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학이 사랑 받는 곳에 인류에 대한 사랑이 있다" (하)
[기고] "의학이 사랑 받는 곳에 인류에 대한 사랑이 있다" (하)
  • 장정애 미라클엣지 컨설팅 대표 webmaster@dailyenews.co.kr
  • 승인 2019.07.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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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애 미라클엣지 컨설팅 대표
장정애 미라클엣지 컨설팅 대표

14세기 르네상스 때 인체해부가 용인되었고 15세기 중반의 네오나르도 다빈치는 정교한 인체해부도를 남겼고, 16세기 벨기에의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가 ‘인체구조론’을 해부학 삽화로 가득 채울 때 허준은 동의보감에 인체 상부 해부도 한 장을 남겼다. 1884년 영국에서 최초의 뇌종양수술, 1885년 노르웨이에서 최초의 심장수술을 성공 시켰건만 1871년 항문폐쇄증을 갖고 태어난 아들을 위해 명성황후는 양의에게 수술 받으려 했지만 흥선대원군이 칼을 대지 못하게 하여 왕자는 5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일부 병원 대기실에 ‘한약복용 금지’라고 붙여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한의사가 ‘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폄하와 공격은 한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권침해’로 해석될 수 있고 1960년대 미국의 인종갈등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미국 정골의학협회는 매해 보수교육을 받아야 학점을 인정 받는데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학회에서 대체의학과 치료의학으로 2015년부터 비뚤어진 척추를 잡아주는 ‘추나요법’과 허리통증 환자에게 침을 꽂은 채 걷게 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동작침법’을 학점인정 해주기로 했다. 양의학과 한의학이 ‘환자 치유’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다학제 진료 시대에 서로 한 발짝씩 앞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학사 나머지 분야에 대한 정리를 시작한다.

◆’마취’, ‘정신의학과 무의식’ 그리고 ‘행동주의’

수술의 통증을 줄이는 마취를 위해 고대에서는 머리에 충격을 주거나 경동맥을 압박해 기절시키거나 하는 방법과 함께 에탄올로 기절시키는 방법이 쓰였으나 부작용을 유발하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도 하는 위험이 있었다. 2세기 말 외과수술에도 능했다고 전해지는 중국의 화타는 후세에 비법이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마비산’을 사용해 마취 시키고 수술을 했다고 전해진다. 1799년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가 이산화질소 사용을, 마이클 패러데이는 에테르 사용을 주장했다. 19세기에 미국 치과의사 호레이스 웰스가 아산화질소 흡입을 이용해 발치에 성공했고 윌리엄 모턴은 에테르 가스를 선택 1846년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시연에 성공해 현대 마취학의 시대를 열었다. 1846년 영국 산부인과의 제임스 영 심슨이 산모에게 사용한 클로로포름이 신뢰 받아 1853년에 존 스노 박사가 빅토리아 여왕의 레오폴드 왕자출산에도 사용하였다. 20세기엔 국부마취제로 리도카인이 선호된 후 척추 마취와 무통주사라 불리는 경막외 마취도 개발되어 산모들에게 선호 받고 있다. 

▲항생제, 다이어트 약, 정력증강제, 술 깨는 약, 각성제, 총명탕···약 오남용의 사회

마취통증의학과는 환자가 수술 중 통증에 반응하거나 수술을 기억하는 경우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전신마취나 국부마취, 수술 후 통증 관리, 수술 외 처치, 중환자 의학에 필요한 진정이나 마취를 연구하는 학과이다. 마취제의 양은 정확히 산출해야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데 일명 우유주사라고도 불리는 프로포폴 (Propofol)은 1977년 영국에서 개발되었고 후유증 없이 각성이 빠른 장점으로 전신마취나 수면 내시경 등에 사용되는 정맥주사용 수면유도제이지만 스트레스나 과도한 긴장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황홀한 시간을 보낸 것 같은 느낌을 반복 경험하고 싶은 갈망으로 남용 되다 많은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똑 같은 양을 투여해도 숙면 느낌을 얻지 못해 양을 늘려가다 사망에 이르기 전 무호흡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 다른 수면 유도제와 달리 깨울 수 있는 해독제가 없고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2월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프로포폴을 전문의약품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하여 사용자 주민번호, 처방약품과 투약 양, 또는 남은 경우 반납까지 구체적 사용내역을 등재 하도록 하였고 식약처가 2018년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프로포폴은 일반인보다는 의료인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2013년엔 남성비뇨기과에 근무하던 남자조무사가, 2016년엔 피부과 여의사가 프로포폴 과다 주사로 사망하였고, 올 4월엔 40대 성형외과 의사가 20대 동거녀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해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이제는 프로포폴을 대치하여 제2의 프로포폴이라는 에토미데이트가 성행하기 시작했다니 도망자와 쫓는 자의 게임이다. 

헤로인, 모르핀, 옥시콘틴, 트라마돌 펜타닐 등의 오피오이드(Opioid)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부작용이 보고 되어 미국에서는 ‘옥시콘틴을 복용해도 중독되지 않는다’는 제약회사 TV광고와 더불어 환자가 요구하면 간단히 처방을 받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로 인해 중독자의 수가 늘어 정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을 수 없게 된 마약 중독자들이 불법 경로로 옥시콘틴과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헤로인을 구매하기 시작해 중독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갔다. 2016년 미국에서만 6만 3천명이 마약으로 사망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약물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마약 중독된 산모도 많아 19분에 한 명씩 마약에 중독된 아기가 태어난다고 한다. 

