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혁신] ④ "뻔해 보여도 잘 만들면 팔린다" 이동성 높이고 대박 난 'LG 스탠바이미'
[2021 혁신] ④ "뻔해 보여도 잘 만들면 팔린다" 이동성 높이고 대박 난 'LG 스탠바이미'
  • 최성욱 기자 deskk@dailyenews.co.kr
  • 승인 2021.12.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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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00일째 여전히 완판중인 웃돈 붙어 거래되는 히트제품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해 봤겠지만 실제로 완성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스탠 바이 미(Stand by me)는 바로 그런 허점을 노린 대표적인 성공작이다.

얼핏 뻔한 제품처럼 보이지만 경쟁업체가 따라하기는 쉽지 않은 요소들을 담고 있는 것은 물론 완성도를 높여서 빈틈이 거의 없이 만들었다는 점이 확실한 우위를 지니게 한다. 때문에 직접 만든 틈새 시장의 유일무이한 최강자로 한동안 수요를 독식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콘셉트는 단순하다.

이동식 모니터, 크기도 크지 않고 27인치에 해상도는 1920x1080 풀HD급이다.  여기에 높낮이 및 가로세로 방향전환이 손쉬운 스탠드를 장착하고 하단에는 바퀴가 달린 원형 받침대를 장착했다. 그리고 자체 배터리를 넣어 3~4시간동안 전원 연결없이도 동작하게 만들었다.

LG전자가 자사의 모든 스마트TV에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웹OS를 넣어 구성했고 이로 인해 케이블이나 IP TV연결없이도 LG전자가 제공하는 기본 채널과 넷플릭스, 웨이브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유선 연결도 가능하다.

조작은 일반 TV처럼 리모콘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터치 스크린 방식도 같이 제공되기에 편하게 쓸 수 있다. 

여기에 디자인을 입혔다.

화이트 컬러를 기본으로 엣지를 둥글게 해서 날카로운 가전제품의 이미지보다는 집안 어디든 어울리는 오브제처럼 포지셔닝했다. 결과? 한마디로 대박이다. 없어서 못 판다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00만원이라는 스펙으로 보면 다소 과하다 싶은 가격을 뛰어넘어 중고 시장에서는 미개봉 제품에 30~40%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그나마도 쉽게 찾기 힘들다.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지난 여름 출시되어 어느새 넉달째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제품이다. 얼마전에는 당근마켓에서 출시가 109만원 제품이 199만원에 거래되는 이변이 일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공은 LG전자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라고 알려졌다.

틈새시장을 노린 이 제품은 1인가구를 감안한 것은 물론 다인가구라고 하더라도 거실에 대형 TV를 벽걸이로 설치해 놓았지만 이는 가구원 모두의 취향과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 착안했다.

거실의 공용TV 영역은 침범하지 않으면서 아이들 방과 부모님 방 등 서로 다른 콘텐츠를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보조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바로 그런 부분에서 대기수요였던 이들의 격한 환영을 받은 모습이다.

1, 2, 3차 온라인과 홈쇼핑 판매에서는 불과 2분, 3분만에 매진된 것은 물론이고 요즘 제품들과는 다르게 단 한가지 색상 크림 컬러만 제공되지만 어떤 공간이든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인해 완판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제품을 가만 살펴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기술력이 숨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선 모니터와 기둥, 그리고 바닥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디스플레이를 30인치 이상으로 키웠다면 기둥도 조금더 두꺼워졌을 것이고 둥근 바닥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를 27인치로 고정해서 지금의 비율을 만들었다.

다소 작은 크기라고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 가까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풀HD의 해상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세로 방향으로 거치도 가능한 스탠바이미의 장점은 경쟁사인 삼성의 더세로가 리모콘 방식으로 전동 방향전환 되는 것과는 달리 수동으로 조작한다. 물론 가로 세로 방향 사이에 원하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뒷면은 일반적인 블랙의 플라스틱이 아닌 패브릭을 채택해서 실내 공간에 잘 어울리게 했다. 

후면에는 NFC를 통해 터치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바로 연결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전원과 볼륨 업다운도 터치 방식으로 가능하며 USB를 연결하는 포트는 커버를 두어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노출되지 않게 마감처리했다.

스마트폰이나 리모콘을 장착할 수 있는 위치도 4군데중 하나로 지정할 수 있는데 이는 실제로 이 제품에 대해 실사용을 고려한 디테일을 살린 구성으로 보인다. 

같은 화면 크기에 터치스크린이 되지 않는 캠핑용TV로 주목받고 있는 LG룸랜TV의 경우 3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니 이론적으로는 이동식 거치대를 설치하고 보조배터리 등을 연결하면 50만원대 정도면 스탠바이미와 비슷한 구성으로 DIY가 가능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소개하는 유튜버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그렇지만 그 어느것도 스탠바이미 처럼 예쁘지 않다. 

공간 어디서든 잘 어울리면서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로 인테리어 소품같은 느낌을 주는 모니터, 앞면은 말할 것도 없고 뒷면까지 신경써서 어디에 놓여 있던 잘 어울리는 스탠바이미는 어설픈 흉내내기로는 따라잡기 힘든 확실한 매력을 뽐낸다.

이같은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연결방식이 굳이 유선일 필요가 없다. 애플 아이폰이라면 에어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 하거나 무선 디스플레이 연결을 통해 케이블 없이도 컴퓨터의 화면을 확장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미 스마트한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기에 유튜브부터 넷플릭스까지 동영상 스트리밍은 말할 것 없고  콘솔을 연결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 무게는 17.5Kg에 달하기에 가볍게 한손으로 들고 옮길 수는 없다. 내장된 바퀴를 사용하며 이동해야 하는데 평소 층간소음으로 아래집과 논쟁을 겪은 가정이라면 스탠바이미의 이동으로 한번더 잔소리를 들을 위험도 있다.

특히 일반적인 바퀴를 채택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의 크기를 키우고 소재 역시 조금더 부드러운 것으로 바꾼다면 더욱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LG전자 2021 대박 히트상품 스탠바이미. (사진=LG전자)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는 점은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있다.

늘어난 수요만큼 공급을 늘이다보면 어느 순간 한계에 직면하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생산량을 줄여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LG전자의 스탠바이미는 그런 면에서 적정 수요를 잘 통제해서 여전한 팬덤을 이끌어 내고 있거나, 혹은 정말로 수요가 폭발적이어서 2배에 가까운 중고거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면에서든 올 한해 LG전자는 MC사업부를 폐쇄하면 25년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했다. 연속 누적적자폭이 총 5조원에 이르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모바일 제품의 개발 역량이 타 제품에 이식되면서 이같은 틈새제품도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럭저럭 예상치만큼 판매되거나 약간 미달할 경우 마케팅으로 채워나가는 가전시장의 비슷비슷한 판매속에서 단연 두드러지며 석달 열흘이 지나도록 여전한 완판기록을 기록중인 LG 스탠바이미.

혁신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조금더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서 대박내고 싶은 기업가라면 스탠바이미의 성공을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서툰 흉내내기가 아니라 잘 만든 제품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다는 변함없는 진리를 보여준 제품이기 때문이다.

 

[데일리e뉴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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