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산림파괴 악당이었던 인도네시아, 이제는 지속가능 농법의 선두주자?!

UNOPS, 인도네시아 이탄지 및 맹그로브 복원 일환으로 지속가능 농법 정착시켜...화전 농법 대비 수익도 50% 이상 늘어나

2023-08-14     정수성 기자

유엔 프로젝트 서비스 사무소(UNOPS)의 지원을 받은 보르네오 섬의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 지방의 농부들이 화전(火田)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개발 중이라고 13일(현지시간) 유엔 사무소가 보도했다.

지난 2019에 시작되어 지속가능한 농법을 위한 훈련 및 마을 인프라 구축을 진행했다. 특히 서부 칼리만탄 해안에 위치한 121개 마을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 기술과 자원 등을 마련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

화전(火田)은 기존에 있는 숲을 태워 농작지를 확보하는 농업 방식이다.

과거에는 농경지를 확보하기 어렵고 개간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빠른 시간 내에 수확을 해야하기 때문에 개간에 오랜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것.

뿐만 아니라 관리되지 않은 일부 열대우림은 토지가 가지고 있는 양분을 지나치게 많이 흡수해 새로운 작물을 키울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즉 과거 화전민들의 농법은 빠른 시일 내에 수확이 가능하며 토지 환경에 따라 지력(地力)을 회복시키는 일에도 일정부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농업에 사용 가능한 토지는 대폭 줄어들었고 이어진 개발로 인해 수자원, 대기 오염이 점차 심화되며 농업은 기존보다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화전은 이전과 달리 단점만이 남은 농법이 됐다.

불을 지르는 것 자체가 산림을 훼손하고 화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억명의 극빈층은 화전농업을 생업으로 삶고 있으며 이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21억톤에 달하기 때문. 아울러 화전민 한 명이 생계를 위해 연간 약 3000평의 산림을 파괴한다는 통계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화전으로 인한 산림파괴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산림보호 활동에 참여하며 꾸준히 노력 중이나 화전, 팜유 생산을 위한 농장 조성 등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벌채를 진행해왔다.

이중에서도 보르네오섬은 아시아 최대의 열대 우림이 자리한 곳으로, 넓은 규모의 열대 우림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세 국가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만큼 환경, 지역 사회 인프라 확충 등이 비교적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유엔이 보르네오섬에서 지속가능한 농법 정착을 시도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보르네오섬은 아시아 최대의 열대우림을 보유함과 동시에 다량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이탄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탄지는 습지의 한 종류로, 식물의 줄기·뿌리와 같은 유기물이 부분적으로 분해되거나 수 세기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양이다. 다량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 만큼 이탄지의 훼손은 반대로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다시 배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르네오넓섬에서의 화전은 열대우림의 훼손은 물론 이탄지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유엔은 천연 비료 사용, 관개 사업 등을 통해 화전 방식의 농업 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은 지난해 27개 마을에서 179개의 관개시설을 구축하고 농업 종사자들의 수익을 50% 이상 끌어올렸다.

UNOPS 인도네시아의 관계자인 Akira Moretto는 "이번 프로젝트는 큰 의마기 있으며 지역민들의 삶의 개선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충분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화전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이탄지 보호, 기후 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