치아가 아플 때, 머리가 아플 때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아 진통제 옥시코틴을 샀는데 그 안에 헤로인 성분이 들어있어 기분이 좋아지지만 반복되어 중독 되면 먹지 않을 때 뇌 안의 고통을 느끼는 부분이 민감하게 반응해 작은 고통도 크게 느끼게 된다. 급기야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을 수 없어서 헤로인을 사게 되고, 내성이 생겨 더 세고 강한 100% 인공약인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저렴한 펜타닐을 찾게 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캐나다 정부는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해 2016년엔 3천 명이, 2017년엔 4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제약사들에게 자발적으로 오피오이드와 관련된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라고 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의 사인도 유럽콘서트 준비로 불면증에 시달리던 그에게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가 6주 동안 매일 프로포폴을 주사하였고 사망한 날엔 여러 종류의 수면 안정제를 투여한 후 프로포폴 25mg을 주사한 과실치사 혐의로 4년 형을 선고 받았다. 2017년 한국에선 전신에 난 사마귀 제거 시술을 위해 마취크림을 전신에 바르자 목이 조여오며 가슴이 답답하다 호소하고 나서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8일 후 깨어난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는 20대 건장한 청년이 이었고 의료소송이 진행되었는데 의사 출신 이용환 변호사는 국부마취제인 리도카인이 50kg 남자기준으로 500mg임에도 그의 7배인 3,750mg이 의뢰인의 전신에 사용되었고 그 위를 랩으로 감싼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남캘리포니아대 제시카 호 교수와 프린스턴대 애런 헨디 교수가 18개 고소득 국가의 2014~2016년 기준 기대수명을 추정 조사해 대상 국가들의 2014~2015년 평균 기대수명이 여성 0.21년, 남성 0.18년 감소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2018년 ‘영국의학저널에’ 발표하였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약물 오남용, 환경 오염 등이 원인으로 꼽혔으며 호주, 일본, 덴마크, 노르웨이 등 4개국에서만 남녀 모두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반면 미국, 영국,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핀란드, 캐나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14개국은 기대 수명이 줄어들었다. 버닝 썬 사건으로 마약 청정 한국이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알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형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편은 기원전 3천년 경에 메소포타미아에서 양귀비가 재배되었고 수메르 문명권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제는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한 줄을 추가하게 되었다. 중국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으로 뼈아픈 경험이 있는데 이제 미국의 20~30대가 중국 인터넷 상거래 업체들을 통해 전신마취제로 쓰이는 마약성진통제 펜타닐을 사들여 미국 당국의 풀어야 할 현안이 되었는데 중국에게 ‘펜타닐’류 물질을 ‘마취약품과 정신약품 통제 보충 목록’에 포함시켜 의약, 공업, 과학 연구에 쓰이지 않을 경우엔 유통을 금지시켰다.

2019. 4. 24일자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Health Care Professionals and Addiction Specialists’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정부가 오피오이드 위기 상황에 ‘딱 잘라 말해 (Once and for All)’ 종지부를 찍겠다 했고 그 연설 이전 멜라니아 트럼프는 오피오이드를 그녀의 ‘시그니쳐 이슈’로 삼았다며 산모와 신생아의 마약 중독을 멈추겠다고 하였다. 

아스피린은 1970~80년대 혈전방지제로 거듭나면서 1990년대부터 대량 처방되어 애용되기 시작했고 미국노화연구소에서는 항노화제나 항암효과로 임상연구가 진행될 정도였다. 그러나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미국과 호주의 건강한 70세 이상 노인 2만 명을 반으로 나눠 아스피린과 위약(Placebo)을 주고 5년간 관찰한 결과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혈관이 막힌 경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아스피린은 효과가 없었고 심혈관 질환에 걸리는 정도는 두 그룹 모두 같았지만 아스피린을 먹는 경우 오히려 큰 상처가 생기면 피가 멈추지 않을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었다고 하니 또한 절제가 요구된다. 

▲“무절제한 분노는 정신이상을 초래한다”

라틴어 명언 중의 하나이다. 정신의학은 행동, 인식, 기분, 지각의 심각한 이상 증상인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학 분과로 치료보다 격리시키는 정도였고, 인간 정신과 그 작용 일반을 다루는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가 그 영역을 연구한다. 고대에는 정신질환을 초자연적 존재의 분노나 도덕적 타락의 증거 혹은 생리학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고 11세기 이슬람의 이븐 시나는 분노, 불안, 우울, 집착 등으로 정서장애를 나누었다.

