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급상승··· 한국은?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급상승··· 한국은?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1.03.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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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KAU20 가격 t당 3만9000원··· 2021년 3월 2일 1만8000원
코로나19로 여파로 공장 가동률 하락··· 배출권 수요 줄었지만 공급량 많아
2020년 1월 2일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의 2020년 배출권(KAUI20) 가격 추이.
2020년 1월 2일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의 2020년 배출권(KAUI20) 가격 추이.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면서 경제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멈춰 있던 공장이 재가동되고 일부만 가동하던 공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모습을 되찾고 있다.

경기 회복이 속도를 내면서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 온라인판은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60%가량 상승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1t을 배출할 수 있는 배출권은 거래가가 40유로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약 2790억달러(약 309조원) 수준으로 2017년보다 무려 다섯 배나 성장했다. 특히 유럽연합 시장은 거래 총액과 성장세 면에서 세계 시장의 90%가량을 이끌었다.

EU 정상들이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현재보다 더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EU 27개국 정상들은 EU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목표인 40%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1월에는 EU의 배출권 경매도 중단됐다.

그러자 시장에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현재의 두 배 수준인 t당 80유로(한화 약 10만8170원. 3월 2일 종가 기준)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코로나19로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1월 최근경제동향을 살펴보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1.4% 증가한 48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3.6% 증가한 442억5000만 달러로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군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수출입이 늘어나면서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탄소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출권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일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2020년 탄소배출권(KAU20) 가격은 t당 1만80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2일 t당 3만9000원이었던 배출권 가격이 1년 2개월 새 55.3%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해 예전보다 적은 배출권이 필요해졌고 배출권 시장의 시장조성자들이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필요 시 보유하고 있는 배출권을 풀어 가격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계속되는 배출권 가경 하락은 시장에서 공급량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600여개의 기업과 지자체로 구성된 배출권거래제의 경우 유럽연합과 비교해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고 공급량이 많아 배출권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시장은 유동성이 많고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투자자들도 적극 시장에 개입하지만 국내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만 외국에서 유입되는 배출권이 가격이 높은 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오름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태선 나무EnR 대표이사는 "국내 시장과 유럽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급량이 충분하다. 그러나 유럽은 유동성이 많아 배출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거기에 투자자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우리나라 시장 가격이 좋았을 때는 외국의 배출권도 많이 유입됐지만 현재는 가격이 내려가면서 메리트를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국내 시장에 굳이 들어올 이유가 없다. 그럼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배출권은 한정돼 있어 어느 정도까지는 가격이 오르겠지만 저감기술이 발달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전 세계 시장 가격은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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