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채권 상장 폐지...28일부터 정리매매 수순

감사의견 한정 여파...1조 규모 ABS 회사채 투자자도 '좌불안석'

2019-03-24     천태운 기자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이 회사가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상장폐지의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의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이 오는 4월 8일 상장 폐지된다고 24일 밝혔다. 채권 규모는 600억원치에 달한다.

거래소는 폐지 사유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부적정·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이 폐지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86의 매매거래는 27일까지 정지된다. 이어 28일부터 7일간 정리매매가 이뤄진다.다만 이 채권은 다음달 만기를 앞두고 있어 원리금 상환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 회사의 ABS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낮추면 즉시 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성의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마저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와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이스신평)는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을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각각 등록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인 의견이 '한정'으로 표명되면서 회계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며 "큰 폭의 순차입금 감축에도 여전히 재무부담이 큰 가운데 회계 정보의 신뢰성 저하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돼 유동성 위험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도 "회사 감사보고서상 한정의견이 부여되고 기존에 발표한 2018년 잠정실적 대비 상당폭 저하된 재무제표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공시한 2018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 실적과 한정의견이 부여된 감사보고서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편 거래소는 감사의견 한정에 따라 오는 28일 아시아나항공을 KRX300, KRX300 섹터지수에서 제외하고 금호산업은 KRX건설 및 KRXMid200 지수 등에서 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