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30대기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총자산 10조원 이상의 국내 대기업 30개 사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경제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안의 위중함과 시급성을 반영해 급박하게 마련됐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지난 1월 15일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이후 6개월 만이다. 간담회에는 5대 그룹도 모두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에서는 윤부근 부회장이 참석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나왔다. 롯데도 해외 체류 중인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참석했다.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한진, 두산, LS 등 자산규모 상위 기업의 총수 및 CEO와 함께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인연합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나왔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고민정 대변인 등이 나왔다.
10시 30분 노타이 복장으로 간담회장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먼저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 여러분들을 모시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요청이었는데 이렇게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은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 인사는 되도록 짧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파장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소개한 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고 타개해 나갈지 여러분의 말씀을 경청하고자 한다"고 했고 일본 규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LG와 SK, 삼성에 발언권이 주어졌다.
이어 국내 부품·소재 생산 업체인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현대차, 효성 등의 순으로 발언이 이어졌다.
이 밖에 다른 참석 기업들도 3분 이내에서 자유롭게 발언을 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기업들은 발언에 앞서 "가능한 많은 기회를 드리기 위해 일본 조치의 직접 당사자인 LG, SK, 삼성에 먼저 말씀을 부탁드린다"고 발언 순서를 조정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현대차, 효성 등 추가 발언할 기업들을 거론한 뒤 "일본에서 여러 네트워크를 가진 업체들의 말씀도 듣고 그와 관련된 사항이 있으면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이 답변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발언은 비공개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