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천태운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600조원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은 599조3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55조8300억원)보다 43조555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430조2053억원으로 35조2982억원 늘었다. 개인집단대출은 140조2737억원, 개인신용대출 105조7771억원으로 각각 15조4014억원, 6조6666억원 증가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감소했다. 9월 가계대출 잔액은 8월보다 2조5908억원이 늘었다. 지난 6∼8월의 전달 보다 증가액은 각각 3조7743억원, 4조5651억원, 4조9759억원이었다.
정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했고, 내년부터 새로운 예대율(예금-대출 비율)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예수금(잔액)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올라가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p(포인트) 내려간다.
예대율이 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취급을 제한받게 된다.
내년 1월부터 은행권에 새로운 예대율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가 도입된다.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들은 예대율 100%를 초과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제한 등 대출 취급을 제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금을 확대하거나 대출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사철이라 자연증가가 많았던 것 같다. 예대율 관리는 적정 수준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주택가격과 전세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이와 연동된 대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신용대출 금리도 하락해 신용대출 신청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법인 대출에 대한 예대율 가중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중기대출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