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14일(현지 시간) 가동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불안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의 30% 이상을 사우디에서 수출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타격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이하 한국 시간) 외신은 예멘 반군이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시설 2곳을 무인기(드론) 10대로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예멘 반군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원유 탈황·정제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을 공격했으며 큰 화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 상당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되는 수치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5% 정도다.
세계 유가 시장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폭격 이후 첫 거래에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71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 당 71.95달러로 전 장 보다 약 12달러나 높게 거래를 시작했다가 68달러로 떨어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유(WTI)는 배럴 당 63.64달러로 거래돼 전 장보다 16%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에너지 전문 한 매체는 "시설 복구가 지연되면 유가가 배럴당 세 자릿수(10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31.1%를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번 테러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에너지업계는 국제 유가가 통상 2, 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초부터 휘발유 등 석유 제품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한국은 하루에 사우디 원유를 400만 배럴 소진하는데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일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