그리스어로 ‘마음의 의사’라는 뜻의 ‘정신의학’은 1808년 독일의 요한 크리스티안 라일이 논문에서 처음 사용 했고 조증, 정신병, 우울증을 연구하며 학문적 신뢰를 축적하였는데 20세기로 향하며 오스트리아의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 무의식의 영역을 연구해 정신질환의 독자적 정신분석학을 개척했다. 그는 우리가 인지하는 정신 영역으로 ‘의식’, 잠재적 형태로 있지만 쉽사리 의식 영역으로 드러나는 ‘전의식’, 의식적인 정신에서는 접근할 수 없는 욕망과 충동, 욕구 등의 ‘무의식’으로 나누며 수면 위로 드러나는 빙산의 극히 작은 부분의 ‘의식’에 비해 수면 아래 감춰져 있는 ‘전의식’과 ‘무의식’은 훨씬 넓다 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이란 성적 욕망과 본능인 ‘리비도’에 의해 추동 되며 꿈, 말 실수, 농담 등 여러 심리 상태를 통해 자신을 계속 드러내어 이런 요소들 간 상호작용인 불안, 죄의식, 부적응 같은 감정이 초래되지만 부인(denial), 전치(displacement), 억압과 같은 전략을 통해 처리한다고 한 바, 정식분석학은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찾으려 무의식을 탐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프로이트는 에고(자아)는 의식적 자각과 지적 기능을 맡는 장소, ‘이드’는 쾌락의 직접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는 장소, 슈퍼에고(초자아)는 자기 비판적이고 도덕적인 부분(양심)이자 광범위한 사회 표준을 반영하는 영역이라 했다. 정신분석학은 1970년대 이후 신경계에 대한 세밀한 이미지를 스캔 할 수 있는 신경촬영법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생물학적 정신의학을 촉진시켜 약리학적 치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세밀한 신경촬영이 인류의 정신을 온전히 이해하였다거나 신경을 안정시켜준다고 보기 어렵다. 날이 갈수록 정신 불안과 정신 이상을 지닌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마음의 의사’는 믿고 신뢰할 만한 영육간 건강상태를 평균 이상 유지하고 있을까. 유럽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는 의사에서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 집단보다는 낮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약물중독이나 자살과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의사들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문제화 되어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근무 중에 받는 스트레스와 각종 의약품에 접근성이 좋고 마취제를 포함하는 각종 화학물질과 미생물에의 폭로가능성이 커 일반 인구집단보다 더 큰 위험성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2011~2015년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자살 사건 중 20~64세 18,998명의 직업을 분석한 영국통계청은 상당수의 자살 원인이 직업과 연관이 있고 의료계에 종사하는 여성의 자살률은 여성 전체 평균 자살률에 비해 24% 더 높았는데 자살하는 간호사들 대부분이 약물중독이 원인이었고 이는 약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 정신질환의 발생 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 했다. 또한 대학생들 자살률이 가파르게 증가하여 2015년엔 130명이나 되었고 구급차가 기숙사로 출동하는 경우 중 절반이 자해나 자살 시도 때문이었고 가정폭력, 약물, 왕따, 사별 등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시험 실패나 이성과의 이별 같은 요인이 기존 원인이었던 것에 반해 비싼 등록금, 졸업 후 취업 걱정, 사이버 폭력, 경제적 어려움 등이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왕따’가 될까 두려워 모든 모임과 SNS에 참석하고 댓 글을 다는 강박감을 일컫는다. 맨체스터 대학의 대학생 자살 연구에 따르면 자살한 학생 중 25% 이상이 자살하겠다고 생전에 밝혔다 하며 영국의 국민의료보험(NHS)이 보건부, 통계청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9천 명 이상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 했는데 17~19세 사이 여성 중 21.5%가, 남성은 9.7%가 자해나 자살을 시도한 적 있다고 하며 같은 연령 여자 청소년의 23.9%가 정신질환으로 불안 증상이나 우울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2~4살 아이 5.5%가, 5~10살 어린이 중 10%가 정신병을 앓는 등 나이가 많아지면서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됐다. 이성애자 중 13.2%가, 동성애자 청소년 중 35%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는데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 예쁘거나 잘 생겨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감, 학교 성적과 취업에 대한 부담, 성추행, 성폭력 경험과 성적, 성향 등을 주요 원인으로 추측한다. NHS는 영국 어린이 중 32만 5천 명이 정신 건강 문제로 도움을 받고 있으며 5천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신유철, 강재헌, 김철환의 ‘통계청 사망자료를 이용한 우리나라 의사들의 사망률에 관한 연구 1992-2002’ 논문에 의하면 그 기간 30~75세 의사 중 확인 가능한 6만1164명을 대상으로 서울과 5대 광역시 간의 표준인구집단과 비교를 한 결과 사망자는 1,150명이었고 일반 인구집단보다 사망 정도는 낮았고 원인 별 사망률에서도 대부분의 질환에서 낮았고 특히 뇌졸중과 만성기관지염에 의한 사망의 경우에는 더 낮았는데 이는 의사들의 건강과 관련된 행태나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일반 인구집단보다는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OECD 회원국 중 2003년 이후 13년간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는 통계청 발표로는 2016년 13,092명 자살, 매일 36명이 40분마다 1명이 자살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져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53.3명으로 전체 인구 10만 명당 25.6명의 두 배에 이르고, 시도자는 자살사망자 10~40배에 이른다니 늘 1%는 자살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행동이 타고나거나 유전된다는 생각의 반대 축에는 우리는 백지상태로 태어나며 행동과 사고방식을 결정짓는 것은 환경 조건이라고 믿는 ‘행동주의’가 있다. 행동주의 이론은 1913년 미국 심리학자 존 왓슨의 논문 ‘행동주의 관점에서 본 심리학’에서 ‘인간과 동물이 본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며 따라서 동물에게 효과적인 방식의 연구는 인간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보아‘ 행동의 관찰을 통해서만 특정한 치료 방식의 효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행동주의에 영향을 받아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통해 중성자극인 종소리에 반응하는 개는 반복되는 조건에서는 특정 반응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20세기 초 왓슨의 제자는 ‘파블로프의 개’ 반응을 인간에게도 유도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어린 앨버트 실험’을 진행했는데 9개월짜리 아기에게 처음에는 공포감을 느끼지 않는 작은 흰 쥐로 실험하여 흰 쥐와 놀 때 마다 아기의 뒤에 있는 쇠막대기를 망치로 두드려 시끄러운 소리를 내게 했고 소음에 놀란 아기의 공포는 흰 쥐에게로 옮겨간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악명 높은 실험은 1920년에 발표 되었다. 그 이후 환경 조건의 결과가 행동이지만 타고 나는 행동도 있다는 ‘급진적 행동론’ 학파도 창시 되었다. 이 학파는 의도치 않은 행동 패턴을 바꾸거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해 사고의 부정적 패턴을 바꾸려는 ‘인지치료’로 이어졌다.

▲‘가까이에서 보면 누구나 정상은 아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가 한국 보건의료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담아 펴낸 책으로 제목은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 벌인 사회운동 때 등장한 구호이며 정신건강의 편견을 없애고 사회통합을 이루려는 목적 하에 발간했고 수익금은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통합 활동에 전액 기부된다 한다.

