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전·삼성은 베트남 화력발전 사업에서 손 떼야
[데스크 칼럼] 한전·삼성은 베트남 화력발전 사업에서 손 떼야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10.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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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경제산업 부장
전수영 경제산업 부장

한국전력이 베트남 봉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홍콩의 중화전력공사(CLP)가 지분 참여한 40%를 인수하면서 사업에 뛰어든 한전은 고심 끝에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한전이 이렇게까지 고심한 것은 다름 아닌 대기오염 때문이다.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발전원으로 쓰는 석탄화력발전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지난해 1042개 배출권거래제 지정업체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3023만1953tCO2 eq다. 이 가운데 16개 발전·에너지 분야 기업의 배출량은 2억3140만6149tCO2 eq다. 전체의 36.7%다. 1.5%에 해당하는 업체가 이같이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초초임계압 기술로 발전소를 건설하고 자체 친환경 설비를 추가 설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한전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 각국은 현재 가동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 연한이 끝나면 더는 가동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동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려 지구온난화 방지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선구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런데 한전은 정부의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전기요금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적자를 면할 방법은 외부 사업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전과 함께 삼성물산의 참여도 아쉽다. 얼마 전 호주의 석탄 항만 터미널에 거액을 투자했던 삼성증권은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청정의 땅으로 알려진 호주지만 호주는 석탄 수출국이기도 하다. 자신의 영토는 깨끗하게 관리·보존하면서도 다른 나라에 석탄을 수출하며 지구온난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호주 청소년들은 삼성이 석탄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품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글로벌 기업인 삼성은 호주 청소년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석탄 항만 터미널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보다 다른 제품을 팔아 얻는 수익이 더 컸기에 추가 투자를 중단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삼성은 투자를 멈췄다. 그런데 이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삼성물산이 참여하겠다고 하니 이 모습 또한 씁쓸하다. 베트남 청소년들이 삼성 제품 불매를 거론하면 또다시 '더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발을 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베트남의 대기는 발전소가 내뿜는 온실가스로 뒤덮인 후다.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가 기름 유출로 시커멓게 변했을 때 많은 이가 현장으로 달려가 기름 제거 작업을 벌였다. 각양각색이었던 바다는 어떤 생물도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전문가들도 원상태로 복구가 되려면 수십 년에서 100년이 소요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지금은 예전 모습을 거의 되찾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 밑바닥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한번 훼손된 자연은 다시 복구하는 데 너무나도 많은 희생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만 잘 보전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다. 다른 나라의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전은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참여로 인류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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