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59개국 신용 등급 하락한다!...이스트 앵글리아-케임브리지 연구진 기후 시나리오에 대한 경제 영향 분석·발표

2023-08-08     정수성 기자

기후변화가 국가 신용 등급에 경제적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연구 결과, 전 세계가 넷제로 달성이 실패했을 경우 향후 10년 내 59개국의 부채 상환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중국, 인도, 미국, 캐나다 등은 기후 조정 등급 시스템에서 향후 신용 등급이 두 단계 하락하며 경제적인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이 주도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모델을 교육한 후 기후 경제 모델 및 S&P 자체의 자연재해 위험 평가와 결합해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에 대한 국가별 신용 등급을 생성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59개국의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구 온도 상승폭이 2도 상승한 상태에서 파리 기후 협정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국가 신용 등급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도 일부에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변화는 생각보다 경제적인 부분에 영향력이 크다.

지난 2021년 다보스포럼이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44조 달러 가량의 경제적 가치 창출 활동은 자연과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건설, 농업, 식음료산업이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 기후는 이같은 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건설업계에서 기후변화는 작업안전, 공기지연, 공사비 상승과 같은 악영향을 미친다. 날씨에 따라 건설 품질도 하락할 수 있다. 

농업과 식음료산업은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존에 생산하던 농산물, 원재료, 유통망 등을 전부 보완해야 한다. 일부의 경우 전통적으로 생산되던 품종을 더이상 생산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실제 인도는 최근 장립종 쌀 바스마티 품종 이외 도정미 수출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맞물리며 진행된 조치였다. 

앞서 인도 내에서 불규칙한 장마, 폭염으로 인해 쌀 공급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겪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생산 단계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보관, 유통에도 이전보다 많은 비용과 수고가 필요해지며 결과적으로는 곡물 가격이 인상되었다.

곡물 가격 인상이 내수 시장에서 경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인도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것.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잦아질 것이란 사실이다. 

이번 보고서가 지적하는 부분 중 하나도 이러한 문제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경제와 세계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주며 국가별로는 신용 등급 하락을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도 낮은 신용 등급을 가진 개발도상국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 결과는 녹색 투자를 연기하는 일이 국가들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의 부채를 더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