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알려진 것보다 2배 더 많아"...유해성 화학물질 포함한 플라스틱 늘어난 것으로 파악

플라스틱 화학물질 최소 3000개 이상 발견...UNEP 조사보다 2배 이상 높아

2024-03-15     정수성 기자

플라스틱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식품 포장, 장난감, 의료기기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최소 3000개 이상의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발표한 1만3000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UNEP는 1만3000개의 플라스틱 화학물질 중 4분의 1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오염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연구에서 이보다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마르틴 와그너 노르웨이 과학 기술 대학 환경 독성학자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에도 수천 개의 화학물질이 담겨있다"며 "이중 일부는 물과 음식에 침투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하는 각국,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과 폐기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UNEP의 '수도꼭지 끄기(Turning off the Tap)'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4억3000만톤에 달한다. 생산된 플라스틱의 3분의 2는 단기간 사용 후 바로 버려져 쓰레기가 된다. 말 그대로 일회용인 셈이다.

또한 UNEP은 현 수준에서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060년에는 플라스틱 생산량은 현재의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늘어난 플라스틱에는 이전보다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은 물질 자체가 화학 합성물이지만 다른 성분을 더해 변형하기도 용이하다. 이 때문에 편의를 위해 추가적 화합물이 더해진 제품이 다른 소재 대비 자주 제작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안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첨가제, 가공 보조제, 불순물 등을 포함한 화학물질의 대부분이 성분표에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플라스틱에서 발견된 화학 물질의 6%만이 국제적 규제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 규제가 없는 성분들은 공개되지 않아 유해물질이 포함되더라도 소비자가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2021년, 생분해 플라스틱이라는 명칭의 제품들 중 일부가 친환경적이지 않을뿐더러 제품 성분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시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이 늘어난다면 환경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오는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까지, 플라스틱의 전주기적(full lifecycle) 관리에 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 마련을 위한 2차 협상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인 먼케 스위스 비영리 식품 포장 포럼 상무 이사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체의 수명 주기를 살펴봐야 한다"며 "화학물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내용은 노르웨이 연구위원회의 자금 지원을 받은 보고서에 포함되었다. 이 보고서는 2023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합의된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 마련을 위해 작성되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