6월 23일 아시아경제에는 ‘오산 정신병원 놓고 논란 확산···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오산) 검찰고발까지’ 제하의 뉴스에서 오산시의 정신질환 치료 의료기관을 두고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주민 편에 서서 “일개 의사 한 명이 정부와 오산시를 이길 수 없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다”, “3대에 걸쳐 자기 재산을 다 털어놔야 할 것”이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병원의 설립허가 및 취소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가 검찰에 고발 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사람이 먼저’라 했다가 선거를 앞두고 ‘표’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풍토는 아닌지. 피해 병원의 의사는 “정신병원이 있어야 도시를 지킬 수 있다. 시민들은 정신병원이 있어서 도시가 훼손된다고 생각하는데…... 정신병원이 있어야만 도시가 지켜진다”고 한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조현병 환자로 발발된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서, 한국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임에도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인들이 과로로 사망하거나 응급실에서 환자들로부터 폭행 당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하는 삭막한 환경을 보면서, 의사가 국민들의 정신을 치유하는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을 갖춘 병원 설립 허가를 받는 것은 주민들의 반대뿐 아니라 정치가들의 표를 의식한 행보로 인해 불가능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

옥스포드 사전에 ‘한(恨)’과 ‘재벌’이 등재되었고 자살동기 첫 번째 동기가 ‘정신적 문제’에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NIMBY (Not In My Back Yard ‘나의 뒤뜰은 안되’) 주의를 벗어나지 못한다. 자살 1위국 오명을 벗으려면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나서야 할 것이다. ‘똑 같은 일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이라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DNA’, ‘복제’ 그리고 ‘안락사’

DNA는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의 약자로 생명체의 유전학적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자다. 인체는 210여 가지 다양한 형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세포는 DNA에 들어있는 유전학적 코드를 읽고 자신의 성장과 그 목적을 결정한다. 현대 생물학의 기초는 멘델의 유전학과 다윈의 진화생물학이 결합하여 기초를 마련하게 된다. 

1809년 영국에서 출생한 찰스 다윈은 아버지로부터 “사냥질에나 관심이 있는 너는 가족과 네 자신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될 거다”라는 폭언을 들으며 에든버러 대학에서의 의학 공부 2년 만에 낙향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신학 공부를 하려 했지만 자신 스스로는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실패하면서도 인류에게 ‘적응’이라는 화두와 씨름을 했다. 결국 그는 26m밖에 안 되는 비글 호를 타고 남아메리카로 향해 5년간 열대림과 해안의 동식물을 관찰하다 갈라파고스에서 섬마다 등껍질의 형태가 다른 덩치 큰 거북이와 부리 모양이 조금씩 다른 새들을 관찰하며 1837년 비밀 노트에 어느 한 종(種)이 새로운 종으로 가지치기 해나가는 계통도를 그렸고 8년간 따개비 연구 후인 1851년에 1천 쪽에 달하는 연구서를 출판하며 인공 선택에 의해 새로운 품종이 나올 수 있다면 자연 선택에 의해서 새로운 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몰두하다 드디어 1859년 ‘종의 기원’으로 알려진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를 출간하였다. 생명이 마치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진화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그 독창성이 있어 ‘종의 기원’은 초판 1250부가 하루 만에 매진되었다 하며 다윈은 5판부터 ‘적자생존 (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용어를 사용 했고 6판에 가서야 ‘변형’이라는 단어를 ‘진화’로 대체했다 한다. 한 이론의 정립에는 수십 년간 개인들의 희생과 노고가 필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윈주의는 인간이 생명의 최고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다른 동물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뿌리깊은 인간중심주의를 배격하지만 이러한 진화론의 인문사회학적 함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과학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며 ‘창조론’으로 맞선다. 

체코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진학을 못하고 수도회에 들어가 수사로 공부하다 빈 대학에 유학해 물리학과 수학을 배운 그레고어 멘델은 1865년 ‘식물 교잡에 관한 실험’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여러 해 동안 완두콩 재배를 통해 크기와 색깔이 같은 특정한 형질의 유전을 연구해 ‘열성형질’과 ‘우성형질’을 구분하는 ‘멘델의 법칙’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대의 사람들은 수학적인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사후 1900년에 3명의 학자인 코렌스 , 체르마크, 드 브리스가 유사한 연구를 하다가 재 발견을 선언했으며 이로서 멘델이 ‘유전학의 아버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아래 왼쪽 위키피디아에 실려있는 사진은 1세대에서 붉은 꽃이 우성인자임을 보여주지만 열성인자인 하얀 꽃은 숨어있을 뿐이며 2세대에서 1/4로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다.
 

1871년 당시 찰스 다윈을 원숭이에 빗대서 풍자한 영국 신문 만평 (사진=위키피디아)
1871년 당시 찰스 다윈을 원숭이에 빗대서 풍자한 영국 신문 만평 (사진=위키피디아)

6월 20일자 워싱턴 포스트에는 ‘Horns are growing on young people’s skulls. Phone use is to blame, research suggests (젊은이들의 두개골에 뿔이 자라고 있다. 스마트 폰 이용 때문이다)’라는 제하 기사가 올라왔다. 호주 퀸즈랜드의 선샤인 코스트 대학 연구로 젊은이들 두개골에 27.8mm라는 거의 3cm가까운 크기의 뿔이 자라 외관으로 튀어나왔음을 보여준다.

Researchers at the University of the Sunshine Coast in Queensland, Australia, have documented the prevalence of bone spurs at the bace of the skull among young adults. (사진=SCIENTIFIC REPORTS)
Researchers at the University of the Sunshine Coast in Queensland, Australia, have documented the prevalence of bone spurs at the bace of the skull among young adults. (사진=SCIENTIFIC REPORTS)

우리 앞의 스마트 폰(‘tiny machines’)이 우리 골격을 개조하여 우리가 보이는 행동뿐 아니라 신체 내부도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주요 원인은 고개가 앞으로 기울어져 무게중심이 척추에서 두개골 근육 밑으로 옮겨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퇴화나 진화를 동시대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도로 변하는 것이니 두어 세대를 지나면 ‘인간은 꼬리뼈를 퇴행 시켰지만 두개골에 뿔이 있는 유전자를 만들었다’할지도 모르겠다.

