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How Long이 아닌 How Well을 위한 문화(1)
[기고] How Long이 아닌 How Well을 위한 문화(1)
  • 장정애 미라클엣지 컨설팅 대표 webmaster@dailyenews.co.kr
  • 승인 2018.12.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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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애 미라클엣지 컨설팅 대표

‘문화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체계…세계관, 사회사상, 가치관, 행동양식 등의 차이에 따른 다양한 관점의 이론적 기반…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을 변화시키고 본능을 적절히 조절하여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그에 따른 산물들’. 위키백과의 ‘문화’에 대한 정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문화라는 용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라며 설명을 시작 한다. 너무 광범위한 개념이긴 하다. 여기에 모든 현상에 ‘문화’라는 단어를 접미어로 써서 정치문화, 직장문화, 대학문화, 대중문화, 여성문화, 청소년문화, 음주문화, 인터넷문화 등 수많은 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된다. 이제는 문화변혁을 도모하여 정치 목적을 달성한다는 개념까지 생길 정도로 ‘문화’는 동시대인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고 도구도 되었다. 

여기서는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의 역할이 축소되고 직업세계가 점점 팍팍해져 천재 한 명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로봇이 주도하는 사회로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인류가 합심해서 대처해나가야 할 당면한 지구환경 개선도 외면한 채 민족간, 국가간 여러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문제 속에 함몰되지도 않는 담대한 삶을 살기 위해 문화ㆍ사회와 관련되어 서서히 체화(體化) 될 가능한 모양새가 있을지 (1), (2), (3)으로 간추려 본다. 

▲세계는 지금 다양성과 통일성(Diversity vs. Unity)이 충돌 중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였던 새뮤얼 헌팅턴(Samual P. Huntington)은 이미 20여 년 전 <문명의 충돌>에서 “미래의 가장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편협함, 중화의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것이다”……”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들은 경제적, 정치적으로도 협력한다. EU(유럽연합)처럼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국가들에 토대를 둔 국제기구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국제기구보다 훨씬 원활하게 굴러간다”…”문명의 충돌에서 유럽과 미국은 단결하든가 갈라설 것이다. 더 거대한 충돌, 곧 범지구적으로 벌어지는 문명과 야만성의 ‘진짜’ 충돌에서 종교, 예술, 문학, 철학, 과학, 기술, 윤리, 인간애를 풍요하게 발전시킨 세계의 거대한 문명들 역시 단결하거나 갈라설 것이다. 다가오는 세계에서 문명과 문명의 충돌은 세계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며, 문명에 바탕을 둔 국제질서만이 세계대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 될 것이다.”고 하였다. 이미 범지구적으로 끊임없이 발생할 국지적 싸움을 예견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원인 분석으로 예견을 뒷받침하였다. 

한 문화의 독창성은 다른 문화와 비교해 볼 때 서로 다름이 더욱 드러날 것이다. 한국은 전후(戰後) 70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이례적인 나라로 인정 받지만 빛나는 압축적 성취의 반대편 그늘에는 미처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한 ‘정신계’가 있다. ‘정신 없이 달려온’ 성취라 이제야 ‘정신’이 쫓아가고 있다. 하드웨어는 기가바이트 급으로 날아가는데 소프트웨어는 메가바이트 급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문화는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로 나눌 수 없는 고유성이 있으나 ‘세계관, 사회사상, 가치관, 행동양식’ 등에서 인본주의란 잣대로 볼 때 동시대인으로서 받아 들이기 어려운 타문화가 있는 것도 사실이며 그렇다고 우리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무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용광로? 토마토 수프? 샐러드 볼?(Melting Pot? Tomato Soup? Salad Bowl?)

