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공장 가동률 낮춰··· 코로나19 종식·경기회복이 관건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국제유가 11일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0.4%(3.23달러) 오른 34.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자칫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뻔했으나,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등을 이뤄냈다.
전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라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 들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유국들도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원유 가격을 낮추며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공급 과잉 문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감산에 반대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가격을 낮추는 한편, 증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렇게 거대 산유국 두 나라가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다른 산유국들은 공멸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졌다.
그나마 감산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떨어지는 유가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언제 상황이 뒤바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공장 가동을 조절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공장 가동률을 80% 선으로 내렸다.
현대오일뱅크도 전년과 비슷한 80%의 공장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정유사들은 비싸게 원유를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다. 또한 재고 평가 손실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돼 산업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올해 정유사들의 실적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될 것이나, 의미 있는 수준의 국제유가 반등 및 정유·화학업종 센티먼트 개선에는 경기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2014~2016년 저유가로 공격적인 투자가 제한된 반면, 원가 경쟁력이 회복되면서 회복 사이클을 시현했던 석유화확·정유 업종의 데자뷰 또한 재차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석유화학 업종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