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꿀벌의 날"...기업들, 사라져가는 꿀벌 지키기 위해 나선다
"세계 꿀벌의 날"...기업들, 사라져가는 꿀벌 지키기 위해 나선다
  • 오현주 기자 oh_08@dailyenews.co.kr
  • 승인 2022.05.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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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에서 꿀벌 78억 마리 사라져...기후 위기가 원인
KB금융, K-Bee 프로젝트로 도심양봉 사업 진행...한화그룹도 태양광 전력 활용한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 공개

국내 기업들의 꿀벌 생태계 회복 사업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금융과 한화그룹 등 국내 기업들은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을 맞이해 꿀벌의 생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꿀벌에 의한 수분 매개. (그래프=데일리e뉴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가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다고 밝히며 꿀벌이 사라진다면 농작물의 수분(受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작물이 수분을 하지 못할 경우 농작물을 주요 먹이로 삼는 곤충과 초식동물은 연쇄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ntergovernmental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IPBES)는 이러한 연쇄성을 고려해 꿀벌의 가치를 연간 300~739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에서 약 78억 마리에 달하는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졌다. (사진=PixaBay)

꿀벌의 중요도와 달리 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에서 약 78억 마리에 달하는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졌다.

한국양봉협회는 이번 벌집군집붕괴현상(CCD)로 인해 약 2만3000여 가구의 양봉 농가를 비롯해 약227만 개 벌통 중 17.2%를 차지하는 4173가구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벌통 약 39만개에 해당하는 양으로 1만1700톤의 벌꿀을 채집할 수 있는 양이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 등은 합동 조사 결과, 천적 증가와 이상 기온 현상 등이 CCD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상 기온 현상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 (그래프=데일리e뉴스)

이중 이상 기온 현상으로는 가을철 저온과 겨울철 고온현상이 지목됐다.

꿀벌은 9~10월 사이에 면역력을 키우고 월동 준비를 하며 성체로 자란다. 

이 기간의 꿀벌들은 젊은 일벌과 저장꿀 확보에 나선다. 특히 여왕벌의 산란이 가장 왕성한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은 꿀벌의 먹이인 밀원을 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하므로 저장꿀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일벌이 필요하다.

반면 지난 가을은 이전보다 기온이 떨어지며 꿀벌들은 일벌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비교적 늙은 벌들이 월동 준비를 마쳐야 했다.

또한 꿀벌이 벌집에 머물러야 하는 11~12월에는 이상기후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며 월동에 들어간 벌이 밖으로 외부 활동을 기존 대비 일찍 시작했다. 이때문에 늙은 벌들은 체력 소진, 낮은 외부 기온 등으로 인해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꿀벌 애벌레에 기생하는 응애류의 증가, 꿀벌을 잡아먹는 등검은말벌 개체 수 증가 등이 더해져 꿀벌 실종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하와이는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하와이 토종벌을 포함한 7종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사진=PixaBay)

CCD 현상은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꿀벌의 손실을 조사 중인 비영리단체 BIP(Bee Informed Partnership)은 연간 약 45%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와이는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하와이 토종벌을 포함한 7종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유럽연합(EU) 역시 꿀벌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진 니코틴 계열 신경 자극성 살충제인 네이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계열 살충제 사용을 금지했다.

한화그룹의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 (사진=한화) 

국내에서도 꿀벌의 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케이비(K-Bee) 프로젝트'를 통해 밀원숲 조성, 도시양봉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도 홍천 지역에 밀원숲을 조성해 4년간 헛개나무, 백합나무 등 10만 그루의 밀원수를 심을 예정이다.

또한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꿀벌 약 12만 마리가 서식 가능한 '케이비 도시 양봉장'을 조성하고 향후 서울식물원과 연계해 식물원 내 야생벌을 위한 '비(Bee) 호텔'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전력을 활용한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Solar Beehive)를 공개했다.

솔라비하이브는 약 4만 마리의 꿀벌이 살 수 있으며 스마트 벌통에서 수집한 꿀벌들의 활동 데이터는 향후 꿀벌 개체 수 관련 연구에 활용된다. 특히 솔라비하이브는 꿀벌의 생태 위협 원인인 이상 기온 현상을 고려해 태양광 전력 사용하는 친환경 기관을 조성됐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태양광 발전소 인근 지역의 식생을 활용해 양봉을 병행하는 사례가 있다"며 "태양광 패널 하부에 야생화를 심어 꿀벌과 나비 등 수분 활동을 하는 곤충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조성함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도 가능해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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