미국은 이민자들의 모임으로 시작된 다인종 사회이다. 1979년에 한〮미 문교부가 미국 Western Michigan University에서 Korean-American Student Exchange Program을 주관했는데 한국의 각 대학교 대표 27명과 미국에서 한국학에 관심 있는 학생 중에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들이 모여 동북아 정세와 대학문화 교류에 대해 강의도 듣고 의견도 나누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분석에 놀랐다. 마치 ‘내가 모르던 나’를 남의 입을 빌어 대면하는 것과 같았다.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교과서 외의 상황은 엄혹했음도 새삼스러웠고, 또한 대학생들의 개방성과 솔직함에도 놀랐다. 한국엔 통금이 있어 밤이면 골목에 멀리 희미한 외등만 있을 뿐이었는데 뉴욕엔 밤새 길거리가 대낮같이 환하고 거리엔 사람도 없이 차가 날아다닌 ‘밤 풍경’이었다. 그 당시 미국을 다녀오면 이구동성으로 감탄한 ‘하늘의 축복을 받은 나라’로 실감하였고 코카시언, 흑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햄버거 레스토랑에서 어울리고 있었다. 

다양한 역사ㆍ문화ㆍ종교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인종’으로서 ‘미국인’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인종의 용광로’는 ‘인종적 종합’을 의미하며 이민자들의 ‘미국화‘를 추구한 ‘토마토 수프’와는 별개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1970년 이후 인종주의 옹호자들은 미국이 결코 ‘용해되지 않은 인종들’과 ‘다양한 문화적 공동체’로 구성된 나라라며 ‘다문화주의’를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동질성’은 반대하며 ‘다인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주장한다. 각자의 정체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상호 공존하는 미국인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이제는 미국 헌법에도 나와있는 기독교 정신을 학교에서 가르치면 종교 탄압으로 저항 받기에 이르렀고 무슬림을 위한 할랄 음식이 모든 학교에 제공되고 있으며 전체 식재료를 할랄 식재료로 쓰는 학교도 있다 한다. 

캐나다는 1960년대의 영·프 중심의 문화인 ‘2언어·2문화주의’에 대해 서부 캐나다가 강하게 반발하여 ‘다문화주의’가 대두되어 연방정부는 1971년에 ‘2문화주의’를 ‘다문화주의’로 바꾸었으나 프랑스는 ‘2문화주의’의 포기는 프랑스계 문화를 경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2007년 100만 명을 돌파 후 9년 만인 2016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로라면 2021년엔 300만 명으로 예상되어 전체 인구대비 5.8%에 육박해 OECD 국가들의 평균 외국인 비율인 5.7%를 넘게 되어 단일민족국가라는 말은 백과사전에서나 보게 될 생소한 단어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2017년 한국의 고령화〮저출산 현상이 겹쳐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해외동포의 국내 취업과 대학의 해외학생 유치 등으로 유학생 유입이 증가 추세이다. 12대 주력산업 중에서 화학, 기계, 섬유, SW산업의 부족률이 높다 하니 제4차 산업혁명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 특히 SW산업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도 없었고 각 대학의 준비도 없었다는 말이겠다. 2016년 말 기준 경제활동인구는 약 2700만 명인데 2030년에는 13%가 감소한 2400만 명을 예상한다 하니 청년실업자 35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 학력인플레를 줄이고 부가가치 산업 인재로 전환해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 

◆’이민·난민·정치적 올바름’…가까워지는 지구촌, 그 구성원으로서의 어려움

경기연구원의 연구에서는 외국인력의 국내유입의 긍정적 효과는 2008년 기준 약 50만 명으로 약 30조 가까운 국내 총생산유발 효과와 고용창출이 있었지만 국내 인력의 임금하락 및 지역사회 치안과 복지 지출 증가 등의 부정적요인 발생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민뿐 아니라 난민 문제도 풀기 어려운 복합적 수수께끼이다. 

