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패스트 패션 대표주자, 자라(ZARA)가 선보이는 중고거래 서비스?" 그린워싱인가 ESG경영인가

글로벌 패션기업 자라(ZARA), 영국서 지속가능성 위해 제품 수리, 재판매, 기부 서비스 지원...일각에서는 그린워싱 지적도 나와

2022-11-07     오현주 기자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SPA브랜드 자라가 영국에서 자사 제품의 수리, 재판매, 기부 서비스를 3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라는 쇼핑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자라에서 구매한 의류를 재판매, 수리 또는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반영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하는 의류를 패스트 패션이라고 부른다. H&M과 자라는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꼽히며 이들은 환경 보호에 소홀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타 브랜드에 비해 계절 세일, 재고 정리를 위한 세일 등을 자주 진행하는 자라는 지속가능성과는 정반대에 위치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자라는 런칭 초기부터 '칩 앤 시크(Cheap and Chic)' 전략을 펼쳐왔다.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히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는 해당 슬로건처럼 자라는 연간 1만벌이 넘는 의류를 생산했다. 1~2주 단위로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는 셈이다. 일반적인 브랜드가 2000~4000벌의 옷을 생산하는 것보다 최대 5배가 많다.

빠르게 바뀌는 쇼룸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패션을 제공하던 자라는 최근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주요 가치로 떠오르며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게 됐다.

자라는 올해 판매하는 모든 의류의 50%를 '조인 라이프(Join Life)' 컬렉션으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인 라이프 컬렉션은 환경단체에서 승인을 받은 면이나 텐셀 원단, 유기농 면, 재활용 원단 등을 활용하고 생산 과정에서도 그린투웨어(Green-to-wear) 기술을 통해 공업용수를 재활용하고 화학 처리 과정 역시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이어 자라는 일부 매장에 의류 수거함을 설치해 비영리 단체를 통해 재활용하거나 지역 사회 프로젝트 개발, 기부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시행하는 서비스 역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중 하나다.

자라는 영국에서 자사 제품의 수리, 재판매 및 기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라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온라인이나 매장에서 단추, 지퍼, 기타 부속품의 교체를 포함해 과거에 구매한 자라 의류의 수리도 제공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은 기부를 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가 판매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간의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것이다. 

폴라 암푸에로(Paula Ampuero) 자라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전적으로 소비자가 의류의 수명을 연장하고 보다 순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고안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자라의 노력과 달리 업계에서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의 그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중고거래를 지원하고 의류수거함을 가져다 놓더라도 실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레오스 박스의 공동 창립자인 플로라 비벌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기식 컬렉션은 그린워싱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