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웠던 지난 여름, 올해는 더 뜨거울지도"...EU 보고서 나와

기후모델 "강력한 엘니뇨로 돌아서며 올해, 내년에도 더울 것" 전망 강력한 열파 아시아 덥치며 일부 지역 40도 웃돌며 4월 역대 최고기온 경신

2023-04-22     곽지우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해 전세계 평균 기온 신기록을 또다시 새로 쓸 수 있다는 기상학자들의 우려섞인 전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산하 관측 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역사상 다섯 번째로 따뜻했던 기온을 기록한 지난해 기후를 평가한 연례 보고서 '유럽 기후 상태 요약'(EUROPEAN STATE OF THE CLIMATE SUMMARY) 2022를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C3S측은 탄소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현재 세계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높아져 파리 협정에 따라 정한 1.5도까지는 불과 0.3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만다 버제스 코페르니쿠스 부국장은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온실 가스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지구가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흐름이 올해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3S 소속 카를로 부오템포는 “일반적으로 역대급 고온과 관련이 있는 엘니뇨가 올해 또는 내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 모델은 올해 연말에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며 연평균 최기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엘니뇨가 일어났던 지난 2016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으며, 이후 8년은 기후 변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8년이었다. 

라니냐는 무역풍이 강해지며 일반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일으키며 엘니뇨는 적도를 따라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 느려지며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뜻한다. 

기후학자들은 지난 2020년 여름부터 이례적으로 3년간 지속된 태평양의 라니냐가 엘니뇨로 돌아서며 세계 평균 기온을 또다시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일반적으로 일정 주기로 번갈아 나타나는데, 기후모델은 태평양의 라니냐 현상이 3년 후에나 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기록상 두 번째로 따뜻한 해를 보냈고 ▲여름은 역사상 가장 더웠으며 ▲남부 유럽은 38∼46도에 달하는 폭염이 발생한 날이 기록적으로 많았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지역이 32도 이상의 극심하고 장기화된 폭염을 겪었고 ▲ 2월에는 남극의 해빙 수준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여름 유럽은 지난 30년 평균보다 1.4도 높은 평균 기온을 기록했으며, 이 중에서도 북극 일부 지역의 여름은 평균보다 2.5도 높았다.

기후 변화는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5㎦ 이상 녹게 만들었고, 폭염과 낮은 강우량, 이로 인한 가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산불로 인해 2007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또한 뜨거워지고 건조하게 만든 기후변화의 여파로 해석된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배출량은 오히려 매년 꾸준히 증가해 이러한 전망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열파가 아시아 지역을 강타하면서 태국 북서부 지역은 45.4도, 인도 북부 지역 44.6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 곳곳에서 4월 기온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에서도 지난 19일과 20일 중부지방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빠른 더위가 찾아온 바 있으며 이달 초에는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라며 지구 온난화로 이러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며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