이를 제품 제작에 필요한 부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가열과 제련 과정을 반복, 대량의 탄소가 발생하게 된다.

이와 달리 전자 폐기물을 활용할 경우 복잡한 몇 가지 과정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다.

일본 정부 측은 광산에서 캐낸 철광석 1톤을 녹이면 금과 은을 각각 20g, 150g 얻을 수 있지만 전자 기판 1톤에서는 금 300g, 은 1600g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희토류의 일종인 코발토를 채취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이나 니켈, 구리, 아연처럼 기판에 쓰인 금속은 대다부분 재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향상되었다.

대표적인 일본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폐휴대폰을 가저오면 1대당 1000엔 상당의 쿠폰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통해 도시 광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향후 아시아 국가에서 전자제품 폐기물을 대량 수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