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 완연...51년 만에 10도 웃도는 입춘" 기후변화로 평년보다 8도 높은 포근한 날씨

4일, 서울 최고기온 10도 기록...제주 지역은 13도까지 오르며 평년보다 최대 20도 차이 이상기후로 농수산물 생산 어려움 커져...전년 대비 가격 올라 명절 앞둔 시민 부담↑

2024-02-04     정수성 기자

4일, 입춘(入春)을 맞아 전국적으로 관련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24절기 중 첫 번째이자 글자 그대로 '봄의 시작'인 입춘은 현대 사회에서 반가운 날로 여겨지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연교차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입춘은 한파의 끝자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기후변화로 인해 입춘이 반갑지만은 않다.

지난해는 지구가 산업화 이후 가장 더웠던, 뜨거운 해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최대 기온 상승폭이었던 2016년에도 1도를 넘기지 않았으나 2023년에는 1.15도가 상승하며 역대 가장 더운 해로 남은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를 피해 가지 못했다.

작년 12월에는 겨울철임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며 호우특보까지 발령되었다.

대체로 겨울철 한반도는 북쪽으로부터 확장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 이와 함께 시베리아의 영향으로 눈구름대가 형성되며 겨우내 약 20일 정도 눈을 뿌리지만 기온이 높아지며 눈 대신 비가 내렸다.

가을부터 이어진 엘니뇨의 여파로 인해 평년과는 다른 기류가 생성된 것도 이상기후의 일부였다. 이로 인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 남서쪽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 연일 포근한 겨울이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지표가 겨울 한강 첫 결빙이다.

올해 겨울철 한강 결빙은 지난달 26일 관측됐다. 이는 평년보다 16일, 작년보다는 32일 늦은 것으로 2000년대 들어서는 2007년(2월 8일)과 2016년(1월 26일) 이후 두 번째로 늦은 결빙이었다.

물론 단기간 비바람을 동반한 한파가 찾아오긴 했으나 이 역시 길게 지속되지 않았다.

입춘에도 이상기후 현상은 이어져 서울 최고기온은 10도까지 오르는 등 평년보다 높은, 초봄 날씨가 관측된다.

남부지방은 부산과 순천 11도, 제주는 13도까지 올라가며 사실상 3~4월 모습을 보인다. 

광주 무등산국립공원에서는 1월 31일, 복수초 개화가 확인되기도 했다. 복수초는 0도 이상의 일평균 누적기온이 22.3±10.2도 이상일 시 개화하기 때문에 봄의 기준이 된다.

이처럼 입춘의 낮 최고기온이 초봄 수준으로 나타난 건 현대적 기상 관측 이래 1873년이 유일했으나 올해 해당 수준까지 기온이 오르며 51년 만에 가장 더운 입춘이 되었다. 평년 기온은 최저 -12~0도, 최고 2~9도 수준이다. 

기후변화를 일상에서 체감하는 일이 늘어나며 관련 피해도 커지는 중이다.

평년과 다른 이상기온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안전사고가 예상되고 있어 위험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이상기후와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의 급등해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입춘 이후 곧바로 설이 이어져 부담이 큰 상태다.

이중에서도 명절에 구매율이 높은 사과(56.8%), 귤(39.8%), 파(60.8%), 토마토(51.9%)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5.4% 상승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톰계심의관은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과 사과, 배 등 과일의 높은 수요가 맞물리며 과실 물가가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상기후 등의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