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쌍용차 노사의 용기 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데스크 칼럼] 쌍용차 노사의 용기 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19.09.2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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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경제산업부장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딱 10년 전 경기도 평택과 서울은 뜨거웠다. '살인은 해고다'고 외치며 평택공장과 서울 시내에서 파업을 펼치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회사와 맞섰다. 기자도 평택공장과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며 쌍용차 노조원들을 취재했다. 비를 맞으며 쉬어버린 김밥을 먹으면서도 공장 앞을 떠나지 않았고 심지어 옷이 찢어지면서까지 공장에 잠입해 취재를 감행하기도 했다. 그때 만났던 쌍용차 노조원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10년이 지난 오늘 쌍용차 노사는 회사의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자구안에 합의했다. 25년 이상 근속한 사무직원들의 안식년제 시행, 명절 선물 지급 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라는 장애물을 회사를 살리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뛰어넘었다. 시행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를 진행하겠지만 큰 틀에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파열음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옥쇄파업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고 그 사이 안 좋은 소식이 들리기도 했었지만 쌍용차는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꼭 복직을 시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해고한 직원을 다시 고용하는 회사가 드문 상황에서 그것도 수백 명의 직원을 복직시킨 회사 측의 결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오랜 시간 복직을 기다렸던 직원들은 회사가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처럼 묵묵히 땀방울을 흘렸다. 그렇기에 자구안에 대해 큰 갈등 없이 합의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는 노사 문제로 해마다 갈등을 겪는다. 한국지엠 노사는 미국 제조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수입을 놓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군산공장을 폐쇄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직원들은 국내 제조가 아닌 미국 제조 차량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회사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직수입 모델이 많아질수록 국내 제조 차량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노조원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을 벌이고 있고 회사는 직장 부분폐쇄라는 강수를 뒀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쌍용차 노사의 자구안 합의는 더욱 높게 평가된다. 다만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쌍용차의 노력이 조금 일찍 시작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기차는 자동차업계에서 이미 일반화된 모델이지만 쌍용차는 아직까지 전기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어 2021년에는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일지 모른다. 하지만 늦어버린 것은 사실이다. 이 간극을 어떻게 빨리 메울 수 있을지가 쌍용차 회생의 갈림길이 될지 모른다. 부디 이번 '통 큰' 결정을 계기로 쌍용차의 정상화가 가속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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