최초로 DNA를 추출해낸 것은 뉴클레인(Nuclein)이라 부른1869년 스위스 의사인 요하네스 프리드리히 미셔였고 그 뒤 니콜라이 콜초프, 프레더릭 그리피스, 피버스 레빈, 오스월드 에이버리 등의 덕택으로 1920년대 이전에 유전적 정보를 전달하는 DNA의 역할이 밝혀지기 시작했고 20 세기 초반 미국의 내과의사이자 작가, 행정가였던 루이스 토머스는 “지금까지 있어온 자연의 것들 중 가장 위대한 단 하나의 업적”이라고 DNA를 평가했다. 

1953년은 생물학 분야에서 20세기 최고의 해이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라는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염색체 안에 존재하며 특히DNA가 유전자를 구성하며 DNA는 나선형 계단처럼 생긴 구조로 나선의 등뼈는 인산과 당이고 나선 안쪽으로 4개의 화학적 염기인 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인 A와 T, G와C가 결합하여 쌍을 이룸을 알아냈는데 이들의 발견에는 드라마틱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디.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인간의 유일한 것은 바로 직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1920년 영국 런던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수학과 과학으로 유명하지만 여학생을 받지 않는 뉴턴이 다녔던 트리니티 칼리지를 들어가지 못해 거튼 칼리지에서 공부하며 ‘고집이 센’ 학생으로 평가 받았다. 여자에게는 학위를 주지 않았던 시절 대학을 다녔고 여자 교수에게 식당 출입을 제한하던 시절 - 어느 나라나 이런 놀라운 시절이 있다 - 대학에서 연구하며 DNA의 X선 회절사진을 찍어 DNA 이중나선 구조의 진실에 가장 먼저 다가간 과학자였지만 38세에 암으로 사망하여 ‘DNA의 다크 레이디 (Dark Lady)’란 별명을 갖게 되며 영국은 이 비운의 여성과학자를 ‘로잘린드 프랭클린 상’을 제정해 해마다 기리고 있다. 

1928년에 태어난 미국인 과학자 제임스 왓슨과 1916년 영국에서 태어난 프랜시스 크릭이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연구 중일 때 왓슨은 미모의 여동생으로 하여금 프랭클린과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앙숙관계에 있었던 윌킨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게 하면서 윌킨스와 가까워졌고 윌킨스를 통해 프랭클린의 X선 사진을 보게 되었다. 윌킨스는 프랭클린의 사전 허락도 없이 회절사진을 분석했고 프랭클린이 찍은 X선 회절사진에서 결정적 단서를 얻은 왓슨과 크릭은 곧 나선형 모형을 만들어 ‘네이쳐’에 1페이지짜리 논문으로 이중나선의 구조도를 실었다. 그의 나이 불과 25세였다. DNA 연구에서 가장 뒤떨어진다고 평가 받던 두 사람은 생물학과 물리학의 각종 데이터를 뒤지며 DNA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즉 어떤 모양으로 들어 있는지를 알기 위해 X선으로 회절 무늬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여성 과학자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을 윌킨스를 통해 보게 되었고 왓슨이 말한 바에 의하면 ‘꿈 속에서 나선형 계단을 보게 되어서’ 모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왓슨과 크릭은 윌킨스와 함께 1962년 노벨상 수상대에 나란히 섰지만 이미 프랭클린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 후세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자료를 이용해 업적을 가로챘다고 “프랭클린의 영광을 도둑질했다”며 비판을 했지만 왓슨은 나중에야 ‘이중나선’에 후기를 덧붙어 프랭클린의 연구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템플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와이즈버그 교수는 이들의 연구가 창의적이라고 해석하며 왓슨과 크릭을 ‘연역적으로 추론할 관점’, 즉 ‘창의적인 직관’이 있는 과학자로 평했다.

DNA 구조 발견의  숨은 공로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왼쪽). (사진=네이버 지식백과)
DNA 구조 발견의 숨은 공로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왼쪽). (사진=네이버 지식백과)

인간 사이의 유전자는 99.9%가 일치하며, 침팬지와는 98%, 초파리와는 36%가 일치한다. 1985년 알렉 제프리스 경은 유전자 지문을 발명했는데 이것은 3년 뒤에 범죄 수사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1983년 실험 목적으로 유전자를 변형한 식물을 재배했고 1994년에는 유전자조작 식품이 최초로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2003년에는 인간의 게놈 지도를 완성하려는 국제적인 합동연구인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13년간 연구의 완료를 선언하면서 인간게놈의 30억 개에 달하는 염기 쌍의 배열 순서를 밝혀냈다. DNA안에 AT와 GC 4종류의 화학물질이 30억 개 이상이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서열화 되며 유전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 생명공학을 탄생시키며 생명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분자 생물학도 탄생시켰다. 이제 과학계는 염기 서열이 갖고 있는 정보를 획득하는 데이터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DNA 염기 서열 중 아주 일부에만 암호가 저장돼 있을 뿐, 나머지 부분에는 아무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30억 개의 염기서열 자료를 분석하는 것은 빅데이터 분석의 고도 기법이 요구될 것이다.