유럽의 난민에 의한 테러 현황은 심각해지고 있어서 2016년 스웨덴의 난민 시설에서 일하던 22살 여직원이 15살 난민 소년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하는 사건도 일어나면서 난민 관련 범죄가 10배 증가했다. 프랑스는 파리 테러 현장에서 발견된 여권과 지문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 중 2명이 그리스에서 난민 등록을 한 후 프랑스로 흘러 든 것으로 확인했다. 독일은 2016년 새해 첫날 쾰른 중앙역 광장에 밤새 모여 있던 남성 1000명 가량이 연말 축제를 즐기러 나온 여성들을 상대로 수십 차례 성폭력과 강도 행각을 벌인 이후 독일 곳곳에서 집단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형편에 베를린 트럭 테러, 바이에른 열차 안 테러 등 테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UNICEF에 의하면 난민 브로커 시장이 무려 년간 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다. EU는 중동아프리카 난민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들자 2015년부터 각 회원국에 일정한 수의 난민 강제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등은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출처: UNHCR 홈페이지 ‘시리아 긴급구호’
사진출처: UNHCR 홈페이지 ‘시리아 긴급구호’

유엔 난민기구(UNHCR)에 의하면 전 세계 난민이 3000만 명을 넘었다 한다. 미등록난민과 망명 신청자, 거주지에서 쫓겨나 국내를 떠도는 사람을 합친 전세계 실향민은 6~7천만 명까지 추산한다. 이렇게 난민 인구가 늘면서 내전ㆍ분쟁ㆍ박해ㆍ폭력ㆍ인권유린 등으로 살던 곳을 떠나야 했던 난민들이 이제는 난민으로 받아들여준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세력으로 변하면서 정치ㆍ경제ㆍ인종ㆍ종교ㆍ문화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무국적자에게 국적을 찾아주는 일도 하는UNHCR 홈페이지 ‘시리아 긴급구호’에서는 7년간의 시리아 내전에서 수십만(36만 명에서 추정 사망자 포함 60만 명) 명이 죽고, 1천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라야 했으며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된,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적 문제가 되면서 580만 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24,000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UNHCR는 전세계 난민 중 52%가 아이들이고 분쟁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전 세계 어린이 10명 중 1명, 2017년 보호자 없이 피난길에 오른 아이는 173,800명이라 하는데 시리아에서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으로 또 EU 국가들로 지속해서 이주해와 이제는 유럽 정치의 판도를 크게 바꿔 여론을 가르며 정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북유럽의 독일ㆍ스웨덴, 동유럽의 헝가리ㆍ폴란드, 서유럽의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이미 난민 온정주의에서 반(反)난민 혹은 배타주의로 돌아섰다. 

2015년 수니파 정부군과 시아파 반군의 내전 발발 후 예멘 난민은 4년째 수단,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등으로 185,958명이 피난을 갔고 무사증 입국으로 이슬람권인 말레이시아까지 갔으나 체류기간 연장 문제로 올해 다시 561명이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로 왔고 519명은 난민 신청을 하여 한국에서 난민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은 대부분 젊은 남성이라는 점과 유럽의 난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것을 예로 들어 국민들의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반대하는 글이 수십만 명을 넘었으나 법무부로부터 난민 신청자 중 34명은 난민 불인정 결정이 났지만 339명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다. 

◆총체적 경제〮사회 붕괴로 피난 길 떠나는 ‘마두로 다이어트’ 족

한국 UNHCR의 10월 19일 뉴스엔 ‘굶주림과 절망에 이끌려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원주민들’이란 제하에 와라오족과 와유족 사람들이 브라질과 콜롬비아로 피난하는 기사를 실으며 토착 부족 족장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26개 이상의 원주민 부족 중 한 부족장은 7개월 된 딸이 폐렴에 걸렸을 때 의약품이 없어 잃어야 했다며 “아이들이 굶주린 상태였기 때문에 브라질에 오기로 결정했다……. 하루 한끼를 그것도 밤에 아주 적은 양밖에 먹지 못했다”며 낙담한다. 식량, 의약품 부족에 치솟는 물가, 정치적 불안과 폭력으로 수십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피난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달 전엔 브라질 국경 지대의 연방 법원 판사가 베네수엘라인들의 입국을 중단시키고 일시적으로 국경을 폐쇄했지만 이 판결은 대법원에 의해 번복되었다.  

