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추출해서는 안 되는 지역을 선정한 석유 지도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공동 연구진은 국제사회의 목표 달성을 위해 추출 불가한 지역을 선정한 전 세계 석유 지도를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했다.
앞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6개 당사국 대표단은 이번 세기말까지의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파리 협정 목표 달성 가능한 탄소예산을 먼저 분석했다. 탄소예산이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제한하면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말한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남은 탄소예산은 약 2500억톤(t)에 불과하다.
이는 202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1 실무그룹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2020년 기준 탄소예산 4940억톤에서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또한 전 세계 배출량이 420억톤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탄소예산은 오는 2028년 경 고갈된다.
현재까지 발견된 석유 등 화석연료를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탄소 배출량은 탄소 예산의 40배가 넘는 1만1000기가톤에 달해 대부분의 화석 연료 자원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말아야 할 화석연료는 석탄, 가스 및 석유 자원의 약 97%, 81% 및 71%에 달한다.
연구진은 시추가 쉬운 지역에 매장된 석유 자원 2276기가배럴 가운데 1524배럴을 추출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에 따라 석유 추출을 포기할 지역을 선정해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거나 생물다양성, 자연 등 보호구역으로 선정된 구역 등 사회,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 2950만km2은 추출 금지구역으로 선정되었다.
이 지역의 매장량은 609기가배럴로 남겨두어야 할 석유 매장량의 40% 수준에 그치기에 인구밀도, 고유종의 풍부함 등 기준에 따라 지역이 추가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추출은 생물 다양성 등 지속가능성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며 "추출 금지 지역 설정을 통해 생물 다양성 보존, 주민 건강 등의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