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구 했는데 개발 취소"...애플 자율주행 프로젝트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폐기...관련 직원 AI 부문 이동...과거 출시 시기 변경 주목 뚜렷한 성과 부족 및 모바일 분야 경쟁력 강화 필요성 원인으로 추측

2024-02-28     임남현 기자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타이탄'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애플 전문 기자인 마크 거먼은 블룸버그를 통해 애플이 공식적으로 타이탄 프로젝트의 진행을 중단,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AI 부문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애플은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할 필요가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2025년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자동차엔지니어협회(SAE, International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가 지정한 자율주행 단계는 총 6단계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을 0단계로 정의, 차선이탈 방지, 속도 유지와 같은 보조적 역할을 하는 단계를 1단계로 구분한다. 

다음 단계인 2단계는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있긴 하나 자연스러운 커브에서의 방향 전환, 앞차와의 간격 유지 등 1단계보다 높은 수준의 보조 주행을 제공한다. 

현재 일부 모델에서는 '크루즈 모드'라는 형태로 제공되는 기능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단계부터는 실질적인 자율주행으로 분류된다.

고속도로처럼 주행 코스가 복잡하지 않은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위험요소나 갑작스러운 변수에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

4단계에 도달하면 운전자가 시스템의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인 5단계는 아무런 제약 없는, 100% 자율 주행단계로 시스템만으로 '완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애플이 목표로 삼았던 구간은 이 5단계다.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외부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애플카'를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러나 실제 개발 단계에 도입하자 애플은 목표를 수정해야 했다.

이미 2022년, 애플은 타이탄의 출시 시기를 2025년에서 1년 늦춘 2026년으로 연기했으며 자율주행 목표도 기존보다 축소시켰다.

당시 애플은 타이탄을 구현하기 위한 정밀한 기술, 차량의 내구성, 내외부 상황 파악을 위한 카메라 시스템 등의 구축이 현재 수준에서는 완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애플 경영진은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영화감상, 게임을 즐기며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악천후나 급작스러운 외부 변수가 작용하면 직접 수동 운전으로 전환하는 3~4단계 수준의 시스템 구축을 최종 목표로 변경했다.

이어 지난달, 다시금 최종 출시 시기를 2028년으로 변경했고 형태 또한 테슬라와 유사한 전기차로 수정했다.

이처럼 거듭된 목표 수정에도 애플은 전기차는 결국 세상에 공개되지 못하게 되었다.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았으나 내부 실적 발표에서 팀 쿡 애플 CEO가 타이탄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0여 년간 진행되며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은 프로젝트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원인이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모바일 시장에서 혁신을 몰고 온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주요 사업인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AI를 통해 앞서나가자 애플 또한 서둘러 AI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진 것이란 추측이다.

이번에 타이탄 프로젝트를 과감히 폐기한 이후 관련 직원들을 AI 부서로 배치한다는 내용도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완전 자율주행 단계 실현은 현재 자동차 업계 및 소프트웨어, AI 시장 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로 가장 잘 알려진 테슬라만 해도 미국 기준 2019년부터 4년간 7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상태다.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이 오토바이 등 소형 이동 수단이나 응급차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들이받는 충돌 사고가 잦았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차량에서 급발진, 센서 오류로 인한 주변 사물 인지 불가와 같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