원유매장량 세계 2위 산유국인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가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화폐가치는 하락해 한 달 최저임금 500만 볼리바르의 값어치가 미화 40달러(약 4만5천 원) 수준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실제로 시장가로 최저 임금은 미화 1달러도 안 되어 한 달 동안 일을 해도 돼지고기 1kg을 사기도, 커피 두 잔을 사서 마시기도 힘든 지경이 되었다. 

1999년~2013년 장기 집권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무리한 빈민정책을 썼다. 빈민층 200만 가구에 무상으로 집을 지어주는 등 포퓰리즘 정책에 오일 머니로 필수재의 가격을 통제하여 국영석유기업은 망가져 갔고 인프라 투자는 도외시해 생산 가능한 석유량은 계속 줄어들고 필수재를 만들던 기업은 가격 통제로 인해 문을 닫고 그 나라를 떠나 결국 수입에 의존하게 되었다. 후임 마두로 대통령은 매장된 원유를 담보로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하고 세금, 부동산 거래, 이자 납부까지 페트로를 통해 하도록 강제하였으나 미국에서는 페트로 거래 금지를 선언하였다. 

빵에 들어가는 옥수수가루를 구하기 어렵다 보니 국민 10명 중 9명이 2015년보다 적게 먹어 평균 체중이 11kg이나 줄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이름을 딴 ‘마두로 다이어트’라는 자조 섞인 말을 만들었고 사회 불안 요소가 커져 카라카스의 살인율이 세계 1위가 되었고 국민 10%에 가까운 230만 명이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등으로 탈출했다. 화폐가치가 떨어져 많은 화폐를 보관 할 수 없어 신용카드만 받기도 하고, 주차비를 ‘에너지 바’나 ‘초콜릿’으로 대신 내기도 하고 지폐를 엮어 가방이나 지갑을 만들기도 한다. 한국에선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도 있는데 월세가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한 달 전 월세로는 암시장에서 우유 한 통도 사기 어렵다 한다.

브라질 파카라이마(Pacaraima) 캠프에 머물고 있는 베네수엘라 원주민 여성과 아동ⓒ UNHCR/Reynesson Damasceno
브라질 파카라이마(Pacaraima) 캠프에 머물고 있는 베네수엘라 원주민 여성과 아동ⓒ UNHCR/Reynesson Damasceno

◆중세 사막 위의 대상, 20세기 캠핑 트레일러, 21세기 난민행렬인 ‘카라반’

지금 젊은이들이 캠핑카로 인식하는 ‘카라반’은 아랍인들이 사막지방에서 주로 낙타를 이용해 오아시스로를 따라 교역을 하는 상인들의 무리를 일컬었고 대상(隊商)이라고도 한다. 올해 ‘카라반’은 과테말라 국경을 넘어 멕시코를 지나 미국으로 향하는 수 천명의 ‘이민자 행렬’이라는 한가지 뜻을 더 얹었다. 중미의 치안이 불안한 북부 삼각지대 나라 중 온두라스에서 범죄조직, 정치 불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피해 떠나기 시작해 가는 곳마다 더 많은 행렬로 불어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는 국민들의 불법 이민을 중단시키지 못했다……해외 원조를 끊거나 상당히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예상 밖으로 야권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금 삭감 선언을 환영하고 있다. “어차피 미국의 지원금은 국민의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한다.