▲”99.999%이상 유전자가 일치하는 친자 관계로 확인됩니다”

’99.999%이상 유전자가 일치해 친자 관계로 확인됩니다’라고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부르르 떠는 장면이 수십 편의 안방 드라마를 채운다.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를 읽었던 시대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하던 유전자 확인이 지금은 여러 회사들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확률은 아주 적지만 자녀에게서 부모에게는 없는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친자로 확인되지 않아 자칫 관련자들 마음에 상처를 주고, 법적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법적 자녀와 생물학적 자녀에게 모두 동등한 상속권이 있어 재산과 관련된 법정 싸움이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부분에서는 길이 막혀있다. 해외입양아들이 고국에서 부모를 찾기 위해 DNA를 검색하지만 IT강국 한국에서 아직도 부모 데이터베이스가 없다. 부모 주민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므로 알 수가 없어서 부모가 이사간 경우 찾을 길이 없다 한다. 정부는 어떻게 평생의 고통을 해결해 줄 노력 없이 수수방관만 하는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주고 부모에게 확인해줄 때까지 정보보호를 하고 만남에 이르러 정보를 공개하더라도 부모가 살아 있는지 자녀가 찾으러 왔는지는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할 일 아닌지. 인식부족이 원인일 경우 캠페인도 불사해야 할 일 아닌지. 삼국지 제갈량은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 그것이 이루어지느냐는 하늘의 뜻)’이라 했는데 우리가 타국으로 입양을 보내 – 그들은 버렸다고 한다 - 만들어진 이산가족인데 북한에 있는 가족을 찾는 것도 아닌데 정부는 ‘모사재인’ 없이 ‘성사재천’이나 하는 것 아닌가..

▲’씨도둑은 못한다’는데……아빠 없이 엄마만 셋인 복제양 돌리

아버지와 자식이 용모나 성질이 비슷하여 속일 수 없을 때 ‘씨 도둑은 못한다’ 하는데 아예 씨도둑을 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복제 (클론: clone)는 생물학적 대상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본사본을 만드는 과정으로 인공적 복제는 유전자복제(특정 유전자나 DNA의 조각을 재생산하는 것), 생식용 복제(선조의 완벽한 복사본으로서의 동물을 생산하는 것), 치료용 복제(병에 걸렸거나 상처 입은 조직을 대체하는 살아있는 세포를 만들기 위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것) 등의 세 분야로 나뉜다. 

1996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소재 로즐린 연구소에서 이언 윌멋과 키스 캠벨의 공동 연구로 태어난 최초의 복제 포유동물 돌리는, 유방조직 세포로 DNA 유전정보를 준 6살 된 핀란드산 어미 양, 난자를 제공해서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데 사용된 스코틀랜드 어미 양, 수정란을 이식 받아 임신해 돌리를 출산한 어미 양 등 세 어미로 인해 태어났다. 그런데 일반적인 면양의 수명이 11~12년인데 반해 돌리는 6.5년만에 폐사됐고 폐사 즈음 노화 현상과 관절염, 폐렴 증상을 보였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 되었다. 이로써 체세포 복제는 모든 것을 복제한다는 설에 힘이 실렸다. 이미 텔로미어가 줄어든 개체를 복제했기 때문에 그 만큼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설인데 돌리를 복제한 윌멋 박사는 그 주장을 반대하며 많은 실험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고 보호를 위해 연구실의 작은 우리에만 가둬두는 부적절한 양육환경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한 것이며 돌리와 비슷한 시기에 복제된 다른 양은 돌리 보다 훨씬 긴 수명을 누렸다는 것으로 반증했다.

최초의 복제 포유동물 돌리(왼쪽)와 윌멋 박사와 에든버러 왕립박물관에 박제되어 전시된 돌리. (사진=동아사이언스, 세계일보)
최초의 복제 포유동물 돌리(왼쪽)와 윌멋 박사와 에든버러 왕립박물관에 박제되어 전시된 돌리. (사진=동아사이언스, 세계일보)

그러나 2017년 버그스톨러와 브렘은 돌리와 같은 면양 종류를 복제하면 텔로미어가 짧아진 동물로 태어날 확률은 63.6%인 반면 마우스나 개는 텔로미어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길어지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즉 동물 종에 따라 복제를 하면 수명이 짧아지거나 수명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증가될 수 있는 동물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분석에서도 돌리의 텔로미어가 정상보다 짧았음이 확인 되었다. 

체세포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유도만능 줄기세포인 역분화 줄기세포 (iPSC) 세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골수, 지방, 피부 등 인체에 있는 줄기세포인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가장 실용화가 진척된 분야로 1961년 캐나다 과학자 어니스트 매컬로와 제임스 틸이 조혈모세포를 발견하였고 1998년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박사가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만드는데 성공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시대를 열게 되었다. 

일반 소의 경우 인공수정 성공률은 35% 정도이지만 복제 소는 1998년 일본 긴키대 교수팀이 최초로 복제 소를 탄생 시킨 후 10% 정도 성공률을 유지한다. 1998년 미국의 복제 쥐, 1999년 한국의 복제 젖소 영롱이, 2000년 중국의 복제 염소, 2000년 영국이 복제 돼지를 처음 탄생 시켰다. 이제까지 생쥐, 고양이, 토끼, 원숭이 등 20종이 넘는 복제 동물이 만들어졌는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연구나, 인공장기 등 의료용 연구를 목적으로 하여 2006년과 2007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쥐와 성인의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린 유도만능줄기를 만들어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수정란 사용 등 윤리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아 주목 받고 있다. 2013년엔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가 태아의 피부세포를 활용해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손상된 세포와 조직, 장기를 되살려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1999년 황우석 박사가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복제 젖소 영롱이를 탄생시켰다는 주장은 과학적 논문이 발표되지 않았고 후속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영롱이의 유전자 검사 자료도 없다는 점을 들어, 또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와 체세포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논문이 상당부분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며 ‘영롱이 가짜 논란’에 대한 의혹도 짙어졌다.

황우석 뱍사는 2013년에서야 체세포 복제를 통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확보에 성공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서 상업적으로 한 마리 복제에 10만 달러 수준의 개 복제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한 바이오 업체가 미국 내 영업을 대행하면서 현재까지 600마리 이상의 개를 복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신탕을 동물학대라 해서 주목을 끌었던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는 자신의 14살에 죽은 개를 복제해 두 마리를 키워 동물보호관련자들로부터 사랑하던 개에 대핸 복제가 최선은 아니라는 비난을 샀다.

