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기후변화, 밸런타인데이에도 영향...장미, 초콜릿 생산량 줄고 가격 폭등

2024-02-14     곽지우 기자

밸런타인데이를 대표하는 장미와 초콜릿이 기후변화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즈니스 그린(BusinessGree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미와 초콜릿 모두 기후변화 여파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매년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로,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유통가 행사 외 큰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미국 등 서양 문화권에서는 초콜릿, 꽃 등을 선물하는 것이 주요 문화행사로 여겨진다. 

실제 미국제과협회(NCA)가 지난해 7월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이달 상반기에 친구나 가족,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며 94%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선물을 받길 원한다고 답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0년 설문조사 결과 58%의 남녀가 밸런타인데이에 선물을 주고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판매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밸런타이데이의 대표 상징인 장미가 최근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처지다. 

장미는 수분이 풍부한 토양, 약 15~24℃의 온도 조건에서 하루 6시간 이상 햇빛을 받으며 자란다. 품종마다 차이가 있긴 하나 대부분이 봄~초여름 계절에 주로 꽃을 피우는 셈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을 포함한 잦은 기상이변으로 장미 생산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장미 생산국인 네덜란드는 겨울 홍수, 여름 가뭄의 영향으로 장미 재배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근 국가인 영국도 장미의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꽃잎에 흑점이 피는 전염병이 발생하는 등의 상품성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장미가 국가 수출품으로 자리잡은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도 피해를 입었다.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에서 2020년 이후 기후변화 여파로 가뭄이 발생한 확률이 100배 치솟으면서 수출되는 장미 가운데 59%가 기온 상승, 가뭄 등 생산량이 줄거나 줄어들 위험에 처해 있다. 

단 장미산업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타격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콜롬비아는 가뭄 일수가 현재 연 69일 수준에서 오는 2050년대 155일로, 에콰도르는 현재 66일에서 127일까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미와 함께 밸런타인데이를 상징하는 초콜릿 역시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하고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상품거래소들을 인용해 국제 코코아 선물 가격이 9일(현지시간) 기준 톤당 5888달러(약 782만원)를 기록해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가격을 보이고 있으며, 직전달에 비해서도 40% 이상 폭등한 수치다. 이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가뭄과 연관되어 있다.

대표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는 가뭄과 더불어 전염병까지 유행하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폭우와 강풍까지 잦아지며 코코아 작황이 좋지 못했다.

이로 인해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코코아 작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때 코코아 수출 계약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CNN은 아프리카의 기후 변화가 코코아의 생산과 운반 등 코코아 산업 전체를 통틀어 5억2900만 달러(약 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오사이 오지고 크리스천 에이드 정책 담장자는 "발렌타인데이를 상징하는 장미는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며 "농부들이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