사진출처: 로이터·AFP 연합뉴스
사진출처: 로이터·AFP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세계 난민대책회의에서 난민 등 이주민들의 권리를 담을 ‘유엔이주협정(이주를 위한 글로벌 콤팩트)’ 채택에 참여하면서 국회협의나 공론화를 거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ㆍ호주ㆍ스위스ㆍ이탈리아 등이 불참을 선언하며 이탈하고 있고 독일은 유보적이며 동유럽 국가들도 불참을 고려하고 있어 ‘전쟁난민’에 대한 온정주의에서 각국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바뀌는 추세다. 전쟁난민이 아니라며 일자리와 복지를 찾아 오는 사람들이 많아져 노동시장과 국가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2017년 10월 30일 제주일보 기사에 따르면 중국 신흥 종교인 ‘전능신교(전능하신 하나님교회)의 교주가 조선족 신도들에게 ‘조선족들은 한국으로 가라, 모두들 가출해 잠적하라’는 내용의 지령을 보내면서 무사증 지역인 제주로 신도들이 유입되고 있으며,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난민 신청만 해도 2014년 2896명에서 2016년 7542명으로 2년 만에 배가 늘어났고 이 중 중국인 난민 신청자도 2014년 360명에서 1061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 미국 각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정치적 올바름’인 ‘PC(Political Correctness)’는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주창하면서 성차별, 인종차별 등 소수자(Minority)에게 불쾌감을 주는 표현을 삼가 하는 운동으로 북미, 유럽을 건너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장애인’은 Disabled 에서 Handicapped로, ‘흑인’은 Black에서 African-American으로, ‘아시아인’은 Oriental에서 Asian-American으로, 인디언은 Indian에서 Native American으로, 주부는 Housewife에서 Domestic Engineer로, 승무원은 Stewardess에서 Flight Attendant로, 시각장애인은 Blind에서 Optically Darker로, 빈자는 Poor에서 Economically Unprepared로, 민머리는 Bald에서 comb-free로, 우체부는 Postman에서 Post Person으로, 경찰관은 Policemen에서 Law Enforcement Officer 등으로 바뀌며 나이에 대한 차별(Ageism),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Heterosexism), 외모에 대한 차별(Lookism), 신체의 능력에 대한 차별(Ableism)을 없앤 중성적이고 중립적인 단어들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PC의 한글 버전으로 불구자, 장님, 귀머거리, 탈북민, 조선족, 동성애자 등을 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새터민, 중국동포, 성소수자 등으로 바뀌었다. PC는 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틀을 가지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프레임 법칙’의 한 예가 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보편적 교육이 부족했던 시절, 고정관념으로 소수자에게 편협했던 사람들이 용어가 바뀌면서 새로운 용어가 주는 이미지에 따라 순화되는 것은 시나브로 자기중심적 세계를 벗어나도록 빗장을 여는 프레임 법칙의 순기능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 정착한 다문화 가족의 언어 문제

결혼 이민자의 증가로 다문화가족이 늘어나고 있고 가끔 다문화 가정은 2중언어가 가능할 것이라 믿는 생각을 만난다. 하지만 언어는 가정과 사회에서 지속적 반복적 학습을 통해 습득되는 것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이질감을 느껴 또래 그룹에서 소외되는 순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서로 상승하는 시너지가 아니라 서로 상쇄되는 결과로 한 언어로도 완전한 소통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소외되기도 하고 학업 중도 포기 및 빈곤에 노출될 확률도 높다. 

여성가족부에서는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가족상담 및 교육으로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상담, 부부교육, 부모자녀교육 등과 방문교육서비스로 한국어교육, 부모교육서비스, 자녀생활서비스 등과 자녀 지원으로 언어발달 지원,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 자녀성장지원사업 등과 통ㆍ번역서비스, 멘토링, 자조모임, 나눔 봉사단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활용도가 높기를 바란다.

