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네이버 치지직, 베타 서비스인데도 벌써 1순위 차지"...트위치 대신할 플랫폼 경쟁 심화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내년 2월 중 국내 서비스 철수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치지직, 최고 시청자 11만명 기록하며 성공적 출발

2023-12-26     임남현 기자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약 일주일만에 주요 앱 마켓 순위 1위에 오르며 차세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방송 관련 조사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쉽은 네이버가 치치직을 공개한지 이틀 만인 지난 21일, 최고 시청자 약 11만명을 기록, 20일에는 구글과 애플의 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앞선 6일 아마존닷컴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한국 사업 철수를 발표한 영향이다.

당시 트위치는 한국이 다른 국가 대비 망 사용료가 지나치게 높아 더 이상 운영이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트위치는 화질 720p로 낮추는 조정안까지 시도했으나 이로 인한 비용 절감도 큰 효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트위치는 내년 2월 27일을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트위치는 게임 스트리밍에 특화된 인터넷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플랫폼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트위치의 경우 보다 스트리머의 수익을 비교적 더 많이 보장하며 실시간 채팅과 같은 기능의 오류가 적다. 가입, 방송 절차도 타 플랫폼 대비 간편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트위치는 라이브 방송, 이중에서도 게임 방송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아마존닷컴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2014년, 트위치를 인수했고 이후 전 세계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 적극 나섰다.

국내에서도 트위치는 2015년 이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쌍방향 소통 콘텐츠를 즐기며 디지털 플랫폼에 빠르게 적응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 층을 넓혀갔다.

유명 스트리머들이 라이브 방송을 트위치에서 진행한다는 점도 빠른 성장 속도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스트리머 중에서는 라이브 방송은 트위치에서 진행, 편집본을 유튜브에 올리는 식으로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스트리머와 소통을 하고 싶다면 트위치로 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위치가 이번에 망 사용료를 이유로 사업을 철수하게 되며 다수의 스트리머를 포함, 시청자들까지 플랫폼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으로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네이버의 치지직이 꼽히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트위치가 활성화되기 전 주요 플랫폼으로 여겨졌다. 그만큼 인지도가 높고 시청자들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스트리머의 수익성이 타 플랫폼 대비 확보가 어렵고 실시간 방송 시스템이 안정화되어 있지 않아 자주 오류가 발생하는 편이다.

아프리카는 국내 유명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트위치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인터넷 방송의 대명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지원했던 만큼 아프리카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성인방송, 플랫폼 내의 고질적인 문화로 인해 이 역시 이동에 적합하진 않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네이버의 치지직은 신규 서비스인 만큼 플랫폼만의 고유 문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TV, 스포츠TV 등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라이브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치지직이 차세대 트위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미 유명 스트리머 중 일부는 네이버 치지직을 통해 테스트 방송을 진행했으며 시청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태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회사인 만큼 이번에 문제가 된 망 사용료 논란을 피해갈 수 있어 급작스런 플랫폼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다.

다만 치지직의 이동이 완전한 해결책이 아닌 만큼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망 사용료 문제는 과거에도 붉어졌던 만큼 적절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9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3년에 걸친 망 사용료 소송을 취하하고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3사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당장의 갈등은 해소되었으나 통신사와 콘텐츠공급사 사이 망 사용료 분쟁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SK브로드밴드는 약 24배가 늘어나버린 트래픽을 감당하기 힘들어지며 넷플릭스에 추가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넷플릭스는 이미 콘텐츠 시청자들이 인터넷 요금을 내고 있는 만큼 이것이 이중 과금이라 강조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와 국내 기업은 망 사용료를 꾸준히 지불해왔으며 훨씬 많은 망을 쓰는 해외 업체들도 같은 기준에서 망 사용료를 내야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된 분쟁은 트위치 철수 사태에 다시금 주요 화제로 떠오른 것.

한편 이번 트위치의 철수로 인해 국내 시청자들은 더이상 트위치의 유료 상품을 구입할 수 없으며 스트리머 역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졌다.

댄 클랜시 트위치 CEO는 "이번 결정이 매우 어렵고 힘들었으며 트위치 직원 모두가 몹시 안타까워하는 상태"라며 "남은 기간 동안 여러분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