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서 장바구니 찾아요"··· 재난지원금 편의점으로 몰린다
"입구에서 장바구니 찾아요"··· 재난지원금 편의점으로 몰린다
  • 김태희 기자 alttab235@dailyenews.co.kr
  • 승인 2020.05.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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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장보기 등 평소 안나가던 제품 매출 급증
와인·수입 아이스크림 등 고가 상품 판매량 늘어
편의점 냉동고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을 꺼내는 모습.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 냉동고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을 꺼내는 모습. (사진=세븐일레븐)

[데일리e뉴스= 김태희 기자]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A 씨(43·여)는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물건을 몇 개 집어서 계산대에 오던 손님들이 요즘은 가게에 들어오면서부터 (입구에 비치된) 장바구니를 들고 매장을 둘러보는데 확실히 재난지원금 영향을 느낀다"면서 "지난 석 달간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조금 위안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A씨가 체감한 것이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1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지급 후 편의점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식품과 생필품은 물론 평소 잘 팔리지 않던 고가 상품까지 구입 품목도 다양하다.

먼저 편의점 GS25는 지난 주말(16~17일) 주요 상품 매출이 전주와 비교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평소 잘 팔리지 않던 제품의 매출이 늘었는데 헤어·바디세정용품 등 생필품이었다. 해당 상품의 매출은 무려 3배(265.6%)나 치솟았다.

골프와 캠핑용품 등 스포츠 관련 상품 매출도 2배(111.7%) 이상 증가했다. 반려동물용품(63.6%), 휴대전화용품(62.9%), 완구류(57.8%) 등 공산품의 판매량도 늘었다. 먹거리 중에서는 아이스음료 77.7%, 국산 과일류 57.4%, 국산 돼지고기 50.4%, 수입 소고기 50.1% 순이었다.

서울 중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 씨(43·남)는 "코로나지원금이 풀린 이후 평소 잘 나가지 않던 상품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보통 담배나 김밥, 과자 등 먹거리 손님이 전부고 가끔 휴지나 팔리는 정도였는데 최근 화장품이나 충전기 케이블 등 비식품도 심심치 않게 팔린다. 비싼 수입아이스크림도 추가 발주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CU(씨유)에서도 과일과 채소 등 장보기 상품 판매량이 전주와 비교해 14.2% 늘었다. 와인과 건강음료 등의 고가 상품의 매출도 각각 23.3%, 27.5% 신장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얼음(65.9%), 아이스 음료(40.1%), 아이스크림(38.0%)도 많이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비교적 고가의 상품들이 눈에 띄게 팔렸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매출을 전주와 비교한 결과 면도기는 45.2%, 남성용 화장품은 48.1% 증가했다.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은 9.9% 신장했다. 특히 나뚜루나 하겐다즈 등 고가 아이스크림의 매출은 21.6%나 늘었다.

주류 판매량도 높아졌다. 주류 전체 매출은 7.5% 신장했는데 고가 상품인 와인(17.2%)과 양주(12.8%)가 매출을 견인했다. 맥주의 경우는 8.3%, 소주·막걸리 등은 4.1%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누와 칫솔, 샴푸 등 생활용품 매출도 13.6% 많아졌고 기저귀 판매량도 17.2%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 어린이 관련 상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이마트24)
한 어린이가 이마트24에서 어린이 관련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이마트24)

같은 기간 이마트 24에서는 어린이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직전 주와 매출을 비교한 결과 어린이 음료는 71.5%, 기저귀는 54.1% 늘었다. 이외 완구(24.7%), 토이캔디(19.6%), 아기물티슈(18.3%) 등도 많이 팔렸다. 

고가 상품 중에서는 양주가 29.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폰과 에어팟케이스 등 디지털 관련 상품 역시 27.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고급 아이스크림도 19.4%로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생필품 수요도 많아졌다. 봉지라면과 가공캔류는 각각 16.8%, 10.3% 증가했으며 김류와 조미료도 10.3%, 16.4% 신장했다. 생필품 중에서는 수건이 25.1%로 가장 높았고 속옷과 샴푸, 손·바디세정제, 면도용품, 로션, 세제 등도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에서 5년 넘게 편의점을 운영해온 C 씨(34·여)도 코로나지원금 영향을 받는다고 얘기했다. C 씨는 "지난 주말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 객단가가 오른 것 같다"면서 "(편의점에) 워낙 담배 손님이 많기도 하지만 유독 보루 통째로 사가는 손님이 많았다. 보통 하루에 1~2개 정도 나가는 것이 10개 이상 팔려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이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편의점으로 수요가 몰린 것 같다"며 "최근 문제가 됐던 '가격 올려 받기' 걱정이 없고 1+1 등 행사 상품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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