문화의 한 요소이면서 민족정신 산물로서의 언어가 요즈음같이 격변시대를 겪는 때도 없다. 맞춤법 파괴, 온갖 줄임 말, 모욕과 증오 표현이 난무하는 SNS에서 정상적인 한글 사용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세계 언어학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유일하게 창조된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은 우리나라 보다 해외에서 더욱 진가를 인정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지 1994년 6월호 ‘쓰기 적합함’이란 기사에서 레어드 다이어먼드는 ‘한글은 독창성이 있고 기호 배합 등 효율면에서 특히 돋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한글이 간결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극찬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던 ‘한글의 날’을 공휴일로 복귀하여 경축하자는 분위기가 미국에서 있어 미국 시카고 대학의 매콜리 교수는 10월 9일엔 한국 음식을 먹으며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한글날은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복귀되었다. 

◆민족혼을 담은 한국학,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세종학당

‘한국학’이라는 말은 1945년 광복 이후 처음 사용되었고, 1950년 하와이주립대학에서 한국학 강좌가 개설된 후 1972년 한국학 센터가 정식 인가되어 하와이 주립대학 한국학 센터는 해외에선 가장 큰 규모의 한국학 센터이며 경복궁의 근정전과 향원정을 본 딴 자체 독립건물이 있다. UCLA에는 1985년부터 한국학 관련 강좌가 개설되었고 1993년 한국학 센터가 설립되어 현재 40여 개 강좌가 있으며 한국학도서관도 있다.

사진출처: 마노아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센터 홈페이지
사진출처: 마노아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센터 홈페이지

1995년 가톨릭대 영문과 전경자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가 실시한 교수공채에서 24명의 국내외 경쟁자를 물리치고 동아어문학과의 한국어 프로그램 책임교수로 발탁되었다. 동아어문학과는 한ㆍ중ㆍ일의 역사, 문학, 어학과정을 운영하는 곳으로 중ㆍ일 과정은 해당 국가의 지원이 풍부해서 수준이 상당히 높지만 일본어학 학생수가 줄어들고 한국어학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한국학의 경우는 많이 뒤떨어져 있어 국가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했다. “두 과목 정도 강의도 맡게 되지만 강사들을 재교육하고 각종 국제회의에서 한국어 과정을 홍보하는 일로 더욱 바쁠 것 같다”고 했다. <태평천하>, <회색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무기의 그늘> 등을 번역해 해외에 알려 번역문학상을 네 차례 수상하기도 한 전경자 교수는 한국어 과정에 한국인 교수가 직접 참여하는 사실상 처음 경우로 ‘하버드대 동아어문학과의 한국어학 과정은 회화 중심이 아니라 한국학 연구자들을 위한 학문적 연구과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인권변호사로서 한국과 미국을 다니며 활동해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을 사랑했다’는 평을 받는 전경자 교수의 남편 제임스 웨스트 박사가 1998년 한국 출장 중 사망한 이후 ‘한국 법과 경제에 관한 비판적 담론’이라는 영문 단행본이 2002년 유고집으로 나왔고 2003년엔 제임스 웨스트 인권변호사를 기리며 하버드대에서 제주 4.3 민중항쟁 관련 국제 컨퍼런스가 열리기도 했다. 요즈음 재조명되고 있는 항쟁을 15년 전에 하버드대에서 인권변호사를 기리며 재고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출처: Harvard University Home Page
사진출처: Harvard University Home Page

이제는 여러 나라에서 의ㆍ식ㆍ주의 해결과 윤택한 삶에 만족하지 않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직접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보여주며 움직이는 문화 소비자시대로 접어들면서 K-Pop, 한국문화, 한국유학, 한국여행, 한국기업취업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호기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1991년에 외국과 각종 교류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도모하고 국제적 우호친선을 증진하기 위해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으로서 한국학을 널리 보급하고자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세워진 이후 2005년 말 세계에서 한국학을 개설한 대학이나 기관은 62개국 735개였다 한다. 

2003년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문화교류 전담기관으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정되어 ‘문화로 한국과 세계를 잇는 네트워크 허브’를 비전으로 도약의 전기도 마련되었다. 외교부에서는 2010년 ‘한국공공외교 포럼’ 창설 이후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고 한국의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에 직접 지원하며 나서기도 한다. ‘공공외교는 주로 외국의 대중을 그 대상으로 하지만, NGOㆍ대학ㆍ언론 등도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공외교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외교부는 설명한다.

