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형제의 경영권 분쟁··· 일본 롯데홀딩스가 뭐길래
롯데그룹 형제의 경영권 분쟁··· 일본 롯데홀딩스가 뭐길래
  • 김태희 기자 alttab235@dailyenews.co.kr
  • 승인 2020.04.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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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홀딩스 두고 5년째 이어지는 형제의 다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위해 2017년 롯데지주 출범
호텔롯데 상장이 숙제··· 외부요인으로 번번이 실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e뉴스= 김태희 기자]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보통 재계에서 발생하는 경영권 분쟁은 집안싸움으로 비춰지지만 롯데그룹은 다르다. 롯데그룹의 뿌리가 일본에 있다는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오는 6월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건과 정관 변경의 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정관 변경의 건에는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인물의 취임을 방지한다'는 내용의 결격 사유 신설이 추가됐다.

재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고 바라봤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로부터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형인 신 전 부회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5년째 동생의 이사 해임건을 일본 롯데홀딩스에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안건은 매번 부결되며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 사이 반복된 도전과 실패로 판세는 이미 신동빈 회장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재계는 이번에도 단순 해프닝 수준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문제는 '노이즈 마케팅'이다. 경영권 분쟁이 거론될 때마다 신동주·신동빈 형제가 차지하려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한 호텔롯데를 거쳐 일본 롯데홀딩스로 올라간다. 롯데그룹이 결국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원인이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유통, 화학, 서비스, 식품 사업부문 계열사를 통합한 롯데지주를 출범했다. 롯데지주가 각 계열사의 최대주주가 되고 호텔롯데의 지분율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다.

현재 롯데지주의 자기주식 지분율은 32.51%로 사업 영위에 따른 수익을 어느 정도 수급하는 구조를 갖췄다. 하지만 호텔롯데와의 연결고리는 여전히 끊어내지 못했다. 자기주식을 제외한 롯데지주의 보통주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 11.71%, 호텔롯데 11.10%, 롯데알미늄 5.06% 등이다.

반면 호텔롯데의 지분율은 ▲복수의 일본투자회사 72.65% ▲일본 롯데홀딩스 19.07% ▲일본 광윤사 5.45% ▲일본 패미리 2.11% 등으로 일본 기업들이 99.28%를 차지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자기주식 지분율은 0.17%에 불과하다. 롯데알미늄 역시 비슷한 구조다.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 및 지분율은 ▲일본투자회사 34.92% ▲일본 광윤사 22.84% ▲호텔롯데 38.23% ▲호텔롯데부산 3.89%이 차지하고 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8.1%의 광윤사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지분율 5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각 계열사-롯데지주-호텔롯데·롯데알미늄-일본 롯데홀딩스-광윤사로 연결되는 지배구조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단숨에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러한 지배구조에서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통해 판세가 뒤집어진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특수관계 포함 의결권 있는 주식 지분율 45.3%로 신 회장이다. 이미 입지가 확고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사람'보다 '자금'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상기시키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공개(IPO) 일정까지 잡아놓는 등 전력을 다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고, 이후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재차 연기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점과 호텔 등 사업부문이 타격을 받으며 상장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텔롯데 소유주식 및 지분율 현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호텔롯데 소유주식 및 지분율 현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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