세계 줄기세포 시장은 해마다 20% 넘게 성장 중이다. 2018년 약 140조 가까운 시장 전망 중 골수이식 등 성체줄기세포 86%, 인간배아줄기세포 8.3%, 유도만능줄기세포가 3%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의하면 국내 줄기세포 분화, 배양 기술은 2014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84.8%, 기술격차는 2.4년이 뒤졌고 줄기세포 치료기술도 2014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와 비교해 85%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3년인 반면 기술 응용에 해당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2011년 국내에서 4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한다.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은 각 하나씩만 허가했다. 늘 우리는 기초연구는 간과하며 응용에만 발 빠르게 대처한다. 성과위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에 관련하여 ‘첨단재생의료의 지원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난자 사용 규제 완화’가 두 가지 큰 이슈로 대두 된다. 폐기 예정인 동결 난자와 미성숙, 비정상 난자 등만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원천 불허와 다르지 않다고 보고 채취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비동결 난자를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이나 영국과 동일한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자비로운 살인’ vs ‘위해를 가하지 않기’

안락사(Euthanasia)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고통 없는 죽음을 돕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죽음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으로 지지자들에겐 ‘자비로운 살인’으로 반대자들에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기본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의학에서 가장 감정적이고 논쟁적으로 여겨지는 분야이며 많은 철학자들의 의견이 충돌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든 사람은 죽어야만 한다. 그들은 살 권리가 없다”고 한 플라톤, 무신론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더 이상 긍지를 갖고 살 수 없을 때 당당하게 죽는 것. 자유롭게 선택된 죽음, 딱 맞는 시간의 죽음은 아이들과 증인들에 둘러싸여 밝고 흥겹게 이루어진다……. 죽음의 순간에 기독교가 해왔던 비참하고 역겨운 희극에 반대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무신론자인 그의 말은 그리 놀랍지 않다. “진료실은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곳일 뿐 아니라 환자가 몸과 마음의 고통을 위로 받는 곳이다. 더 이상 희망이 없을 때는 평화롭고 고요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곳이다. 존엄한 죽음만이 인간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행복이기 때문이다.”고 한 프랜시스 베이컨은 의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생명 연장이라고 보았기에 자발적 안락사보다는 고통완화 치료의 현대적 개념을 제시했다는 평을 듣는다. 

1870년 영국 교사 새뮤얼 윌리엄스는 의학 종사자들에 의한 적극적 안락사의 사례를 모은 글을 썼고 1920년 독일 교수 알프레드 호헤와 카를 빈딩은 ‘쓸모 없는 동물의 파괴를 허락하기’라는 책을 써 ‘가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삶을 사는 것이나 유전자 풀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살해할 것을 주장해 나치의 비자발적인 대규모 안락사의 근거를 제공했다. 2010년에 발표된 영화 ‘You don’t know Jack’은 130명의 환자에게 안락사를 시행한 미국 의사 잭 케보키언의 실화인데 그는 “고통 받는 환자의 죽음은 의사의 진정한 소명의식을 일깨운다. 환자가 원하는 바를 최선을 다해 해줘야 한다. 인간적이고 신속하고 고통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그가 모든 요청에 응한 것은 아니었고 요청을 98%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시술 비용으로 얼마를 청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신 지금 제 정신이오? 이런 일에 돈을 받다니!”라고 했다. 그는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해서 그림 전시회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안락사 비용을 충당했고 처음에 하던 의사조력 자살을 나중에는 본인이 환자에게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를 시행하며 시술 장면을 ’60 minutes’라는 TV 시사 프로에 공개하면서 검찰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고 7년 반 동안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출옥한 뒤 몇 년 후인 2011년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감옥까지 가면서 왜 이런 고생을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싸우는 거다. 내가 갖고 싶은 권리다. 나도 심각하게 아플 수 있다. 그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동료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했다.

안락사는 법의 보호가 필요한 ‘자살 방조’가 가미되어있지만 완전히 자발적인 사망도 있다. 100 세가 되는 날, 자신이 더 이상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유동식만 먹는 것으로 시작하여 음식을 끊음으로써 스스로 죽음을 앞당긴 미국의 스콧트 니어링은 박사는 사회주의 학자로 노동운동, 여성해방운동, 반전운동을 하다 인생 중반에 시골에서 지급자족과 채식주의의 검소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었다. 평상복 차림으로 친한 친구들에 의해서 또 어떤 종교인의 도움 없이 삶을 끝내고자 했는데 이런 유형을 VSED (Voluntary Stopping of Eating and Drinking: 자발적 금식에 의한 죽음)라 한다. 

일본에서 최고령 현역의사로 활약하다가 105세에 폐렴이 발견되자 연명치료를 안하고 집에서 몇 개월 요양하면서 지내다 가족 옆에서 숨을 거둔 히노하리 시케아키 박사는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라는 책에 죽음과 삶, 사랑, 용서에 대한 좋은 글을 남겼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또 고령화 사회가 됨에 따라 자발적인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경우가 많아져 1942년 스위스 정부가 의료진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인 조력자살을 허용했다. 환자가 반드시 이성적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최종 행위를 도움을 받지 않고 할 수 있어야 하며 의사나 간호사 외에 2명의 증인이 참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외국인 조력자살을 돕고 있는 단체는 ‘디그니타스’, ‘엑시트 인터내셔널’, ‘이터널 스피릿’이 있는데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엑시트 인터내셔널의 도움으로 특히 아픈 데가 없음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며 공개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했고 스위스로 향하며 언론과 실시간 인터뷰도 남겼다.