2012년 566돌 한글날 프랑스 국립 미쉘 드 몽테뉴 보르도 3대학교에서 한글 교육 섹션의 책임자로 국무총리표창 유공표창을 받은 김한정 교수는 1968년 성심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5년 파리로 유학을 떠나 1982년 이상(李箱) 시인 시평론으로 파리 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6년 보르도 대학에 한국학 강의를 창설하고 책임자로 20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하여 2000년도에는 입학생만 100명을 넘기고 2012년 한국학 대학자격증도 신설, 한국학 과장이 되었고 2015년 정식 학사과정을 창설했다. 그녀는 “한국에 다녀온 학생들이 거리의 영어〮불어 표기 간판이 틀렸다고 지적하더라”며 “살아있는 언어가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속도로 급히 변해가고 있어……순수 우리말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속도는 SNS를 통해 가히 빛의 속도로 퍼진다. 방콕(방에 콕 박혀 지내다),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 취준생(취업 준비생), 남친(남자친구), 여친(여자친구),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정도가 귀에 익숙해질 무렵 남사친(남자사람친구), 여사친(여자사람친구),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볼매(볼수록 매력),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갑분교(갑자기 분위기 교장선생님), 갑분무(갑자기 분위기 무엇?),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갈비(갈수록 비호감), 걸조(걸어 다니는 조각상), 귀르가즘(귀로 듣는 오르가즘), 남아공(남아서 공부나 해), 안물안궁(안 물어봤음 안 궁금함), 누물보(누구 물어보신 분?),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만찢남(만화 찢고 나온 남자), 만찢녀(만화 찢고 나온 여자), 만반잘부(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 맥날(맥도날드), 베라(베스킨라빈스), 스벅(스타벅스), 파바(파리바게뜨), 문찐(문화 찐따: 새로운 트렌드에 뒤떨어진다), 문송(문과라서 죄송), 버정(버스정류장),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비담(비주얼 담당),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심멎(심장이 멎다), 시강(시선강탈), 우유남녀(우월한 유전자의 남자, 여자),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최애(최고로 애정을 가진 것),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알부자(알바를 2개 이상 하는 사람), 부장 인턴(인턴만 하는 취준생), 인구론(인문계 90%는 논다), 법 블레스 유(법 아니면 넌 죽었다), 등 정말 별다줄(별걸 다 줄인다)이다! 

세계인들은 한국의 첫 관문으로 한국 대사관·영사관으로 인식하던 지난 시대를 거쳐 2012년에 설립된 ‘세종학당재단’의 각국 지정 ‘세종학당’을 찾아오고 있어 2018년 6월 기준 57개국 174개소에서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운다.

사진출처: 세종학당재단 홈페이지
사진출처: 세종학당재단 홈페이지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라”

공동묘지 근처에서 시장으로, 다시 서당 부근으로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가 지금부터 2300여 년 전인 기원전의 일이니 ‘교육열’은 그 역사가 길다. 20세기엔 교육을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멀리도 살펴 움직인다는 ‘헬리콥터 맘’, 뉴욕에 사는 부모가 캘리포니아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매일 수십 통씩 전화하여 진로걱정 공부걱정과 잔소리를 한다고 21세기 부모들이 ‘가장 긴 탯줄’을 유지하고 있다고 뉴스 위크지가 전한다.

한국독립운동가들의 위대한 스승이자 영웅인 도산 안창호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이지만 조선인을 계몽시키려 일생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는 곳마다 독립운동 자금모금, 독립운동가 양성, 흥사단을 비롯한 독립운동단체 설립, 신문 발행, 학교 설립하여 교육하고 교회를 세워 전도에 앞장섰다. ‘한국인 스스로 한국을 혁신케 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그 인재를 양성하는 힘은 교육에 있다’고 확신하고 1902년 미국으로 건너가 25세에 초등학교에 진학해 미국 어린이들과 공부하며 미국 교육시스템을 배우다 오렌지 농장에서 미국인에게 온갖 차별과 무시를 당하며 힘들게 일하는 한국 근로자들을 보고 학업을 중단하고 같이 오렌지를 따며 한인들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키려 했다. “오렌지 한 개를 따더라도 정성껏 따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며 미국과 미국인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며 한인단체를 결성해 한인근로자 인권보호에 애쓰며 힘을 결집시켰다. 한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선생의 흔적은 지금도 미국 곳곳에 있어 리버 사이드시 시청 앞에 마틴 루터 킹,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과 함께 안창호 선생의 동상이 서있다. LA에는 미국 정부기관 중 유일하게 한국인의 이름을 딴 『도산 안창호 우체국』과 LA 문화사적지 『도산 안창호 광장』이, 또 남가주대학교에는 안창호 선생 가족의 자택을 옮겨와 만든 『한국학 연구소』가 있다.

1907년 이토 히로부미가 안창호 선생을 만나자 하고 “서양 열강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일본은 한국과 중국의 힘을 키워 열강과 싸울 대등한 힘을 모으고자 하니……선생도 아시아를 향한 일본의 위대한 꿈에 함께 해주시오.”라 하니 안창호 선생이 “한중일이 아시아 평화의 시작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한국발전을 위해 노력하려는 것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 한국을 진정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면 우리 한국은 한국인의 손으로 혁신하게 해주십시오.”라 답했다. “나는 일본의 실력을 잘 안다. 지금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무력을 가진 나라다. 나는 일본이 무력만한 도덕력을 겸하여 갖기를 동양인의 명예를 위해서 원한다……원한 품은 2천만을 억지로 국민 중에 포함시키는 것보다 우정 있는 2천만을 이웃 국민으로 두는 것이 일본의 득일 것이다. 내가 대한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동양의 평화와 일본의 복리까지도 위하는 것이다.”라 강조하며 ”한국에 대해 불평을 하고 누군가를 탓하기 보다는 한국 청년 스스로 개혁의 주인공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하였다.  

외세의 침략도 자신의 무능을 탓하는 내 탓이오(Mea Culpa)로 자성하여 공부하며 국력을 키우라는 말은 요즈음으로 보자면 거의 선사시대 유물과도 같은 태도라 할 것이다. 하지만 차원 높은 이러한 각성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지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자생하기 어려운 태도이다. 입시지옥에 파묻혀 부모와 자식 모두 대학 입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숙명여고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학교에서도 교수 자녀가 아버지 교수로 인해 특혜 시비가 붙을 정도이니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가늠키 어려울 정도이다. 귀족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어디 가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막장 드라마와 같은 말이 생겨 굳어졌는지 한글을 곱게 사용하는 노력이 부족한 삭막한 사회 환경이 안타깝다.

헌팅턴은 “평화와 문명의 미래는 세계의 주요 문명들을 이끄는 정치인, 종교인, 지식인들이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다른 문명들의 상대적 힘이 증가하면서 서구 문화의 매력은 반감되며 비서구인들은 점점 자신들의 고유문화에 애착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서구와 비서구의 관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는 서구 문화의 보편성을 관철하려는 서구, 특히 미국의 노력과 서구의 현실적 능력 사이에서 생겨나는 부조화라고 말할 수 있다…인종적, 종교적, 문명적 폭력 앞에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사회적 유대감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했지만 오늘날 각국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과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고 종교인들은 유일신 체제하의 외곬 편협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지식인들은 이론과 실제가 맞지 않는 사회현상을 편익 논리와 거래하여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되어 ‘과연 세계평화를 위한 지성 집단이 가능할 것인가’를 자문할 때 암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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