오늘날 자발적 안락사는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에서, 조력자살은 스위스와 미국의 일부 주에서 허용되면서 조력자살을 원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스위스로 몰려와 ‘자살관광’ 현상을 보이기도 하며 2016년과 2018년 한국인 2명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가 올 봄에 공개 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디그니타스와 엑시트 인터내셔널에 각각 한국인 회원이 47명, 60명이 있어 한국인 107명이 향후 안락사를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18년 3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이 시행되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 합법적인 ‘웰다잉법’인데 ‘죽을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 받게 되었지만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즉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지속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이 임박한 상태에 있다고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안락사는 편안한 사망을, 존엄사는 품위를 유지한 채 사망하는 것으로 안락사는 살해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혼동의 여지가 있어 법제화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명한 사람은 스스로 운명을 만든다”

라틴어 격언 중의 하나이다. 새뮤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에 나오고 고등학교 영어 시간에서 외웠던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와 같은 맥락이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 함에 의미를 둔다.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뼈가 없어서 1살 때 두 다리를 절단했고 의사로부터 절대 걷지도 뭇하고 타인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살지 못할 것이란 소리를 들은 에이미 멀린스(아래 사진 좌측)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 미국 대학 스포츠연맹 비장애인 육상대회에서 1996년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더 나아가 패션모델과 영화배우로 활약하며 동기부여 강연자가 되어 ‘역경은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이 아니다 역경이야말로 우리의 자아와 능력을 일깨워 주는 선물이다. 누군가에게 위기는 누군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긴다.

중앙일보는 미국 CBS뉴스 보도를 인용하며 6월 18일 103세 줄리아 호킨스 할머니 (앞의 오른쪽 사진)가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열린 전미 시니어경기대회(NSG) 100m 경기에서 46.07초를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어 ‘허리케인 호킨스’라는 별명을 갖게 된 소식을 전했다. 100세 이상 여성 부분 카테고리에서 단독 참가였고 2017년 101세 때 참가 기록은 6초 빠른 39초대였고 육상경기 시작은 100세였고 102살 때까지 3차례 세계기록을 세웠으며 루이지애나주의 집에서 정원 가꾸는 일을 건강의 비결로 꼽았다.

2016년 21세 생일에 자동차를 몰다 빗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손상을 입어 사지가 마비된 크리스토퍼 보에센(아래 좌측 사진)에게 의사가 ‘목 이하가 마비되었으나 도움이 될 만한 임상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라 해서 2017년 Keck Medicine of USC는 실험적인 줄기세포 치료인 배아줄기세포 유래 물질을 주사했고 2주 만에 팔과 손을 서서히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며 3개월이 되면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1994년 두 오빠와 함께 세 쌍둥이로 태어난 빅토리아 알렌(위 오른쪽 사진출처: CNN: ‘ESPN 사회자이자 ‘DWTS(Dance with the Stars: 스타와 함께 춤을)’ 참가자는 한 때 그녀의 몸 안에 갇혀있었다’ 제하의 사진 ‘2015년 올림픽 게임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마이클 펠프스와 알렌)은 2005년 11살에 희귀병인 급성 파종뇌척수염 (Disseminated Encephalomyelitis)에 걸려 말하고 읽고 걷고 움직이는 기능을 급속히 상실하고 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4년간 꼼짝하지 못해 의사들은 회복은 불가능해 보이고 생존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며 뇌사판정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4년 후 의식을 회복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의 일과를 말해주는 가족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빠들은 수영을 잘했던 그녀가 수영을 할 수 있으리란 희망에 같이 수영장에 뛰어들었고 허우적거리던 그녀가 매일 8시간의 훈련을 거쳐 2012년 미국 국가대표로 런던 패럴림픽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따며 세계 신기록을 냈다. 2013년엔 영구장애자인 것을 증명할 수 없어 패럴림픽엔 출전할 수 없었고 그 후 가족들은 재활훈련센터를 만들었다. 2015년 그녀는 ESPN에 최연소 스포츠캐스터로 입사했고 허리 아래로 10년간 마비상태였으나 2016년엔 여전히 양 다리에 감각은 없는 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Here and Now 시작하라’, 실천 없는 최고의 계획은 무의미해

물론 당사자가 아니라서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라 할 수 있겠지만 100세 인생에서 작거나 크거나 한가지 만을 목표로 10년 정도 노력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19세기 중엽 덴마크의 키에르케고르에 의해 주창된 ‘실존주의’ 사상은 야스퍼스와 같은 유신론적 실존주의와 하이데거, 니체, 사르트르 등의 무신론적 실존주의로 나타나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는 주창을 하며 개인을 단순히 생각하는 주체가 아니라 행동하며 살아가는 주체자로 보는데 ‘Here and Now (여기 지금)’라는 말로 대변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로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한 알프레드 아들러의 사상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기시미 이치로와 고기 후미타케가 지은 ‘미움 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는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 순간에 달라질 걸세”, “자네도 나도 세계의 중심이 아니야. 내 발로 인간관계의 과제에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되네.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지.”,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이라고 청년에게 조언한다.

고독으로 인한 고통은 건강에 매일 15개비의 담배를 흡연하는 수준의 해를 끼친다 하니 우리나라 독거노인 가구 수가 전체 고령자 386만 7천 가구의 33.7%에 이르는 것을 볼 때, 또 2026년 초고령사회가 되고 전체인구의 20%인 1천100만 명이 노인이 된다는 통계 앞에서, 또 정신적 고통은 각종 정신질환으로 나타날 잠재성을 내재하고 있기에, 또 ‘화병’을 국제 질병본부에 등재시킨 국민이기에, 또 우울증은 부끄러운 세계 1위인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됨에도 ‘F 코드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질병으로 치료 받는 사람들은 의료보험을 기피하며 부정적 사회인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전체의 22%에 불과하고 이는 거의 치료를 받지 않음을 의미한다. 농경사회의 품앗이로, 이웃사촌으로 가족과 같은 연대감으로 살았지만 지금 그 공존의 틀은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서울시가 ‘맘 프로젝트’로 한 끼 식사부터 시작해 공감을 받고 위로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위로해 주는 릴레이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다. 2014년 미국에서 진행된 루게릭 환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기금모금을 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연상시킨다. 자신에게 이로운 권리만 주장하는 권리주장 사회에서 ‘책임 중심’의 담대한 기품, 명실상부한 배려문화를 몸에 익히는 사회인을 양성하기 위해선 백년대계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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